▲ 본격적인 IoT 시대가 열리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4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길거리에 설치된 공기 감지 센서가 높아진 미세먼지 농도를 감지합니다. 그러자, 미세먼지에 좋다고 알려진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갑니다. 이러한 정보를 전달받은 어느 가정의 냉장고는 저녁 메뉴를 고민하게 됩니다. 냉장고는 얼마 전 이 가정의 아들이 다리를 다쳐 매주 병원 예약 일정을 잡는다는 것을 알고 돼지 등뼈찜을 저녁 메뉴로 제안합니다. 하지만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갔다는 정보가 냉장고에 전달되었기 때문에, 대신 소고기 꼬리곰탕으로 메뉴를 변경합니다. 또 여기에 맞춰 소 꼬리와 함께 부족한 대파도 함께 배달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식료품값은 연계된 계좌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됩니다.
이런 일상은 더는 먼 상상이 아닙니다.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리빙’(Smart Living)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상상해본 일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고민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두 편으로 나눠 전달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편은 바로 인프라입니다.
정보가 제 자리를 찾아가려면? IP주소는 필수!
▲ IoT 시대에는 IP주소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모든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인터넷에 연결되기 위해서 고유의 MAC(Media Access Control) 주소와 IP주소를 갖습니다. 스마트 냉장고와 공기 감지 센서가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죠. 이 수많은 사물들이 모두 인터넷에 연결되려면 얼마나 많은 IP주소가 필요할까요?
이전 세대인 IPv4는 1~3 자리수 4개가 한 세트가 되어(xxx.xxx.xxx.xxx의 형태) 43억 대의 기기를 지원할 수 있었죠. 하지만 곧 이로는 턱없이 부족하게 될 것으로 보고, 새로운 시스템인 IPv6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웹사이트와 소프트웨어 중에는 이들 IP주소를 이용해 접속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각 서비스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며, 이는 통신업체와 같은 관련 업계의 노력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 전력
▲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력 수요를 현재 구조에서 감당할 수 있을까요?
IP주소만 있다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IoT 센서와 기기에 언제나 전력이 공급되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기기가 많아지면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은 당연지사. 도시에 대규모 정전이 일어나거나 전기세 폭탄을 맞기 전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수적입니다.
전력을 줄인다는 점에서 초저전력 IoT 제품이나 배터리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방법으로는 최근 MIT에서 개발한, IoT 센서에 무제한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인 ‘온도 공명(Thermal Resonation)’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 많은 정보는 어디에 저장하고, 또 어떻게 주고받을까?
▲ 정보를 적재할 곳도,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에 대한 논의도 필요합니다
IoT 시대에는 앞서 설명한 예시에서의 미세먼지 농도, 식자재 가격 변동 추이 등 일일이 언급하지 못할 만큼 많은 정보가 쌓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 저장소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 정보를 언제든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어떤 기기에서든 정보의 접근/읽기/쓰기가 가능하도록 정보 규격의 표준화도 이뤄져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호환성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힙니다. 현재는 각각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연동해 사용하는 게 쉽지 않죠. 현재 다른 회사 간 IoT 제품을 연동하기 위해서는 오픈 API를 통해 기술자가 작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세계 IoT 표준화 기구인 오픈커넥티비티재단(OCF)에서는 오는 5월 새로운 표준안을 발표하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새 표준안에는 클라우드 규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표준안을 따르는 사물인터넷 기기들은 서로 간편하게 연동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자, 이제 IoT 시대에 앞서 생각해야 할 인프라 문제에 대해 조금 고민이 되시나요? 그게 아니라면 평소 작게나마 고민해왔던 문제들에 대해 어느 정도 답변이 이루어졌기를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인프라가 마련됐을 때, 실제 기기 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또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조금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스웨이트킴(커넥팅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