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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편. 14억 중국에도 ‘인구쇼크’ 온다?

▲ 세계 1위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도 인구쇼크 위기에 당면했습니다

1,415,046,000명. 포털사이트에서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중국의 현재 인구입니다. 전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은 중국 사람일 정도로 중국은 엄청난 인구 수를 자랑합니다. ‘중국 사람 전체가 한꺼번에 점프하면 지구가 무너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죠. 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가 워낙 많아 정확한 인구 집계가 어렵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인구 대국 중국도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의 한 언론은 “중국 인구가 21세기 말 10억 명으로 감소해 1981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의 인구학자는 21세기 말 8억 명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추산을 내놓기도 했죠.

한때 폭발하는 인구를 억제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했던 중국은 어떤 인구 문제를 겪고 있을까요? 또 중국의 인구 변동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산아 제한 정책 국가에서 인구쇼크 위기 국가로

▲ 중국은 1978년부터 ‘계획생육’이라고 부르는 산아제한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중국은 1978년부터 대도시를 시작으로 한 가구에 한 명의 자녀만 허용하는 산아제한정책이, ‘계획생육(計劃生育)’을 시행했습니다. 이어 1982년에는 ‘계획생육’을 헌법에도 반영했는데요. 소수민족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자녀를 둘 이상 낳으면 소득이나 거주지 등에 따라 거액의 벌금을 물렸습니다.

중국의 세계적인 거장 장이머우(Zhang Yimou) 감독은 세 자녀를 낳고, 한화로 약 12억 7,600만 원에 이르는 벌금을 낸 것이 알려져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인들이 벌금을 피하고자 비위생적인 곳에서 낙태 수술을 받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죠.

중국이 ‘이상 징후’를 감지한 것은 2015년이었습니다. 한동안 겪어보지 못한 인구 감소가 예상되자 기존 1가구 1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전면적 1가구 2자녀 정책’으로 전환했습니다. 이에 2016년 신생아는 1,786만 명으로 전년보다 7.9% 증가하기도 했지만 2017년이 되며 다시 1,723만 명으로 감소해 중국 내에서 ‘1가구 2자녀 정책’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치솟는 주거비와 자녀 교육비, 한 자녀 정책에 익숙한 관습 등의 여파로 인해 둘째 아이를 낳는 가정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결국 지난 2018년 9월 중국 정부는 가족계획 정책을 담당하던 3개 부서를 폐지했습니다. 대신 출산 정책을 개선하는 임무를 맡은 부서를 신설했죠. 부서 명칭에서도 ‘계획생육’이라는 단어를 모두 없앴습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조만간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이 완전히 철폐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빠르게 급상승하는 중국의 고령화 인구

▲ 중국의 전체 인구 중 노인층의 비율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줄어드는 출생률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의 전체 인구 중 노인 비율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1999년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중국은 2017년 17.3%를 기록했습니다. 2020년까지 노인 비중이 17.8%, 2030년에는 25%, 2050년에는 34.9%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합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사회는 아직 ‘저출산의 덫’에 빠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고령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며 “노인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데 0~20세 젊은 인구는 빠르게 줄어드는 구조적인 모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생산가능인구(16~59세)는 2011년 9억2,500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에 들어섰습니다. 2012년에는 345만 명이 줄면서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했고 이후로도 감소폭은 점차 커져 2015년 487만 명이 줄었습니다. 세계은행(WB)은 중국의 생산가능인구가 2040년까지 1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죠. 또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2017년 5억 4,800만 명 규모의 핵심 노동 인구(18~44세)는 2022년 5억1,8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국의 인구변화가 불러올 나비효과는?

▲ ‘14억’ 중국의 인구 감소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중국의 마오쩌둥은 “국민의 머릿수가 곧 국력이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14억 명이라는 거대한 시장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게 뒷받침 해줬는데요.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중국 인구 3명 중 1명이 노인이 되고 21세기 말이면 중국의 인구가 8억 명을 넘기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중국의 인구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교역 대상국이자 경제 파트너입니다. 중국의 인구변화가 중국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린다면 중국을 가장 큰 수출국으로 삼고 있는 한국은 수출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이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 추세로 돌아선다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당장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현지 인력 수급문제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현지 우수 인력들을 구하기 어려운 현상이 이미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비스업으로의 취업 편중이나 젊은 직장인들의 잦은 이직 등 다른 이유도 적지 않지만, 이는 중국 진출 한국기업의 당면문제이자 앞으로 대비해야 할 현상임에는 분명합니다.

반면에 중국 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줄어들어도 ‘중국은 중국’이라는 시각이죠. 단위면적당 인구를 계산하면 중국의 인구는 줄어든다 해도 여전히 많은 숫자이며 그만큼 우리 경제에 직접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