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e children’이란 의미를 가진 ‘a’dren’(이하 에이드런)은 패션 디자인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미술 교육 콘텐츠 기업입니다. 보육원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판매 수익금 일부를 미술 교육 콘텐츠 개발에 재투자하고 있죠. 아이들에게 미술 교육 봉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교육과 디자인이란 틀 안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에이드런을 만나봤습니다.
봉사를 통해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리다
김지민, 최재은 에이드런 공동대표는 미술 학원에서 만난 친구 사이입니다. 어느날 보육원 아이들에게 미술 교육봉사를 하자며 의기투합하게 된 것을 계기로 에이드런을 만들게 됐습니다. 두 대표는 창업 계기에 대해 ‘미술 교육을 바탕으로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입을 모아 말했는데요.
일회성 프로젝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 두 대표의 노력 덕분에 에이드런은 창업 직후부터 현실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창업 이후 여러 차례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했으며,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육성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돼 지원도 받을 수 있었죠. 이후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패턴백 등 아이템들과 미술교육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에이드런은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의 교감을 패션과 디자인에 담다
“아이들과의 미술봉사 시간은 매번 즐거워요. 저희에겐 봉사라기보단 힘을 얻는 시간이죠”
에이드런은 봉사팀을 운영하면서 보육원 아이들에게 미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엔 아이들과 함께 야외 활동을 하며 그 시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감성교육과 인성교육을 진행하는데요. 단순히 아이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돕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여주어 자신의 생각과 상상들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미술 교육 콘텐츠 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 아이들의 작품을 영감으로 디자인된 패턴과 패턴 아이템들
에이드런은 매월 한차례 보육원에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수집합니다. 수집된 이야기들은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패턴 디자인으로 만들어지죠. 자유롭고 예상할 수 없는 아이들의 작품이라 패턴화가 어려울 만도 한데 김지민 에이드런 공동대표는 이 작업이 끝낼 때마다 기분 좋은 성취감을 준다고 말합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에이드런에서는 매달 새롭고 아름다운 패턴들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패턴들은 에이드런의 가방, 지갑, 키링, 엽서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죠.
디자인으로 시작해 교육으로 이어가기
▲ 에이드런 아트에듀의 첫 번째 콘텐츠
“보육원 아동뿐만 아니라 일반 아동도 미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에이드런은 아이들에게서 얻은 영감으로 발생한 수익은 아이들의 미술 교육을 위해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판매 수익금 재투자를 이어왔는데요. 그 결과 지난 11월 ’에이드런 아트에듀’ 란 미술교육전문브랜드가 만들어 졌습니다.
‘에이드런아트에듀’의 첫 번째 콘텐츠는 아이와 어른이 어디서든 예술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책과 부교재 세트입니다. 예술교육전문가들이 6개월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물인 이 콘텐츠는 사람, 사물, 공간, 자연을 주제로 만들어졌습니다. 콘텐츠북은 어른과 아이가 예술을 함께 보고, 발견하며 느끼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됐는데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공개된 콘텐츠북은 무려 363% 펀딩이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많은 이들에게 환영받았습니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법을 알려준 ‘KAIST 사회적기업가 MBA’
▲ KAIST 사회적기업가 MBA 수업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최재은 에이드런 공동대표
“사업계획서 쓰는 법이 아니라 실제 사업을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던 배움터였어요.”
대개 그렇듯 에이드런 역시 창업 초기엔 많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미대생 출신 두 대표는 매번 맨땅에 헤딩하듯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만 했죠. ‘조언만 얻을 수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던 때, 최재은 공동대표의 눈에 ‘KAIST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기업가 정신부터 마케팅 전략, 경영 노하우, 재무회계 등 에이드런을 경영하는데 필요한 지식이 간절했던 때라 최재은 공동대표는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2년간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며 고군분투했던 최재은 에이드런 공동대표!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녀는 ‘KAIST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 덕분에 지금의 에이드런이 보다 건강한 회사로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KAIST 사회적기업가 MBA가 아니었다면 어림짐작할 수밖에 없었던 경영노하우를 보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평가했는데요. 전액장학금을 받으며 이렇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습니다.
▲ ‘에이드런’ 김지민(왼쪽), 최재은(중간) 대표와 이호임 (오른쪽) 교육총괄
“봉사와 디자인이라는 틀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나갈 에이드런의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오는 2019년, 에이드런은 패턴을 활용해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미술 교육 콘텐츠 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다시 아이들을 위한 일에 투자하는 에이드런이 언젠가 그들의 롤모델인 ‘마리메꼬’처럼 패턴 디자인계의 상징적인 착한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