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후 지친 몸을 끌고 귀가한 A씨. 배는 고프지만,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호텔 마스터셰프 파스타 만들어줘.” 로봇에게 명령하자 10분 만에 뚝딱, 파스타가 만들어집니다. ‘호텔 레시피를 다운로드해놓길 잘했다’라고 생각한 A씨는 천천히 식사를 즐깁니다.
로망 같은 이야기죠. 로봇에게 집밥을 맡길 날은 언제쯤 올까요? 아마도 머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불과 2년 사이 로봇 카페 비트(b;eat)의 매장 수는 20개를 넘겼고, LG전자는 국수 마는 로봇을 식당에 보급했는데요. 집밥을 책임질 푸드 로봇! 우리 삶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미래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푸드 로봇은 먼 미래의 이야기다?
아직 많은 사람에게 로봇은 이런 이미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푸드 로봇에 관해 걸음마 단계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도입 속도는 생각 이상으로 빠른데요. 미국에서는 햄버거를 만드는 로봇 기업 ‘크리에이터’, 피자를 만드는 로봇 기업 ‘줌 피자’도 등장했습니다. 해외를 살펴볼 것도 없습니다. 푸드 로봇은 이미 우리 일상에 들어와 있습니다.
▲ 출처: ‘달콤’ 유튜브 채널
‘비트2E’가 대표 사례입니다. 커피 브랜드 달콤에서 선보인 AI 바리스타죠. 키오스크나 모바일로 커피를 주문하면, 로봇 팔이 움직이며 커피를 뽑아줍니다. 비트가 제조할 수 있는 음료는 무려 47종입니다. 인간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줍니다. 음료 한 방울 떨어뜨리지 않고, 칼군무 추듯 움직이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는데요. 최근 언택트 바람을 타고 비트 카페의 수는 눈에 띄게 늘어나는 중입니다.
▲ 출처: ‘LG전자’ 유튜브 채널
‘클로이 셰프봇’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LG전자가 내놓은 푸드 로봇입니다. 지난해 빕스 매장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클로이 셰프봇은 ‘국수’ 요리를 담당하는데요. 고객이 원하는 재료를 전달하면, 셰프봇이 재료를 삶아 그릇에 담고, 육수를 부어 요리를 완성합니다. 첫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셰프봇은 올해 주요 빕스 매장으로 활동 영역을 넓힐 예정입니다.
셰프 로봇 이어 배달 로봇도 뜬다
푸드 로봇은 ‘셰프’만 있는 게 아닙니다. 서빙하는 ‘서버’도 있죠. 요즘 주목받는 로봇은 ‘딜리 플레이트’입니다. 우아한형제(배달의민족 개발사)가 개발·보급하는 매장용 서빙 로봇입니다.
▲ 출처: ‘딜리’ 유튜브 채널
딜리 플레이트는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싣고 장애물을 피해 자율주행하는데요. 상용화된 지 1년도 안 됐지만, 65대가 보급될 만큼 호응이 좋습니다. 우아한형제는 올해 총 300대를 공급할 계획이랍니다.
우아한 형제는 야외용 딜리버리 로봇도 선보였습니다. SKT 5G MEC 네트워크 기반의 자율주행 로봇, ‘딜리 드라이브’입니다. 현재 건국대학교, 광교 등지에서 주문음식을 배달하는 테스트가 진행 중입니다.
푸드 로봇의 대중화 시기는 2025년 이내?
전문가들은 향후 5년 이내에 푸드 로봇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2025년까지 연평균 13%의 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예측했죠.
마켓앤마켓, 리서치앤마켓 등 주요 시장조사기관 또한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들은 2025년 푸드 로봇 시장의 규모가 3조~3조 7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고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성장세는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KIRIA ISSUE REPORT 음식 산업의 대세 푸드테크 로봇 동향, KIRIA(한국로봇산업진흥회), KIR 2020-3호
가정용 로봇의 가격은 200만 원 내외?
푸드 로봇은 여전히 기업의 영역이죠. 하지만 소비자용 제품의 보급 시기와 가격 정도는 점쳐볼 수 있는데요.
▲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CES 2020에서 그간 선보였던 삼성봇 시리즈를 다시 한번 전시했습니다. 이중 ‘삼성봇 셰프’는 요리를 보조합니다. 다양한 도구를 바꿔 장착하며 식자재를 자르고, 섞고, 양념을 넣는 등 보조 기능을 수행합니다. 다운로드받은 레시피에 따라 요리도 만듭니다. 삼성봇 셰프는 IFA 2019(독일 블라블라)에서 전문 셰프와 함께 ‘쿠킹쇼’를 펼치기도 했죠.
▲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CES 2020에서 삼성전자는 로봇 가전의 출시 시기와 가격을 밝혔는데요. 올여름 삼성봇 일부를 가정용으로 내놓을 예정이며, 가격은 대형 건조기 수준이 될 것으로 언급했습니다. 대형 건조기 가격이라면 200만 원 내외이죠. 삼성봇 셰프 또한 이 정도 가격대로 공개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아쉽게도 코로나19 이슈와 낮은 수요 심리 탓에 삼성봇 시리즈는 출시되지 않았는데요. 대략적인 시기와 가격이 언급된 만큼 조만간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푸드 로봇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봤는데요. 다양한 종류의 로봇이 빠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문가들이 말한 푸드 로봇의 전성기는 2025년! 이 정도 발전 속도라면 ‘집밥 지어주는 셰프 로봇’도 기대해볼 만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