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서 말한 것처럼, 제가 진짜 잠이 많아요. T스토어(당시엔 모바일 오픈마켓) 공모전에 나가려고 생각하던 그 때가 중간고사 기간이었는데 시험공부도 해야겠고, 아이디어도 짜야겠고 그렇게 잠을 못자다가 지하철에서 조는 바람에 내릴 역을 놓쳐버린 거에요. 솔직히 평소에도 그런 일이 많았고요. 휴대폰 알람을 맞춰 놓기도 했는데 잘 맞지 않아서 문득 위치기반정보를 사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지하철 알리미를 만들었어요.”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은 이럴 때 하는가 봅니다. 불편한 걸 해결하려고 아이디어를 냈는데 덜컥 공모전 1등을 해버린 거죠! 문득 상금이 얼마였는지(아, 사람이란 참…) 궁금해졌습니다.
“상 받을 생각은 못했는데, 덜컥 1등이 된 거에요. 상금은 1천만원 받았는데, 함께 작업한 친구들하고 나누고, 또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정확도를 높이려고 작업하다 보니 남는 게 없더라고요. ^^ ”
공모전에서 1등을 했다고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하철 알리미를 소비자들에게 내 놓으려면 정확도를 95% 이상으로 올리고 새로운 노선들도 추가해야 했지요.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두 달! 예정했던 해외여행도 포기하고 방학을 반납한 채 안정화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T스토어 오픈에 맞춰 마감을 해야 했기 때문에 거의 잠을 못 잤어요. 광고 찍은 날도 3일 동안 밤 샌 상태었거든요. 광고도 새벽부터 찍었는데 진짜 힘들었어요.”
그렇게 힘들게 오픈한 지하철 알리미는 T스토어 개장 이후 개인 개발자가 만든 프로그램 중에서는 최고의 인기작으로 떠올랐습니다. 누구나 다 지하철에서 조느라 내릴 역을 놓친 경험이 한 번 쯤은 있었다는 뜻이겠지요. 어유, 그럼 돈도 많이 버셨겠어요?라는 질문에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라던 그의 표정이 밉지 않습니다.
“수익은 두 달 후에 들어오니까요, 아직 첫 수익을 지급 받지는 못했어요. 예상 수익이 대충 잡히기는 하는데, 사실 제가 투자했던 시간이나 비용에 비하면 아직까지 충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 ”
개발자로서 T스토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웃음 많던 그가 잠깐 진지한 얼굴을 합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 비하면 등록비가 싼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는 아이폰 하나만 테스트하면 되는데 T스토어는 100여개가 넘는 폰을 테스트해야 하잖아요. 개인 개발자로서는 불가능한 일을 대신해주는 거니까 등록비가 비싼 것 같지는 않아요. 게다가 저는 돈 안냈고요(웃음). 하지만 초기 등록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개발자들이 T스토어를 통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고, SK텔레콤 같은 회사에서 더 많은 지원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개인 개발자들은 2009년에는 등록비가 전액 면제되고, 이후부터도 1회 등록비 외에는 추가 등록비를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하철 알리미가 많이 팔려 이민석씨가 여자친구에게 진짜로 멋지게 프로포즈 할 날은 언제쯤일까요. 꼭 지하철 알리미가 아니어도 그는 언젠간 프로포즈하겠지만, 지하철 알리미로 더 멋진 프로포즈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혹시, 민석씨, 지하철에서 프로포즈 할 건 아니지요? ^^ / S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