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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스피커 NUGU mini 만든 사람은 누구?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지능 스피커는 누구? 정답은 바로 SK텔레콤의 NUGU입니다. 그리고 NUGU에서 한 뼘 더 진화한 NUGU mini가 8월 11일 출시됐습니다.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큼 크기는 아담해졌지만, 기능은 여전합니다. 과연 NUGU mini는 어떻게 탄생됐을까요? NUGU mini를 제작한 SK텔레콤의 박지영, 이두웅, 안대기, 박윤진, 이정호, 정은진 매니저를 만나봤습니다.

기계라고 놀리지 말아요, 말 잘 통하는 스피커 NUGU mini의 탄생

▲ NUGU mini의 총괄, 박지영 매니저 – AI제품기획팀, NUGU mini 총괄

SKT Insight: NUGU mini의 제작자 분들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여기 계신 여섯 분은 어떤 일을 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대기: 박지영 매니저는 NUGU mini의 제작을 총괄했습니다. 이두웅 매니저는 제품 기획을 하면서 개발했고, 저는 개발이 끝난 뒤에 생산을 맡았습니다. 박윤진 매니저가 디자인을 담당했고, 정은진 매니저는 UX디자인을 맡았습니다. 이정호 매니저는 고객 만족 품질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SKT Insight: 인공지능 스피커 NUGU가 있음에도, NUGU mini를 새롭게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시작됐어요?
이두웅: ‘들고 다니기 좋은 NUGU가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원하는 장소에서 적정한 사운드로 듣게 하면 어떨까?’라는 인사이트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존의 NUGU와 기능은 비슷하면서도, 소형 제품으로서의 장점을 살려보자는 아이디어였죠.

▲ NUGU mini의 어머니, 이두웅 매니저 – AI제품기획팀, NUGU mini 기획 및 개발

SKT Insight: 이두웅 매니저님은 NUGU mini의 개발을 맡으셨죠? 어떤 과정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이두웅: NUGU mini 개발은 전문 개발사와 협업하며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NUGU mini의 간단한 프로토타입(상품화에 앞서 성능을 검증하고자 제작한 견본품)을 만들었고, 음질이나 안전성 등을 확인할 테스트를 시행했습니다. 테스트에서 ‘Fail’이 나온 항목을 개선한 뒤 2차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죠. 이런 과정을 3~4번 정도 반복했습니다.
박지영: 보통 제품 하나를 만들 때 짧게는 7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걸립니다.

SKT Insight: NUGU는 사람의 취향을 반영해서 음악을 추천해요. 어떻게 가능한가요?
이두웅: 온라인 음악서비스 ‘멜론’의 음악 추천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NUGU와 ‘멜론’이 연동되면서, 자연스럽게 멜론의 추천 기능이 녹아 들어있어요. 향후 사용자의 프로필 분석을 통해, 더욱더 개인화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단에서 계획 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SKT Insight: NUGU는 배우고 학습하는 인공지능이잖아요. 무엇을 학습하나요?
이정호: 기존에는 제품의 동작을 위해서 필요한 특정한 정답을 사용자가 맞춰야 했습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 재생 버튼을 눌러야 했고, 검색을 하기 위해 검색 버튼을 눌러야 했죠. 사용자의 의도를 기계가 제시한 방식으로 표현해야 했습니다. 기계가 알아들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NUGU는 사람들이 생각나는 대로 말해도,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싶다면 그냥 평소와 똑같이 “노래 틀어줘”, “음악 켜줘”, “음악 재생해줘” 처럼 말씀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NUGU의 인공지능 기계 학습이 이 모든 것을 학습해, 사용자가 음악을 듣고 싶어한다고 의도를 해석하게 되고 그에 따른 적정한 음악을 틀어줍니다.
안대기: 인류 역사로 비춰봤을 때 인공지능은 이제 신석기 시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인공지능을 가지기 위해 사람의 말을 주파수로 해석하는 기능을 알게 된 부분을 구석기시대라 보면, 해당 기능을 어떻게 활용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시장에 초기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호: 지금껏 사람이 기계의 방식에 습관을 맞춰야 했었다면, NUGU를 기점으로 이제는 기계가 사람에게 습관을 맞추게 됩니다. NUGU는 그 변화의 특이점에 있는 제품입니다.

고객에겐 제일 좋은 것만 주고 싶어, NUGU mini의 생산

▲ NUGU mini의 요리사, 안대기 매니저 – AI제품기획팀, NUGU mini 생산 및 품질관리

SKT Insight: 생산을 맡은 안대기 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안대기: 개발 단계에서 검토한 사항대로 생산하는 제품이 고객관점에서 품질만족이 되는가를 검증합니다. 하루에 얼마만큼 생산할지, 품질이 제대로 나올지, 개별 공정들이 순차적으로 잘 돌아가는지를 계속 체크해야 합니다. 원인을 찾고 문제를 개선하는 과정을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이뤄내야 합니다. SK텔레콤과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에 부합한다는 결론이 나면 승인하고 양산을 시작합니다.

SKT Insight: 비유를 하자면 어떤 일에 가까워요?
박지영: 생산자는 요리사와 비슷합니다. 식당에서 메뉴 개발이 개발자의 몫이라면, 요리는 생산자의 영역이죠. 생산자는 애초에 개발한 조리법(기획 콘셉트)대로 맛이 그대로 나오게 해야 하고, 이물질(불량 제품)이 나오지 않도록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손님이 오신 그 순간에 따끈한 요리를 내와야 해요.
이두웅: 고든 램지처럼 주방을 총괄하는 사람이 생산자예요.

SKT Insight: 생산 과정에서 각별히 신경 쓰셨던 부분이 궁금해요.
안대기: 고객은 품질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니까, 제품 생산했을 때 품질을 만족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였고요. 개발 단계나 생산 초기 단계에서는 고려하지 않았던 문제도, 실제로 제품 생산을 하면서 발생하곤 합니다. 그래서 추가적으로 체크해서 예측하지 못한 불량을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SKT Insight: 생산 과정에서 힘들었거나 아쉬운 점이 있었나요?
안대기: 여러 분야의 다른 입장을 가진 담당자 분들과 논의하는 자리에서 의견을 절충해서 최적화된 의견을 찾아가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고객 품질만족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제품 출시를 위한 피할 수 없는 단계이고, 극복해야 하는 단계예요. 서로간의 입장을 이해하고, 고객 관점에서 얼마만큼 제품에 잘 반영 하느냐에 대한, 최적화 부분이 힘들기도 했고 보람되기도 했어요

심플하게, 독특하게, 아름답게! NUGU mini의 변신

▲ NUGU mini의 스타일리스트, 박윤진 매니저 – AI 제품기획팀, NUGU 디바이스 제품 디자인

SKT Insight: NUGU mini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으셨어요?
박윤진: “소통과 교감”을 중시했습니다. 바라보고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강조하고자 했어요. 기획자 분께서 처음에 “NUGU mini와 대화할 수 있게끔 해주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기획자와 대화를 많이 나눠요. 기획자의 의도를 디자이너의 언어로 풀어야 하는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그 결과 NUGU mini에서는 ‘소통과 교감’을 중요 컨셉으로 디자인 하게 됐습니다.

SKT Insight: NUGU mini의 굴곡진 외관도 그런 일환으로 나온 것인가요?
박윤진: 네. NUGU의 디자인이 한 방향을 보는 개념으로 디자인되어 있다면, NUGU mini는 이동성을 고려한 양방향에서 볼 수 있도록 디자인됐습니다. 어떤 방향에서도 NUGU mini와 대화가 가능하죠. 굴곡짐도 그런 개념이에요. 가볍고, 들고 다니기 편하고, 어느 방향에서든 대화가 가능하다는 감성을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SKT Insight: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중시한 부분이 궁금합니다.
박윤진: SK텔레콤만의 디자인 철학인 ‘Iconic Simplicity’를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독특한 하나의 포인트로 디자인을 풀어가고자 했죠. NUGU mini가 심플한 원통형을 기반으로 소통의 한 포인트를 굴곡진 라인으로 표현하여 디자인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은진: NUGU mini를 처음 접한 분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 친근한 UX에 중점을 두었어요. 특히 음성을 활용한 인터랙션은 정보 휘발성이 강하기에,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제품의 상태를 알기 쉽게 나타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와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감성적인 표현을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 NUGU mini의 UX 디자이너, 정은진 매니저 – AI제품기획팀, NUGU 디바이스 UX 디자인

SKT Insight: NUGU mini는 NUGU보다도 사이즈가 작아졌잖아요. 작게 만드는 과정에서 무엇을 덜어내야 할지 고민이 됐을 것 같은데요. 어떤 부분을 고민하셨어요?
박윤진: 풍부한 사운드를 위해서는 사이즈가 확보돼야 하지만, 휴대성을 위해서는 작게 만들어야 해서 고민이 깊었습니다. 또한, 누구 미니는 미니멀한 디자인을 추구했기 때문에 디자인에 기능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 싶었는데요. 음향에 대한 부분을 중시하다 보니 스피커 홀이 두드러지게 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항상 디자인을 하다 보면 기능과 디자인의 밸런스를 찾아 가는 과정들이 고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음성인식이 삶의 일부가 되는 그날까지, NUGU mini의 관리

▲ NUGU mini의 품질관리자, 이정호 매니저 – AI제품기획팀, NUGU 디바이스 품질관리

SKT Insight: 품질관리는 어떤 일인가요?
이정호: 고객의 입장에서 NUGU mini를 사용할 때, 불만족스럽거나 불안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관리하는 일입니다. 일례로, NUGU mini가 극한 상황에서 쓰일 때를 대비해 고온의 오븐에 넣는 테스트들도 진행합니다.

품질 관리는 주로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 일들이 많은데요. 각종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을 통해 접수되는 고객의 소리를 분석해, 고객이 불만족스럽게 느끼는 부분에 대해 제품 개발이나 생산 측면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해당 내용을 보완하는 업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NUGU 서비스를 위해서는 NUGU mini 제품부터 인공지능 서버를 거쳐 Contents Provider까지 통신을 하게 되는데, 혹시 있을지 모를 해킹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도록 모든 구간에 암호화를 적용하고, 각종 모의 공격을 통해 취약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하며, 보완하는 일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음성 인식을 위해서는 NUGU mini가 고객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음성 명령으로 마이크를 끄는 기능을 개발해, 고객들이 NUGU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도청 위협에 불안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제 규약을 준수하는지 라이선스 검증 등 법률적 검토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SKT Insight: 품질관리에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정호: ‘고객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고객에 빙의해서 항상 모든 업무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관찰하기도 합니다.
이두웅: 공식적인 채널 말고도, 블로그나 비공식 채널로 들어오는 내용에도 관심을 갖고 많이 보세요. 그걸 토대로 개선안을 도출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정호: 제가 평소에 다른 사이트를 본다고 해도 그건 일하는 겁니다(웃음).

SKT Insight: ‘내가 제작했지만, 정말 마음에 든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이두웅: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무드등입니다. NUGU mini에서 무드등 기능을 지키기 위해 개발 과정에서 노력했고, 결과물이 반영돼서 애착이 많이 가요. 또 하나는 라인아웃입니다. 제가 바랐던 고품질 음향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실제로 라인아웃으로 출력되는 소리는 상당히 만족스럽더라고요.
이정호: 저도 무드등이에요. 아내가 출산한지 얼마 안 됐는데, 아기 때문에 수유등이나 무드등을 쓰게 되거든요. 무드등 제품을 검색하다 보면, NUGU mini만한 게 없더라고요.
박윤진: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 가격대에 이 정도 성능을 낼 수 있는 건 NUGU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NUGU와 NUGU mini 둘 다 가성비가 훌륭한 제품입니다.

SKT Insight: 앞으로 4차 산업혁명과 5G 시대를 맞이하면서, 인공지능 스피커와 디바이스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요?
박지영: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나 <그녀>의 인공지능처럼, 앞으로는 음성인식이 우리 삶에 숨쉬듯 자연스레 녹아 들게 될 거예요. “덥네!”라고 말하면 창문이 열리고, “춥네”라고 말하면 창문을 닫는 것처럼 음성인식 스피커는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봅니다. NUGU는 우리나라에서도 선구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거라고 생각해요.

▲ NUGU mini 제작을 담당한 SK텔레콤의 매니저. 왼쪽부터 안대기 매니저(생산), 박윤진 매니저(디자인), 박지영 매니저(총괄), 이정호 매니저(품질관리), 이두웅 매니저(개발), 정은진 매니저(UX디자인)

사진. 허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