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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8. 가을 그 색의 기록

가을을 여는 색은 영롱한 파란색입니다. 그 파란 하늘 속에 내 몸을 담을 수 있다면, 그 깊은 심연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으로 하늘은 도시인을 유혹합니다.

그 유혹에 흔들리는 것은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란 코스모스가 파란 하늘을 향해 손짓하고 있습니다.

골든타임은 이제 시작입니다. 파랗던 하늘은 태양이 마지막으로 불타오르면서 도시를 다른 색깔로 덧칠합니다. 구름과 하늘은 도시를 황금빛으로 물들입니다.

황금빛으로 도시가 물들면 도시인들은 잠깐의 낭만에 빠집니다.

가을 도시의 색은 비단 하늘의 색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가을이 절정에 다다르면 도시의 나무들도 저마다 자신의 색을 내뿜습니다. 빨강과 노랑의 대결.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고개를 내밀 때까지 이 대결은 계속됩니다.

빨간 단풍나무는 정렬로 가을을 태웁니다. 파란 하늘을 가리는 빨간 빛으로 무심코 지나가는 도시인을 유혹합니다.

찬란한 계절은 겨울의 자락을 알리는 비가 내리면 처절하게 몸을 던져 마지막 여행을 떠납니다. 계절은 이렇게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