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생 정보, 격리를 위한 편의 서비스를 넘어 어떤 기술이 코로나 방역에 활용되고 있을까요?
최근 WHO는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인 판데믹(pandemic)을 선언했습니다. 각국의 의료 및 방역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감염 예방과 방역을 도울 수 있는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각 나라와 기업들은 어떤 ICT 기술을 활용해 바이러스의 위험에 대응하고 있을까요? 진화하고 있는 관련 기술에 대해 알아보고, 사람을 지키기 위해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없을지도 짚어보겠습니다.
방역과 의료의 빈틈을 해결하는 ICT 서비스들
▲ 마스크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마스크알리미 사이트
대규모 감염지역을 봉쇄하기까지 했던 중국은 위챗 앱에서 개인별 코로나 위험도 정보를 표시하는 QR코드를 발급했습니다.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서는 반드시 이 QR코드를 스캔해야 하는데요. 여기에는 거주지, 최근 방문 장소, 자가격리 및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 등이 기록되고, 위험 여부는 녹색/노란색/붉은색으로 표시됩니다. 위험 여부를 속이고 입원한다거나, 확진자가 지침을 어기고 이동하는 등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죠. 알리페이 등에서 볼 수 있었던 모바일을 통한 인프라 확대를 보여준 셈입니다.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마스크 공급 문제도 ICT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대만은 마스크 실명제, 재고 현황 앱으로 자국민의 구매를 돕고, 제 시간에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예약 구매 앱을 도입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구축한 오드리탕(탕펑) 특임장관이 큰 관심을 받기도 했죠.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지난 10일 마스크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앱 서비스 지원을 위해 민간에 공적 마스크 판매 데이터를 개방했습니다. 이에 네이버와 다음 등의 포털과 마스크알리미, 마스크스캐너 등 민간 앱 개발사들이 공적 마스크 재고 현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내가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마스크 판매 장소를 알려주고, 잔여 수량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자의 구입 편의성이 높아졌습니다. 선별 진료소 위치 제공도 발 빠르게 이뤄졌는데요. SKT는 T맵을 이용해 코로나19의 선별 진료소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구글의 자회사 베릴리(Verily)가 오픈한 코로나19 자가진단 사이트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고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의료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구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회사 베릴리(Verily)를 통해 코로나19 자가진단 사이트(https://verily.com)를 오픈했습니다. 자가진단을 통해 검진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검진 대상자로 확인된 사람은 가까운 진료소로 가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코로나 현황, 예방 수칙, 기부 등의 기능을 모은 웹사이트도 개설했습니다. 제공하는 내용이 기본적이어서 아쉽다는 평가도 있지만, 구글의 무기인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역할의 확장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결국 모두 ‘사람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자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전 세계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IC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도입과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정보 공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인데요. 개인을 특정할 수 있고, 사생활에 대한 불필요한 추정이 가능한 정보가 제공된다면 코로나19 확진자들은 동선 공개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것입니다. 또한,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 등은 업무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앞으로 공익을 목적으로 한 개인정보 공개가 어느 범위까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프라이버시만큼 ICT 기술 관계자와 정부가 한 가지 더 고민해야 할 것은 ‘인포데믹’이라고 불리는 감염 관련 가짜 정보입니다. 모두가 감염 현황 공개에 집중하는 지금, 의심되는 정보의 팩트를 체크해줄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앱 마켓이 코로나 관련 앱 심사를 강화하며 검증된 개발자의 앱을 등록하고 있는데요. 가짜 정보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려면 인공지능과 자연어 처리, 감염 현황 확인과는 다른 영역의 빅데이터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다양한 방역 기술이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마스크로 가린 감염원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빅데이터를 통한 방역과 개인정보 보호 간 충돌이 되지 않는 형태에 대해 ICT서비스 제공자와 정부 담당자들의 충분한 고민이 이뤄져야할 것입니다.
글. 스웨이드킴(커넥팅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