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7일, 인생 선배 7명과 20대 청춘들이 온라인으로 만나는 <선배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선배박람회>는 초고화질(QHD) 그룹 영상 통화 서비스 ‘미더스(MeetUS)’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진행됐는데요. 7명의 인생 선배와 후배들의 이 특별한 만남을 궁금해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인생 선배들의 스피치 주요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치유 선배, 베스트셀러 작가 백세희 선배의 스피치를 만나보세요!
치유 선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저자 백세희
치유 선배로 나선 백세희 님은 본인의 우울증 치료기를 담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가입니다. 백세희 선배는 ‘아픈 마음을 건강하게 회복하는 마음 치유 꿀팁’을 주제로 후배들을 만났습니다.
백세희 선배가 들려주는 “아픈 마음을 건강하게 회복하는 마음 치유 꿀팁”
후배: 나 자신을 사랑하고 싶은데 솔직히 집안도 별로고, 스펙, 학벌 뭐하나 잘난 구석이 없어요. 어떻게 하면 좋죠?
백세희 선배: 이 글을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저도 질문한 후배님과 비슷한 생각을 오랫동안 했거든요. 제가 처음 했던 노력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걸 바꾸자’ 였어요. 나를 사랑하는 것이 어떤 목표나 뭔가를 이루면 얻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너무 슬펐던 게 뭔가를 이룬 후에도 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거예요. 굉장한 무기력감이 찾아오고 너무 절망적이었어요. 그렇게 하루 이틀, 나 자신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에 생각을 하다가 어느 날, ‘나를 꼭 사랑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다다랐어요. 나를 평가하지 않는 0의 상태가 될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나를 혐오하지는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나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예뻐하고, 사랑해야 돼!’ 이것 자체도 강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괴롭히고 미워하는 것만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후배: 오래 사귀던 친구와 헤어졌어요. 퇴근 후에 혼자 있는 시간이면 우울감이 급격히 몰려오는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백세희 선배: 이건 진짜 어렵죠? 사실 저는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선 연애, 이별 이야기는 자제하는 편이에요. 해결책이 다 다르고, 제가 제시한 해결책이 상처가 될 수도 있다고 느끼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질문을 우울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어디선가 ‘우울감은 수용성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공감을 많이 했는데요. 저는 움직여서 땀을 내거나, 샤워를 할 때 우울감이 씻겨 내려가는 느낌을 받아요. 여러분도 기분이 최악이다 싶을 때 몸을 움직여보세요. 되게 뻔해 보이지만, 진부하다고 넘겨 버리기엔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루 30분 햇볕을 쬔다고 바로 좋아 지진 않아요. 그런데 그것이 쌓이면 좋아질 수 있어요. 제 말을 믿고 시작해보세요.
후배: 선배님에게 치유란 어떤 의미인가요?
백세희 선배: 이 질문에 대해 생각을 오래 했어요. 치유라는 게 ‘치료해서 낫게 하다’라는 뜻이잖아요. 이건 상처와 연결될 수밖에 없죠. 저에게 있어 치유는 상처를 밖으로 꺼내는 것인데요. 밖으로 꺼낸다는 것이 타인에게 말한다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 말을 하는 거예요. 내가 무엇에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 때문에 내가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인지하고 알아야 한다는 거죠. 상처를 마음속 상자에 가둬 두면 계속 곪아요. 힘들겠지만 상자를 열고, 상처를 구겨버리든 던져버리든 아니면 리폼하는 식으로 다양하게 매만져보세요.
백세희 선배: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요즘 세상이 각박하다는 말을 많이 하죠. 저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한테 각박한 것 같아요. 타인이랑 비교하면서 깎아내리고, 이상적인 기준을 세운 다음에 그것에 도달하지 못한 나를 실패했다고 여기고요. 자꾸 나를 괴롭히고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보듬어 주지 못하죠. 그런데 그러면 저는 남한테도 각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본 글인데, 내 안에 없는걸 남한테 줄 수 없어요. 그래서 굉장히 뻔하지만 나를 좀 매만져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우리가 서로 나도 힘들어 너도 힘들지? 이런 식으로 좀 더 편안해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