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는 ‘자강(自强)’과 ‘협력(協力)’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AI 경쟁력 강화를 지속해 왔다.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컨소시엄을 통해 자체 기술 역량을 다지는 한편, 글로벌 AI 회사들과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AI 빅테크 기업 앤트로픽(Anthropic)과의 협력을 통해 ‘통신 특화 LLM’을 공동 개발하며, 차별화된 Telco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국내외 AI 선도기업들과 AI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SK AI 서밋 2025’에 앤트로픽 공동 창립자인 벤자민 맨 (Benjamin Mann)이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한다. 11월 3일~4일 양일간 열리는 SK AI 서밋 2025에 앞서, 벤자민 맨 공동 창립자와 인터뷰를 통해 SKT와의 협력, 한국 시장의 AI 잠재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오늘의 불가능이 내일은 일상이 될 것… AI 도입하고 끊임없이 시도해야

앤트로픽 공동 창립자, 벤자민 맨
Q1. 앤트로픽의 공동 창립자로서, 다른 AI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앤트로픽의 핵심 철학과 기술적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앤트로픽은 AI 시스템이 더 강력해질수록, 그 시스템이 인간의 가치에 맞게 안전하고 조정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근본적인 믿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앤트로픽의 핵심 철학은 ‘헌법적 AI’(Constitutional AI)윤리 원칙 준수에 중점을 둔 AI 모델에 기반합니다. 클로드(Claude)앤트로픽에서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 LLM, 이를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는 단순히 인간의 피드백에 의존하지 않고, 유용하고, 무해하며, 정직한 행동 원칙을 명시한 자연어 헌법을 통해 학습합니다. 이에 따라 앤트로픽 모델은 기업 배포에 있어 중요한 두 가지 특징인 추론 과정의 투명성 및 행동의 예측 가능성을 갖추게 됩니다. 앤트로픽은 ‘기계적 해석 가능성’(mechanistic interpretability)AI가 정보를 처리하고 판단하는 내부 과정을 기능 단위로 분석해, AI의 의사결정 원리를 이해하려는 기술의 혁신을 통해 모델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기능(feature)’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 클로드를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실질적인 도구를 제공할 것입니다.
앤트로픽은 모델을 더 크게 만들고 LM아레나(LMArena)여러 대형 언어 모델과 생성형 AI를 사용자가 직접 입력한 프롬프트로 비교 평가하는 웹사이트에서 순위를 올리는 데 집중하지 않습니다. 대신 모든 규모에서 AI 모델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Q2. 클로드의 최신 버전이 보여주는 기술적 발전은 무엇입니까? 특히 코딩 역량 측면에서의 발전이 궁금합니다.
A. 클로드 코드(Claude Code)는 팀이 확장되는 과정에서도 생산성을 높여주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앤트로픽은 엔지니어링 팀 규모를 두 배로 늘렸음에도 클로드 코드 도입 이후 엔지니어 1인당 생산성이 67% 증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처럼 빠른 확장은 신규 인력의 온보딩으로 인해 효율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클로드 코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앤트로픽 내부뿐 아니라 고객 사례에서도 명확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클로드 코드의 전체 코드 중 약 90%는 클로드 코드가 스스로 작성한 것입니다. 일본의 라쿠텐(Rakuten)은 1,250만 줄에 달하는 코드베이스를 단 7시간 만에, 최소한의 인간 개입만으로 자율 처리했습니다. 또한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는 클로드를 활용해 기능 개발 속도를 20~30% 높였으며, 신규 인력의 온보딩 기간을 수개월에서 수주로 단축했습니다.
최근 출시된 모델들도 코딩 성능 면에서 큰 도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9월 29일 출시된 클로드 소네트 4.5(Claude Sonnet 4.5)는 코딩 작업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한 모델로, 깃허브(GitHub), 커서(Cursor), 코그니션(Cognition), 리플릿(Replit) 등 주요 개발자 도구 파트너들이 해당 모델 통해 획기적인 개선과 최첨단 코딩 성능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고객들이 이 모델을 활용해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10월 15일 출시된 클로드 하이쿠 4.5(Claude Haiku 4.5)는 강력한 코딩 성능을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며, 대규모 운영이나 다중 에이전트 병렬 실행이 필요한 팀에게 최적화된 모델입니다.
Q3.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기업이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입니까?
A. 향후 몇 년 안에 인간 수준의 AI가 나올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퍽이 향하는 곳으로 스케이트를 타야 한다(skate to where the puck is going)”는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안될 것처럼 보이는 작업도 시도해보고, 실패하더라도 낙담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다시 시도하고, 성능을 측정하며, 도구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다음 세대 모델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더 정교해질 것이며, 오늘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이 내일은 일상이 될 수 있습니다. AI가 점진적이 아닌 급진적인 발전을 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실험을 시작하는 기업은 비록 현재 완전하지 않더라도, AI가 인간 수준의 성능에 도달했을 때 이미 필요한 시스템과 노하우를 갖춘 상태가 될 것입니다.
많은 한국 파트너사들은 이러한 선제적 접근에서 이미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SKT는 고객 서비스와 네트워크 운영 전반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뤼튼(WRTN)은 새로운 기능을 지속적으로 실험하며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AI 플랫폼 중 하나로 성장했고, 로앤컴퍼니(Law & Company)는 1년만에 법률 워크플로우 자동화에 성공했습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기대되는 AI 시장 중 하나… SKT와의 협력 큰 기회
Q4. 한국은 인프라 개발, 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 과감한 투자를 통해 AI 혁신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의 강점과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A.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기대되는 AI 시장 중 하나입니다. 기술 인프라, 실행 속도, 품질에 대한 높은 기준이 결합해 다른 곳에서는 재현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AI 혁신이 꽃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세계 3대 AI 강국 비전을 추진함에 따라, 민관의 협력이 증가하면서 이 목표를 향한 노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차별점은 주요 기업들이 핵심 운영을 위해 프로덕션 환경에서 AI를 배포하는 방식입니다. 앤트로픽의 한국 고객사는 통신, 법률 서비스, AI 플랫폼, 연구 기관에 걸쳐 다양하게 있습니다. 한국의 AI 도입률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술을 신속하게 수용하는 문화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Q5. 앤트로픽과 SKT는 통신 특화 LLM인 “텔클로드(TelClaude)”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했습니다. 텔클로드의 통신사 또는 B2B 기업을 위한 고유한 가치는 무엇이었습니까?
A. SKT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통신을 이해하는 AI를 만들었습니다. SKT의 통신 관련 데이터를 학습시킨 후 모델의 정확도는 두배 이상 향상되었습니다. 이제 네트워크 용어를 이해하고, 정확한 기술적 답변을 제공하며, 통신 고객이 기대하는 방식으로 응답합니다.
가장 혁신적인 점은 다른 기업들이 유사한 결과를 얻기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모든 통신 회사가 특정 요구 사항에 맞춰 클로드를 신속하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한국어,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지원을 통해 글로벌 통신사들이 모든 시장에서 하나의 AI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통신사는 수년 동안 직접 학습시키는 대신, 첫날부터 통신을 실제로 이해하는 AI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Q6. SKT와의 협력에서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SKT와의 협력에서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규모 통신 특화 AI를 선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입니다. SKT가 투자자이자 파트너로 앤트로픽과 함께 통신 용례에 맞게 클로드를 미세 조정했을 때, SKT의 깊은 통신 전문 지식과 앤트로픽의 AI 안전성 연구를 결합할 수 있는 기회를 보았습니다.
기술적 피드백도 매우 유용했습니다. 통신 고객 대상 AI 서비스를 배포하면, 무엇이 작동하고 무엇이 작동하지 않는지를 빠르게 배웁니다. SKT와 앤트로픽은 모델 응답에 대한 자세한 상호 피드백 루프를 구축했고, 앤트로픽이 결코 접하지 못할 엣지 케이스(예외 상황)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의 실사용 환경 테스트는 클로드를 더 나은 모델로 발전시키는 핵심 요인이 됩니다.
SKT는 글로벌하게 생각하는 회사입니다. 글로벌 통신사 들과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lobal Telco AI Alliance) 추진을 통해 SKT는 앤트로픽과 언어, 문화 및 규제 환경을 아우르는 AI를 구축하는 데 협력하고 있습니다.
Q7. 다가오는 SK AI 서밋 2025에서 어떤 주요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결과 또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A. SK AI 서밋 2025에서 담론의 방향을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성공을 돕기 위해 어떤 도구를 갖춰야 하는가?”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는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작업 수행자를 넘어, 진정한 협력자로 성장하는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SK AI 서밋 2025에서 소위 변혁적 에이전트의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설명할 예정입니다.
• 첫째, 상황적 지능 – 에이전트가 조직의 특정 환경을 실제로 이해하고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능력입니다. 에이전트와 함께하는 100번째 작업은 첫 번째 작업보다 확연히 더 나아야 합니다. 마치 몇 달 동안 팀에 있었던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것과 같아야 합니다.
• 둘째, 몇 시간 또는 며칠이 걸리는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위한 장기 실행입니다. 통신 네트워크에서의 디버깅 작업을 생각하면 실행 매뉴얼을 읽고, 로그를 확인하고, 가설을 세우고, 인프라 팀과 협력하고, 수정 사항을 테스트하는 긴 과정을 거칩니다.
• 셋째, 진정한 협업입니다. 무언가가 말이 되지 않을 때 에이전트가 반론하고, 자신의 추론을 투명하게 설명하며, 사용자의 스타일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겁니다.
SKT와 한국 기업들에게 다음과 같은 핵심 메시지를 남기고 싶습니다. 에이전트는 병렬 실험을 실행하고, 사용자로부터 실시간으로 학습하며, 이전보다 더 빠르게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아직 서비스 개선 중에 있지만, 클로드 소네트 4.5는 프롬프트 입력과 같은 문제에 대해 큰 발전이 있었으며, 앤트로픽은 계속해서 필요한 프로덕션 환경에 배포될 수 있는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일에 앞장설 것입니다. 앤트로픽은 가장 중요한 격차에 대해 기업의 의견을 듣고, 함께 그 격차를 좁혀 나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