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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인류를 ‘포노사피엔스’라고 합니다. 휴대폰을 뜻하는 ‘Phono’와 생각, 지성을 뜻하는 ‘Sapiens’의 합성이지요. 최재붕 교수는 인문과 공학을 아우르는 통찰과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포노사피엔스’라는 신인류의 등장으로 지난 10년간의 급격한 시장 변화가 이뤄졌고, 새로운 ‘문명’이 만들어졌다고 했습니다.

포노사피엔스는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TV와 신문을 끊었고, 스마트폰을 미디어와 정보의 창구로 선택했으며, 은행지점에 발길을 끊고 온라인 뱅킹을 선택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우버, 에어비앤비, 넷플릭스, 유튜브 등 새로운 비즈니스에 접속해 세계시장으로 활보하고 있는 이들도 바로 포노사피엔스입니다. 이들의 선택은 상상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와 어른은 새로운 문명은 위험천만하다고 믿으며, 신문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상식에 따라, ‘소중한 내 아이에게는 몇 살 때부터 얼마만큼 스마트폰을 허용할 것인가?’가 등을 고민하곤 합니다. 실제로 겪는 어려움이지요. 어쩌면 그동안 스마트폰으로 인한 긍정적인 내용보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더 많이 접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연구소에서는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한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대학생 참가자 141명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그룹과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지만 사용을 제한한 그룹, 그리고 스마트폰을 아예 소지하지 못한 세 그룹으로 나눈 다음, 약 8분 동안 사회적으로 배제된 상황(연구대상자를 옆에 두고 나머지 두 명이 친근하게 대화함)을 경험하게 한 전후에, 참가자들의 타액 스트레스 호르몬 측정과 자가보고 설문을 통해 스트레스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못한 그룹은 사회적 배제 상황에 대해서 배제감, 거절감, 고립감을 경험했으며, 타액 스트레스 호르몬의 변화 수준이, 실험 당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다음 결과가 특이합니다.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지만 사용할 수는 없었던 그룹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변화 수준이 비교적 평탄했고, 스마트폰을 사용한 그룹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즉 스트레스 반응이 경미했다는 겁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사랑과 소속의 욕구가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에 의해 배제감을 느끼게 된다면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심리적, 신체적 문제가 나타나며, 건강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의 실험 결과로 보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몸에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에 완충작용을 했으며, 사회적 고립감이나 배제감이 야기될 상황에서 스마트폰이 정서적 안식처의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에 대한 신체적,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스마트폰 자체를 영향력이 있는 요망한 것이라고 치부하며 무조건 제한하거나, 단순히 좋다, 나쁘다라는 이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스마트폰이 제공해주는 이익을 좀 더 과감하게 누려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능정보 시대에 스마트폰으로 가능한 무궁무진한 세상과 접속하여 편리함 이상의 삶을 누리며, 기능들을 합리적이고 윤리적으로 사용하면서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포노사피엔스가 한번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글: 박선희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 간호학 박사)

 

참고자료: 우정민, 이상호, 임효덕, 김상헌, 송경은, 박정란, 이승재. 부정적 정서자극에 대한 타액 알파-아밀라제의 반응 특성(2008). 신경정신의학, 47, 441-449.

Hunter, J. F., Hooker, E. D., Rohleder, N., & Pressman, S. D. (2018). The use of smartphones as a digital security blanket: The influence of phone use and availability on psychological and physiological responses to social exclusion. Psychosomatic medicine, 80(4), 345-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