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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일, 나와 AI의 창작 여정

A.X 요약
A.X 요약은 SK텔레콤의 A.X로 요약 후, 편집한 내용입니다.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유튜버·작가, 김지우(구르)가 AI와 함께하는 하루를 기록했다. 메일 답장부터 영상 편집, 썸네일 제작, 영어 공부까지, AI를 만나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꿔가는 1인 창작자의 일상을 소개한다.

‘김지우(구르)’ 님은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유튜버이자 작가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영상 기획·촬영·편집을 직접 담당하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대학에 재학하며 일과 학업을 병행 중이다. 장애를 가진 1인 창작자로서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이를 콘텐츠로 풀어내고 있다. SKT 뉴스룸은 장애인의 날을 맞아 AI와 함께하는 김지우 작가의 일상을 들어봤다.

인공지능이 처음 세상에 소개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우리의 삶에 스며들 줄은 몰랐다. 인류는 일상 언어로 소통할 수 있게 된 AI를 금세 내면화했는데, 나 역시 그 흐름 속에서 함께하고 있다.

장애를 가지고 혼자 일하는 사람으로서, AI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단순히 AI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도구의 역할을 넘어, 내 곁에서 함께 움직이는 매니저로, 때로는 편집자로, 때로는 선생님으로 기능하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Self-employed’로 일한다는 것

고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재미로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이어져 올 줄은 몰랐다. 이 일을 ‘직업’으로 생각하게 될 거라고는 더욱 예상하지 못했다. 하루의 반나절 정도는 늘 촬영이나 편집을 하고, 남는 시간에도 원고 작업을 하거나 미팅·행사 등을 다니면서도 나를 자신 있게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은 의식적으로 ‘직업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혼자 하는 일이고, 일의 범위도 크기도 보수도 내가 정해야 하므로 이것이 ‘일’임을 스스로에게 계속 일깨워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단단히 믿고 있어야 타인도 나를 그렇게 대한다. 어린 시절부터 ‘일’해온 내가 확립한 태도다.

해외 콘텐츠를 보다 보면, 작든 크든 채널을 꾸준히 운영해 온 사람들이 종종 본인을 ‘self-employed’라고 부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직역하면 ‘자신을 직접 고용했다’는 의미다.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를 늘 고민하던 내게 깊이 와닿는 표현이었다. ‘self-employed’라는 단어를 알고 난 후 조금 더 자신 있게 일하고 있다고 말하게 되었다.

하지만 ‘스스로-고용’했다는 것이 무조건 ‘혼자’ 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는 최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다층적 협업이 필수적이다. 뇌성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나 역시, 혼자 잘 해내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시간을 최소화하고 물리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을 보완해 줄 존재가 필요하다. 내게 그 존재는 바로 AI다. 이번 칼럼에서는 ‘self-employed’ 상태에 있는 나의 하루를 일기처럼 기록해 보았다.

하루의 시작, AI와 업무 메일 체크하기

겨울을 나면서 아침 루틴이 많이 흐트러지긴 했지만, 웬만하면 늦어도 9시에는 책상 앞에 앉으려고 노력한다. 어딘가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일의 특성상, 조금만 긴장을 놓으면 작업 시간이 뒤로 밀리기 일쑤다. 결국 수면의 질에도 영향을 주기에 책상이 내 사무실이라는 생각으로 자리에 앉는다. 가장 먼저 메일함을 연다. 수익의 대부분은 외부 광고나 협업에서 창출되므로 메일 확인과 소통이 가장 중요한 업무다.

소근육 힘이 부족하고 세밀하지 못한 탓에 타자를 치는 속도가 빠르지 않고, 주의력 결핍 문제로 간단한 메일 답장 하나를 보내는 데 30분 이상 걸릴 때도 있었다. 특히 거절 메일이 가장 어려웠다. 지금은 바로 대화형 챗봇 AI에게 찾아간다. 대화창에는 ‘이메일 매니저’라는 이름을 붙여두었다. 이미 이 매니저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말투를 쓰는지, 광고 단가나 섭외비는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메일 전체를 복사해 붙여넣고 아주 간단한 답신 방향을 적는 것이다.

“김지우 작가로 답장, 간단히 인사, 이미 내부 스케줄로 어렵다고 정중히 거절,
근데 다음엔 꼭 함께하고 싶다고 감사의 말 붙여!”

간단한 요청 사항을 기반으로 업무 회신 메일을 작성해주는 AI.

처음에는 내가 직접 쓰지 않은 내용을 보내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있었다. 여전히 공들여 답장하고 싶은 메일은 직접 쓰기도 한다. 다만 여러 커뮤니케이션을 거치며 깨달은 것은, 때로는 7일이 걸리는 장문의 메일보다 하루 만에 돌아오는 간결한 회신이 거래처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이었다. ‘이메일 매니저’가 아니었다면 그 깨달음은 훨씬 늦게 찾아왔을지도 모른다.

든든한 협업자, AI와 편집하기

8년째 영상을 만들고 있지만 편집을 좋아한다고 말하기가 참 어렵다. 컷의 타이밍을 잡고 색 보정을 하는 일은 여전히 즐겁다. 하지만 늘 발목을 잡는 작업이 있다. 바로 자막이다. 많은 시청자가 소리를 줄이거나 음소거 상태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지금, 자막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나는 더 나아가 청각장애 당사자를 위해서라도 자막을 넣는 것을 하나의 원칙으로 지키고 있다. 하지만 빠르지 않은 손 탓에 자막 작업은 가장 길고 고된 과정이었다.

음성 텍스트 변환 기능으로 자동 생성된 자막 목록. 타이밍까지 함께 기록되어 하나하나 직접 입력하던 시간이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영상 편집 툴의 음성-텍스트 변환 기능 덕분에 작업 시간이 크게 줄었다. Adobe Premiere 자체 AI가 도입되면서 말이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되고 자막 타이밍까지 함께 생성되는 기능이 생겨났다. 텍스트 기반으로 편집할 수 있으니 긴 영상에서 필요한 부분을 골라내거나 불필요한 구간을 정리하는 작업도 이전보다 수월해졌다.

영상 클립 캡처본에서 얼굴을 가리던 카메라와 거슬리는 카드지갑 목걸이를 삭제해 썸네일을 만들었다.

더불어 생성형 확장 기능은 재촬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완벽한 어시스턴트 역할을 한다. ‘딱 몇 프레임만 더 있으면 좋겠는데!’ 하는 순간, AI가 자연스럽게 장면을 이어주기 때문이다.

영상이 완성되었으면 플랫폼에 업로드하기 전, 썸네일 만들어야 한다. 원본 샷이 정해진 비율을 채우지 못할 때도 AI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생성형 채우기 기능을 통해 비율에 맞도록 자연스럽게 이미지를 확장해주는 것은 물론, 가려진 부분도 손쉽게 복원해준다.

현재 나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대학생이기도 하다. 팀 프로젝트 회의를 하거나 어려운 이론 수업을 들을 때, 불과 3~4년 전만 해도 빠른 타자를 칠 수 없는 나는 흐름에서 뒤처진다는 불안감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음성을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바꿔주고 핵심 내용을 정리해 주는 AI 덕분에 주어진 공부에 충분히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간혹 원고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이 방법을 사용한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멈추지 않고 쭉쭉 말한다. 이후 텍스트로 변환된 내용을 다시 불러와 재정리하며 브레인스토밍 하는 것이다.

퇴근 후, AI와 함께하는 영어 공부

지속가능한 커리어를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6시까지 근무하는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충분한 저녁 휴식이 다음 날의 집중력을 만든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해외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기에 저녁 이후에는 종종 영어 글쓰기 공부를 한다. 전문적이거나 학술적인 영어의 뉘앙스를 살리는 것은 모국어가 아닌 이상 쉽지 않다. 이런 문제에도 AI의 도움을 받는다.

작성한 영어 본문을 입력해 문장별 문법 오류를 교정받거나, 원문의 내용은 유지한 채 표현을 학술적으로 다듬어달라는 요청을 한다. 시험을 앞두고서는 그렇게 고친 영어 본문을 필사하며 공부했다. 스피킹 시험 연습도 AI와 함께한다. Live 기능을 활용해 마이크를 켜고 모의고사 문제를 넣어둔 AI와 대화하면 된다.

나와 AI, 어깨를 맞대고 함께 굴러가는 것들

정돈된 하루 루틴을 나열해 두었지만, 당연히 이대로만 삶이 흘러가지는 않는다. 예정보다 늦게 하루를 시작하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고갈되어 막막해지기도 하고, 편집을 하다 웹서핑에 빠져 시간을 흘려보낼 때도 있다.

혼자 일하는 사람으로서 자주 어그러지는 일상을 살면서도 스스로를 잘 다독이려 노력하고 있다. 규칙적인 일상을 유지하거나 때로는 어려운 상황에서 회복이 필요한 순간, 조력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 불쑥 찾아온 AI가 뜻밖에도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일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주고, 힘들었던 작업 환경을 훨씬 편하게 바꾸어 주기도 한다. 할 수 없던 일을 가능하게 해 뒤처진다는 불안감을 덜어주기도 하고, 항상 곁에 있는 선생님이 되어주기도 한다. 앞으로도 이 존재를 탐색하고 경계하기도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우리는 어깨를 맞대고 함께 굴러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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