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당신이 마주할 8가지 미래가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증강현실(AR), 휴머노이드 등 첨단 기술이 펼쳐진 미래이죠. 로봇이 환자를 돌보는 세상, 빅데이터 분석기가 우리의 내일을 예측해 주는 세상, 연인과 데이트를 가상현실에서 즐기는 삶.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본 멋진 미래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누군가는 묻습니다. ‘기술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이 과연 편리뿐일까요?’
첨단 기술과 그 이면에 관해 철학적인 서술로 흥미롭게 파고드는 웨이브(wavve) 오리지널 시리즈, <SF8>을 소개합니다.
기술 그리고 인간들의 이야기
▲ ‘만신’ 중 한 장면, 빅데이터 운세를 확인하는 사람들
빅데이터 기술이 발달한 미래. 국민 대다수가 자정이 되면 스마트폰에 집중합니다. 앱에서 알려주는 ‘오늘의 운세’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 운세, 단순한 말장난이 아닙니다. 실은 빅데이터 분석기가 이용자의 앞날을 알려주는 통계 분석에 가깝죠. 예측은 정확합니다. 백발백중으로 내일의 일을 알아맞힙니다. 이 빅데이터 운세 서비스의 이름은 ‘만신’입니다.
▲ ‘만신’ 속 기술을 맹신하는 사람들
만신의 예측 덕분에 누군가는 죽음을 면하고, 누군가는 사업에 성공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사람들은 맹신하기 시작합니다. 만신 없이는 못 사는 삶에 갇히고 말죠. 이 운세 서비스를 믿지 않는 사람은 범죄자 취급을 당합니다. “본인이 어떤 위험을 몰고 올지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공공장소에 나오냐”며 손가락질받습니다.
▲ ‘만신’의 실체를 찾아나서는 주인공
토선호(이연희 분)는 만신을 믿지 않습니다. 동생이 만신을 믿다 목숨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 이후 만신에 대한 그녀의 불신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선우는 동생을 죽음으로 이끈 만신의 실체를 찾아 나섭니다. 그러던 그녀는 만신과 동생에 관한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리즈 중 4편 ‘만신’의 줄거리입니다. 빅데이터 운세라는 소재가 아주 기발하고 재밌죠. 시리즈는 총 8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연속극은 아닙니다. 한 편당 하나의 이야기가 담긴 옴니버스 형태입니다. 주제는 다르지만, 배경은 유사합니다. 초능력을 다룬 7편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래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병간호 로봇(간호중), 수사용 AI(블링크), 미세먼지로 가득 찬 세상(우주인 조안), 빅데이터 예측(만신), VR게임(하얀까마귀), VR데이트앱(증강콩깍지), AI 복제인간(인간증명) 등 발칙한 소재도 가득합니다. <SF8>은 이렇듯 낯설면서 익숙한 SF 소재를 한 편, 한 편 흡입력 있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오락거리와 생각거리를 동시에
▲ ‘블링크’의 한 장면, <SF8>에서는 증강현실 그래픽이 흔하게 나옵니다
오락거리와 생각거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은 <SF8>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SF8>은 오락거리 측면에선 훌륭한 팝콘무비입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증강현실 홀로그램부터 <아이언맨> 자비스를 연상케 하는 AI 비서, 완전 자율주행차까지 눈요깃거리가 가득하죠.
▲ 두 소녀의 만남, ‘우주인 조안’은 한 편의 성장 소설처럼 아름답습니다
범죄 수사물 ‘블링크’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씬이 압권입니다. ‘우주인 조안’은 한 편의 성장 소설을 읽는 듯한 아련함을 선사합니다. 작품은 ‘미세먼지 항체가 없어 평균 수명이 30세인 하층 계급 소녀와 미세먼지 항체를 보유해 100세 이상 살 수 있는 상층 계급 소녀의 만남’을 그리고 있는데요. 이러한 설정은 아련함을 더해줍니다.
▲ ‘인간증명’에서 가혜라(문소리 분)가 고뇌하는 씬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SF8>을 단순히 오락물로 단정할 수 없는 이유는 ‘주제’ 때문입니다. 특히 ‘간호중’과 ‘인간증명’에서 던지는 주제는 묵직합니다. 두 작품 모두 인간과 휴머노이드(AI)의 관계를 다룹니다. ‘인간증명’의 경우 ‘뇌에 심은 AI가 인간의 정신을 죽여 뇌를 지배한다’는 다소 충격적 설정이 등장합니다. 각 작품은 전개를 풀어가면서 ‘로봇이 감정을 가질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로봇의 삶과 죽음은 인간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지’ 등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넷플릭스 <블랙미러>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미래 세계를 오락적으로 그리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기 때문인데요. <SF8>이 한국판 <블랙미러>로 불리는 이유는 아마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wavve 오리지널로 만난다
▲ ‘증강 콩깍지’의 한 장면, <SF8>에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습니다
<SF8>은 웨이브(wavve)가 투자하고, MBC·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기획하고, 수필름이 제작한 SF 앤솔러지(anthology)*입니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SF 장르라는 것이 눈에 띄죠.
*앤솔러지: 주제, 시대 등 특정의 기준에 따라 여러 작품을 하나로 모은 것.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기 위해 유수의 감독과 배우가 참여했는데요. DGK 소속 김의석, 노덕, 민규동, 안국진, 오기환, 이윤정, 장철수, 한가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김보라, 문소리, 신은수, 신소율, 안희연, 유이, 이다윗, 이동휘, 이시영, 이연희, 이유영, 예수정, 최성은, 최시원 등 내로라하는 배우도 총출동했습니다.
▲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어’ 중 한 장면, 작중에선 영화처럼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집니다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는 <SF8>. 시네마틱 드라마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이 작품은 웨이브(wavve)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오는 8월 14일에는 MBC를 통해 공중파로 방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SF8>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먼저 만나보고 싶은 분이라면 지금 바로 웨이브(wave)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