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콘텐츠는 SKT의 A.X K2로 개발한 말모이체로 작성 되었습니다.
100년 전, 사람들은 흩어진 말을 손으로 모았다. 2026년, SK텔레콤이 그 기록을 다시 펼쳤다. 한글날을 맞아 공개한 캠페인 영상 ‘2026 말모이’는 1914년 「말모이」 원고를 SKT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A.X K2’로 읽어내, 글꼴과 단어라는 새로운 기록으로 남긴 과정을 담았다. 약 4분 분량의 이 영상은 배우 김대명이 내래이션을 맡았으며, 국립국어원과 국립한글박물관이 함께 했다.
글로 남은 말, 소리로 남은 말
영상은 오래된 음반의 잡음 사이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시작한다. “이 글씨는 홀소리 열한 자와 닿소리 열일곱 자로 모다 스물여덟 자올시다.” 1928년 파리에서 녹음된 이극로의 육성이다.
이극로는 독일 유학을 마친 뒤 파리대학 음성 자료실에서 조선어 음성 실험에 참여했고, 그때 남긴 음반이 지금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다. 조선어의 소리와 글자를 또박또박 설명하는 이 목소리의 주인은 훗날 조선어학회 간사장을 맡아 우리말 사전 편찬을 이끌었고, 영화 ‘말모이’의 실존 모델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2026 말모이’ 영상 속 AI로 재현한 말모이 편찬 모습
소리로 남은 말이 있다면, 글로 남은 말도 있었다. 1911년 조선광문회에서 주시경과 제자들이 시작한 우리말 사전 원고 「말모이」다. 영상은 등잔 아래에 모여 앉아 전국에서 모아 온 말을 한 칸 한 칸 옮겨 적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의 말과 글이 사라지지 않게,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눌러쓴 글씨들이다.
하지만, 「말모이」는 끝내 완성되진 못했다. 주시경이 세상을 떠나면서 작업이 멈췄고, 지금은 1914년에 쓰인 한 권만 국립한글박물관에 남아 있다. 일러두기에 해당하는 ‘알기’와 본문, 그리고 ‘찾기’, ‘자획 찾기’까지 사전의 틀을 그대로 갖춘 이 원고는 2020년 보물로 지정됐다.

김주원 한글 학회 회장
김주원 한글 학회 회장은 영상에서 “「말모이」는 우리말의 단어를 모아 그 뜻과 쓰임을 기록한, 우리말 최초의 사전”이라며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기 어려웠던 시기에 주시경 선생을 비롯한 여러 학자가 우리말을 직접 모아 기록했고, 「말모이」 편찬이 끝내 완성되지 못했지만, 이후에도 우리말과 우리글을 연구하고 지키려는 움직임은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가갸날 100주년, A.X K2가 다시 모은 말

‘2026 말모이’ 영상 속 가갸날 언론 보도 장면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기념한 날이 바로 한글날이다.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맞아 첫 기념식을 열었다. 당시 이름은 ‘가갸날’이었다. ‘한글’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기 전, 글자를 ‘가갸거겨’로 익히던 데서 따온 이름이다. 영상에는 기념식에 모여 앉은 사람들의 흑백 사진과 ‘거듭 피어진 한글의 빛’을 전한 당시 신문 지면이 스쳐 지나간다. 가갸날은 1928년 ‘한글날’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렀고, 올해로 100년이 됐다.
100년 전의 글씨를 다시 읽는 일은 A.X K2가 맡았다. A.X K2는 SKT가 개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한국어를 학습의 출발점으로 삼아 만들어졌다. 한국어 문맥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강점을 둔 설계가 이번 작업의 전제가 됐다.

말모이 원고 스캔본
작업은 「말모이」 원고를 데이터로 옮기는 데서 출발했다. A.X K2는 종이에 남은 획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며 글자의 특징을 찾아냈다. 손끝의 버릇까지 담긴 글씨에서 공통된 모양을 뽑아 자음과 모음을 정리하고, 수천 개의 조합으로 넓혀간 끝에 나온 결과가 ‘말모이체’다. 완성형 한글 2,350자에 가늘게 · 보통 · 굵게 세 가지 굵기를 갖췄다.

한글 학회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 볼 수 있는 ‘말모이체’

한글 학회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 볼 수 있는 ‘말모이체’
말모이체는 누구나 내려받아 쓸 수 있는 오픈 폰트로 공개된다. 1914년의 글씨가 2026년의 글꼴이 되어, 더 많은 사람의 마음에 남게 되는 것이다.
2026년의 말모이, 국립한글박물관에 남는다
글꼴 다음은 단어였다. A.X K2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을 분석해 아름다운 순우리말 100개를 골랐다.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윤슬’, 달빛에 비쳐 은백색으로 보이는 물결을 아름답게 이르는 ‘은결’, 늘어진 천이나 나뭇잎이 느릿하게 굽이지는 모양을 그린 ‘너울너울’. 아름다운 우리말을 다시 찾아 기록하는 일, 100년 전 「말모이」가 하던 일을 A.X K2가 이어받은 셈이다.
*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국민 참여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
『2026 말모이 – 인공지능이 모은 아름다운 순우리말 100』
『2026 말모이 – 인공지능이 모은 아름다운 순우리말 100』
『2026 말모이 – 인공지능이 모은 아름다운 순우리말 100』
선정된 100개 단어는 하나씩 사전의 형태로 정리됐다. 단어마다 품사와 뜻풀이가 붙고, 말모이체로 쓰인 글자 아래에 자음과 모음이 풀려 적힌다. 100년 전 원고가 표제어와 뜻풀이를 나란히 적어 내려갔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100개의 단어는 말모이체로 인쇄돼 『인공지능이 모은 아름다운 순우리말 100』 한 권으로 묶였고,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된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 학예연구관
박미영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 학예연구관은 영상에서 “100년 전에는 사람들이 직접 우리말을 모아 기록했다면, 오늘날에는 디지털 기술과 AI를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말을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 전한다는 의미는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말모이」 원고를 A.X K2로 분석해 말모이체라는 새로운 글씨로 확장하고, 우리말을 다시 모아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말모이」는 끝내 완성되지 못했다. 그래도 그 원고와 목소리는 남았고, 100년이 지난 올해 서체와 단어라는 모습으로 다시 정리됐다. 한국어를 깊이 이해하는 AI가 하는 일은 결국 우리말을 쓰는 사람들의 일상으로 돌아온다. SK텔레콤은 그 사실을 가장 오래된 우리말 기록에서부터 확인했다. 말을 모으는 일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