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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하면 10분 빠른데, 내릴까 말까? 나이대별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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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못 본 드라마도 봐야 하고, 환승역도 확인해야 하고… A씨는 오늘도 정신이 없습니다. 스마트폰 한 번 봤다가 전광판 한 번 봤다가, 그의 시선은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안내 문구는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도착역 안내는 항상 놓칩니다. 보이는 거라곤 ‘내리실 문은 왼쪽’뿐. 창문 밖을 확인해 봐도 어느 역에 도착한 건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럴 거면 조금 늦더라도 환승 안 하는 루트로 올걸…’ 뒤늦은 후회가 몰려옵니다.

그런데 편하게 가는 것만이 정답일까요? 환승해서 10분 빨리 가느냐, 느려도 편하게 가느냐.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빨리 갈 수 있다면 환승은 식은 죽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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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는 ‘환승하면 더 빨리 가는 구간’이 몇몇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입구역 출발-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도착 구간이 꼽히는데요. 2호선 외선순환만 타고 이동하면 42분이 걸리죠. 반면 내선순환을 타고 사당역에서 한 번 환승하면 32분 만에 도착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승객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대부분은 환승을 선택합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더 빠른 길을 선호하는 것이죠. SKT 고객 데이터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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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간대별 차이가 있는데요. 환승객 비율은 오전 6시~7시가 가장 높습니다. 무려 85.3%입니다. 출근 시간이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편한 것보다는 지각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죠.

여유 있는 늦은 오후, 16시~17시에는 환승 승객 비율이 58%로 뚝 떨어집니다. 전광판을 수시로 확인하는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10분 천천히 가겠다는 생각이 엿보입니다. 환승객은 17시 이후부터 다시 증가하는데요. 22시에는 80%에 근접합니다.

데이터를 보면 전체적으로 환승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승객이 10분 빨리 가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는 것 같죠.

한 번은 오케이, 두 번은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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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길, B씨는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아현역에서 강남역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 한쪽은 빠릅니다. 39분이면 도착하죠. 대신 환승을 두 번 해야 합니다. 다른 한쪽은 느립니다. 46분이나 타야 합니다. 대신 환승 따윈 필요 없습니다. 예능 한 편 가볍게 보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환승역 확인하느라 수시로 전광판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죠.

머리를 쥐어뜯던 B씨는 후자를 택합니다. 그러곤 생각합니다. ‘그래, 두 번 환승하는 건 너무 피곤하잖아. 이동하다가 더 늦을 수도 있고.’

환승을 두 번 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5분~10분 일찍 가려고 여러 번 이동하는 건 꽤 번거로운 일입니다. 느긋하게 걷다가 환승 열차를 놓칠 확률도 두 배로 뛰죠. 일찍 가려다 오히려 늦어버리는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번 환승해야 한다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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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고객 데이터를 살펴보면, 많은 승객이 B씨와 같은 선택을 했습니다.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두 번 갈아타지 않는 것이죠. 아현역 출발-강남역 도착 구간에서는 20% 미만(평일 기준)의 승객만 환승을 택했습니다.

단, 출퇴근길에는 환승 비율이 다소 상승했습니다. 8시~10시, 21시~22시 사이가 눈에 띕니다. 특히 21시에는 환승 승객 비율이 48%로 치솟았습니다. 제법 많은 승객이 열차 놓칠 위험과 번거로운 이동을 감수하고 환승했는데요. 그만큼 귀가가 절실했던 것이겠죠. 조금이라도 일찍 집에 가고 싶은 그 마음이 데이터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합니다.

아재는 환승을 싫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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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과 관련해 흥미로운 데이터도 있었습니다. 연령별로 환승 선호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특히 40대 남성의 상당수가 환승을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대입구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구간에서 환승을 선택한 40대 남성 비율은 58%입니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이죠. 참고로 20대 청년층은 무려 80%나 환승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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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구간도 인상적입니다. 아현역-강남역 구간에서 40대 남성의 4%만 환승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환승 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40대 남성이 유독 돋보이죠. 이분들이 우선으로 선호하는 가치는 ‘편안함’인 것일까요?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지금까지 ‘환승 1번 vs 10분 천천히. 환승 2번 해야 한다면?’에 관한 대중의 선택을 살펴봤습니다. 많은 사람이 환승 한 번으로 빨리 가는 길을 선택했다는 게 흥미롭죠. 두 번 환승해야 할 경우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점도 재밌습니다.

출발지에서 도착지로 가는 지하철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내 이동 경로 중 환승 한 번으로 10분을 단축할 수 있는 경로는 없는지, 이번 기회에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