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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AI 시대의 새로운 언어, ‘프롬프트(Prom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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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뉴스룸은 IT·AI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전문가의 시선으로 짚어보는 외부 기고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정보통신대학 이희정 연구교수 기고를 통해, AI 시대의 새로운 언어로 진화하고 있는 프롬프트의 의미와 한국어를 이해하는 SKT A.X K1의 역할을 짚어본다.

2008년에 개봉한 영화 <아이언맨>에는 오늘날 생성형 AI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여러 장면이 등장한다.

토니 스타크: “거기에 강렬한 빨간색을 섞어봐.”
자비스: “그럼 퍽이나 눈에 띄지 않겠군요.”

‘토니 스타크(Tony Stark)’는 새롭게 개발한 아이언맨 슈트(Mark 3)가 온통 금색이라 눈에 띄자, AI 비서인 ‘자비스(JARVIS)’에게 색상을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아이언맨의 상징적인 ‘핫로드 레드’ 컬러가 탄생하게 된다.

당시에는 단순한 영화 속 대사처럼 보였지만,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이 장면은 AI와 인간의 상호작용 방식을 예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토니 스타크는 복잡한 명령어나 프로그래밍 코드를 입력하지 않았다. 단지 자연어로 자신의 의도를 전달했고, 자비스는 특유의 재치 있는 농담으로 응답하며 토니 스타크의 의도를 이해해 작업을 수행한다. 20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26년 지금, 우리는 놀랍도록 영화와 유사한 세상에 살고 있다. 인간의 맥락을 완벽히 이해하고 뼈 있는 농담까지 던지며 티키타카가 가능했던 이 오래된 SF 속 상상이 우리 현실 속으로 들어왔다.

* 본 칼럼은 외부 전문가의 기고로, SK텔레콤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새로운 협업 파트너, ‘프롬프트(Prompt)’

우리는 검색창에 ‘날씨’, ‘맛집’, ‘파이썬’처럼 핵심 키워드를 입력해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왔다. 검색 엔진은 입력한 단어를 반영한 웹페이지를 제공해 주었다. 하지만 ‘ChatGPT’, ‘Gemini’, ‘Claude’와 같은 생성형 AI의 등장은 입력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단어를 입력하는 대신 상황을 설명한다. 원하는 목적과 조건을 제시하며, 결과물의 형식을 요청한다. AI는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검색 도구를 넘어, 우리의 의도를 이해하고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협업 파트너가 되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프롬프트(Prompt)’라는 새로운 언어가 생겨났다. 프롬프트를 얼마나 잘 입력하는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게 되니 생성형 AI의 능력을 이용하는 데 프롬프트가 병목(전체 성능이나 효율에 가장 큰 장애)인 세상이 된 것이다.

프롬프트 —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

프롬프트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사고를 정리하고 구조화하는 과정이다. 프롬프트를 ‘잘 쓰기 위한’ 방법의 첫 단계는, 문제를 스스로 정의해보는 것이다.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어떤 제약 조건이 있는지, 무엇을 위한 결과물인지, 어떤 형식으로 받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잘 정리된 프롬프트에는 이러한 사고 과정이 자연스럽게 담긴다. AI 스타트업 ‘검루프(Gumloop)’의 창업자인 ‘맥스(Max Brodeur-Urbas)’는 자신이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에 AI를 무작정 도입하는 것은 불확실성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경고한다. 따라서 좋은 프롬프트는 목적이 분명하고, 맥락이 살아 있다.

이런 점에서 입력자의 사고를 구조화한 프롬프트는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검색 노하우를 공유했다면, 이제는 프롬프트를 공유한다. “이 프롬프트로 고객 분석을 자동화했습니다.”와 같은 프롬프트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OpenPrompt, FlowGPT 등)나 SNS에 공유되고 있다. 프롬프트를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PromptBase 등)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프롬프트는 경험과 전문성을 압축한 지식 자산이자, 다른 사람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협업 도구가 된다. 과거에는 결과물을 공유했다면, 이제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고의 과정’을 공유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진화하는 프롬프트

생성형 AI 초기에는 좋은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능력이 중요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란 단어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AI가 발전하면서 이제는 ‘루프(Loop)’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루프 방식은 AI가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 다시 개선하는 반복 과정이다. 이런 변화는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개발자는 AI에게 코드를 만들고 테스트하고 오류를 수정한 뒤 다시 실행하는 과정을 반복하도록 설계한다. 사람이 목표를 제시하면, AI는 반복 작업을 통해 정답을 찾아간다.

프롬프트 입력 방식도 진화했다. 초기 생성형 AI에서는 사용자가 키보드로 질문이나 명령을 입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프롬프트는 더 이상 텍스트 입력창에만 머물지 않는다. 음성, 이미지, 영상, 위치 정보, 주변 환경 등 사용자의 모든 ‘맥락(Context)’이 프롬프트가 되는 시대가 열렸다.

최근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사용하는 화면 자체를 이해하고 직접 조작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화면 속 버튼과 메뉴를 스스로 인식하고 필요한 순서대로 클릭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오가면서 업무를 수행한다. 사용자는 “지난달 매출 보고서를 작성해 이메일로 보내줘.”라는 한 문장의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된다. 이후 AI는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이메일 발송까지 여러 단계를 스스로 실행한다. 프롬프트가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AI가 수행해야 할 워크플로우가 되는 것이다.

시각 인식 기술 역시 크게 발전하고 있다. AI는 단순히 사진 속 사물을 구분하는 수준을 넘어 주변 환경과 공간 구조까지 함께 이해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안경의 카메라로 거실을 비추며 “이 거실에 어울리는 조명을 추천해 줘.”라고 말하면, AI는 가구 배치와 벽 색상, 채광, 공간의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적합한 제품을 추천한다. 카메라가 바라보는 장면 자체가 프롬프트의 일부가 된다.

해외여행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가능하다. 박물관에서 작품을 비춰주며 “이 작품을 설명해 주고, 근처 맛집도 추천해 줘.”라고 하면 AI는 카메라로 작품을 인식해 설명하고,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평점이 높은 음식점을 찾아 이동 경로까지 안내해 줄 수 있다. 음성, 카메라, 위치 정보가 하나의 프롬프트로 작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프롬프트는 더 이상 ‘AI에게 질문하는 몇 줄의 문장’이 아니다. 사람의 의도와 상황, 위치, 화면, 음성, 카메라 영상 등 모든 정보를 AI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이자 AI 시대의 언어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AI의 경쟁력은 프롬프트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프롬프트를 바탕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SK텔레콤이 개발한 A.X K1이 만드는 변화

SKT 정예팀의 ‘A.X K1 모델’ 부스에 모인 관람객들의 모습.

이러한 시대 흐름에서 특히 중요하게 요구되는 것은 ‘한국어 프롬프트’에 대한 이해력이다. 한국어는 어순이 자유롭고 맥락 의존도가 높아, 같은 문장이라도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AI 모델만으로는 이러한 뉘앙스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SKT는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해 한국어에 최적화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섰다.

A.X K1은 SKT가 개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2026년 7월 기준 한국어 AI 성능 평가 플랫폼인 ‘호랑이 리더보드’에서 종합 2위를 기록했으며, 수학, 코딩, 토큰 효율성 등 여러 핵심 분야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한국어의 미묘한 문맥을 이해하는 능력뿐 아니라 복잡한 추론과 코딩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한국형 AI 모델’이다.

또한, A.X K1은 지식 증류(Distillation) 기술을 적용해, 온디바이스 AI와 산업용 AI 에이전트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KG스틸과 코넥 등 철강, 자동차 부품 제조 현장에서 A.X K1 기반 AI 에이전트의 실증 적용이 시작됐다.

통신 분야에서도 변화는 이어지고 있다. SKT는 글로벌 표준 기반의 자율 네트워크 운영에 A.X K1을 적용해 장애 분석과 네트워크 최적화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하고 있다. AI 모델을 실제 적용할 수 있는 통신, 제조 등 다양한 그룹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활용처를 새롭게 찾아야 하는 다른 AI 모델보다 실증과 상용화 측면에서 유리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AI 에이전트 시대의 프롬프트

아이언맨의 AI 비서, 자비스(JARVIS)는 ‘그냥 좀 많이 똑똑한 시스템(Just A Rather Very Intelligent System)’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냥 좀 똑똑한 시스템에 나의 사고 과정을 얼마나 정확히 입력하는지에 따라 결과물에 압도적인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영화 속에서 토니 스타크는 자비스에게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고 더 나아가 생각만으로 슈트를 제어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까지 보여주었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AI에게 전달되는 궁극의 프롬프트가 우리의 ‘생각’이 되지 않을까?

프롬프트는 문제를 정의하고, 생각을 설계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AI 시대의 언어다. AI가 이 언어를 잘 이해할수록 우리의 일상과 업무는 더욱 편리해지고, 전에 없던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생성형 AI 시대의 프롬프트는 질문을 입력하는 문장이 아니라, AI에게 일을 맡기는 새로운 언어로 진화했다. 앞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AI에게 표현하여 AI와 효율적으로 협업하는 사람이 더욱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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