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연간 소비되는 플라스틱컵은 약 33억 개*. 일렬로 이으면 달까지 갈 수 있는 거리.
지나친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환경 파괴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16년 유로맵(Euro-map) 발표**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으로, 세계 3위에 이릅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음식 주문이 늘어남에 따라 플라스틱 소비량은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 일회용의 유혹, 플라스틱 대한민국, 그린피스. 2020
** 세계 63개국의 포장용 플라스틱 생산량 및 소비량 조사, 유로맵(유럽 플라스틱·고무 생산자협회), 2016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자 많은 기업이 ESG 활동을 펼치는 가운데 SK텔레콤도 힘을 보탭니다. SK텔레콤은 환경부·제주특별자치도·한국공항공사·스타벅스코리아·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CJ대한통운 등과 함께 ‘에코제주 프로젝트’에 나섭니다.
폐기물 매립 0(zero)를 달성하고 친환경 소비를 권장하기 위한 에코제주 프로젝트. 그 현장 속에서 청정 제주를 향한 노력들을 직접 살펴보고 왔습니다.
다회용컵으로 제주 지키자,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 나섰다
이번 프로젝트는 SK텔레콤 등 23개 기관·기업이 연합한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ha:bit eco alliance)’의 주도로 이뤄졌습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는 ICT 기반 환경 프로젝트 ‘해피해빗’을 전개하며 일회용 플라스틱 절감 프로젝트를 수행 중입니다. 7월 6일부터는 제주도 내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줄이기 위한 ‘에코제주 프로젝트’를 시행합니다.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가 제주도에 주목한 이유는 ‘환경 오염의 심각성’ 때문입니다. 제주에서는 매년 1만 톤의 하수 슬러지(찌꺼기)가 땅속에 묻히면서 지하수 등에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 쌓이면서 매립지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지난 2019년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 쓰레기 매립장 곳곳이 매립 용량을 넘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한 SK텔레콤 신요한 ESG혁신그룹 매니저는 “제주도의 경우 텀블러를 따로 챙기지 않는 관광객이 많이 방문해 플라스틱컵 사용량이 많고 관련 쓰레기도 급증하는 중”이라며 기획 배경을 언급했습니다. 이곳에서부터 친환경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했다고 합니다. 때마침 제주시가 ‘2030년 내 폐기물 매립 0(zero)’를 달성하기 위해 ‘2030 쓰레기 걱정 없는 제주’를 선포하며 ‘에코제주 프로젝트’ 추진은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플라스틱컵 대신 다회용컵 사용을 권하는 ‘에코제주 프로젝트’는 제주도 내 스타벅스 매장 4곳부터 시작합니다. ▲제주서해안로DT점 ▲제주애월DT점 ▲제주칠성점 ▲제주협재점 등 4개 시범 매장에 방문하면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의 친환경 다회용컵(해빗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수명이 다해도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
보증금 1천 원에 대여되는 다회용컵은 스타벅스 매장과 제주 공항에 설치된 반납기를 통해 회수됩니다. SK텔레콤의 비전 AI가 적용된 무인 다회용컵 반납기(이하, AI 무인 다회용컵 반납기)에 반납하면 즉시 보증금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는 이번 ‘에코제주 프로젝트’가 제주도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는 10월까지 제주 지역 스타벅스 전 매장의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으로 전면 교체하고, 또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도 다회용컵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연간 500만 개 이상의 플라스틱컵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회용컵으로 마시고, 매장·공항에서 반납 “에코제주 참 쉽네”
“주문하신 청귤 레모네이드 한 잔 나왔습니다”
이곳은 스타벅스 제주서해안로DT점. SK텔레콤 뉴스룸은 ‘에코제주 프로젝트’ 현장을 찾아, 다회용컵 사용이 얼마나 간편해졌는지 체험해 봤습니다. 주문을 요청하자 매장 직원이 ‘친환경 다회용컵 사용 여부’를 묻습니다. 사용에 동의하자 1천 원의 보증금을 받고, 다회용컵에 음료를 담아 줍니다.
그동안 스타벅스 방문 시 플라스틱 컵을 쓰지 않으려면 별도의 텀블러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매장 안에서는 다회용컵에 마시고 반납할 수 있었지만, 테이크아웃 시 텀블러가 없다면 플라스틱컵 외엔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에코제주 프로젝트’가 시행되면서, 이제 음료를 테이크아웃 할 때도 다회용컵을 쓸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대면 주문 시 요청하거나 앱으로 간편하게 사용 가능했습니다. SK텔레콤과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번 프로젝트에 맞춰 ‘해피해빗 앱’, ‘스타벅스 앱’을 각각 개편했습니다. 덕분에 다회용컵 주문을 앱에서 손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 화면을 누르면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며, 동영상 하단 [ ⋮ ]아이콘을 누르면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사용한 다회용컵은 매장 내 AI 무인 다회용컵 반납기에서 반납 가능했습니다. 투입구에 컵을 넣자, 해빗컵을 정확히 인식하고 반납이 이뤄졌습니다.
원리는 비전 AI에 있습니다. AI 무인 다회용컵 반납기의 제작 및 운영을 맡은 오이스터에이블에 따르면 이 반납기는 SK텔레콤의 비전 AI 시스템과 연동됩니다. 컵을 넣으면 반납기 내부에 설치된 두 대의 카메라가 컵을 촬영하고, 해당 촬영본을 클라우드 서버로 보냅니다.
촬영 사진은 전처리 단계를 거쳐 선명도가 높아집니다. 이후 클라우드 속 비전 AI가 촬영 사진을 분석해 해빗컵이 맞는지 판단합니다. 딥러닝을 통해 컵의 형태 특성을 탐지하고 분류 과정을 거쳐 해빗컵 여부를 판별합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음료 잔여물, 종이컵 등 수많은 상황을 가정해 AI 알고리즘에 컵 모양을 학습시켰습니다. 덕분에 AI 무인 다회용컵 반납기는 지정된 다회용컵만 정확히 가려낼 수 있게 됐습니다.
더 놀라운 건 촬영부터 분석까지 전 과정이 30초 내로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1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환급이 이뤄졌습니다. 환급 시에는 스타벅스 앱 충전금·해피해빗 에코 포인트·현금 등 방식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선택하자 즉시 1천 원을 돌려주었습니다.
현재 AI 무인 다회용컵 반납기는 제주도 내 스타벅스 시범 매장과 제주 공항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는 올해 제주도 내 스타벅스 26개 지점에 도입할 계획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고객들은 텀블러 없이 다회용컵을 이용할 수 있는 이번 프로젝트를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서비스를 체험한 박서경 학생(충북 청주)은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 텀블러를 자주 쓰는데, 집에 놓고 온 날에는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컵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해피해빗 다회용컵 덕분에 텀블러를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환경을 보호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좋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지역 일자리 키우는 프로젝트, 근로자는 “자부심 느껴”
한편, 회수된 다회용컵은 행복커넥트*가 운영하는 전용 세척장으로 향합니다. SK텔레콤 뉴스룸은 다회용컵이 얼마나 위생적으로 세척·관리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직접 방문해 봤습니다.
* SK그룹이 설립한 사회적기업
제주시 도두이동에 위치한 세척장. 이곳에서는 애벌 세척·소독·고압 세척·살균 건조 등 네 단계 과정으로 세척 작업이 진행이 한창이었습니다. 모든 컵은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수준에 맞춰 위생적으로 세척·관리되고 있었습니다.
고압 세척 자동화 설비까지 갖춘 이곳은 위생 세척은 물론 빠른 매장 보급도 가능했습니다. 행복커넥트에 따르면 하루 소화 가능한 물량은 1,700개가량입니다. 시범 매장 네 곳의 물량을 처리하는 데 부담 없는 수준이죠. 행복커넥트는 향후 제주도 내 스타벅스 전 매장, 프랜차이즈 및 소규모 카페로 ‘에코제주 프로젝트’가 확산하면, 세척장 증설을 통해 물량 증가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세척장이 증설되면 그 혜택은 지역 주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갑니다. ‘에코제주 프로젝트’는 환경뿐만 아니라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세척장은 자동화 설비를 갖췄지만, 일부 공정에서 여전히 수작업이 필요합니다. 현재 이 업무는 지역 주민들이 맡고 있습니다. 추후 행복커넥트는 다회용컵 사용 커피전문점으로부터 소정의 세척비를 받아 지역 주민을 고용하는 데 활용할 예정입니다.
세척장 업무는 지역 주민에게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자긍심을 고취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현장 근로자 정명아(제주시) 씨는 “평소 제주 도민으로서 환경 오염 뉴스를 보며 심각성을 많이 느꼈다”며, “그런 와중에 이렇게 뜻 깊은 일에 참여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다회용컵을 믿고 쓸 수 있도록 위생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죠. 근로자가 자부심을 갖고 위생을 챙기는 만큼 고객은 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행복커넥트는 앞으로 더 많은 지역 주민이 자부심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다회용컵 세척장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커피전문점이 ‘에코제주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합니다.
SK텔레콤을 비롯한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는 이번 프로젝트의 종착지를 제주에 한정하지 않는데요. ‘에코제주 프로젝트’가 제주도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더욱더 적극적인 노력을 펼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