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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 기고] ‘어떤 기술’보다 ‘어떻게 쓰이는 기술’…‘넷제로’에 진심인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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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스와 달리 검은색 외벽으로 감싼 SK그룹 부스. ⓒ이승우 기자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가 열린 1월 5~8일, 미국에선 한겨울치고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미국 북동부 온도가 영상 15도까지 올랐고, 동남부 지방의 기온은 26도까지 올랐다. 아이러니한 점은 지난달 이 지역들이 평소보다 훨씬 추운 혹한기를 보냈다는 사실이다. 탄소 배출로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서 만들어낸 이상 기후 현상이다. 기후 변화가 계속되면서 탄소 배출 저감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수많은 기업이 이를 위해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가 올해 CES 토픽 리스트에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새롭게 추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넷제로를 위한 기술 소개에 초점을 맞춘 SK그룹 전시

SK그룹은 올해 CES 2023에서 온전히 ‘넷 제로’(Net Zero, 탄소 순 배출량 0)를 위한 기술 소개에 초점을 맞췄다. 대부분 기업이 자신들의 신제품과 새로운 기술을 소개한 것과는 정반대로 ‘2030 넷제로를 위한 행동’을 주제로 SK주식회사,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E&S, SK에코플랜트, SK바이오팜, SKC 등 8개 기업이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전시관 전부를 할애했다. 탄소 배출 저감에 관심을 가진 기업이나 국가의 관계자들이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자연스럽게 SK그룹이 보유한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형태다.

SK그룹의 전시관은 CES의 메인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 홀에 1200㎡ 규모로 자리 잡고 있었다. 다른 전시관과 달리 안을 들여다보기 힘든 까만색 벽이 외관을 감싼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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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퓨처 마크’. 기후 변화로 수위가 상승해 유명한 랜드마크가 물에 잠기고 있는 미래를 나타냈다. ⓒ이승우 기자

출입구를 들어서면 ‘퓨처 마크’ 구역을 만날 수 있다. 어두운 복도가 길게 뻗어 있고, 벽면에는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스핑크스 등 전 세계의 랜드마크가 물에 잠기는 영상이 나온다. 바닥에도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물이 차오르는 영상이 나온다. 푹신한 재질의 바닥 덕분에 발목이 물에 잠기는 듯한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이 영상은 다름 아닌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를 맞은 2030년 미래의 모습이다. 막연했던 기후 변화가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약간의 불안감과 긴장감을 가진 채 복도를 통과하면 2030년 전 세계 탄소 배출량 1% 저감에 기여하겠다는 의지와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지금까지의 복도와는 대비되는 밝은 빛의 전시관에 들어서게 된다. 바로 ‘SK, 어라운드 에브리 코너’ 구역이다. SK그룹과 글로벌 파트너들의 탄소 감축을 위한 기술이 곳곳에 담겨있다는 의미다.

전시관 내부는 기업 별로 구분하지 않았다. 대신 △클린 모빌리티 △제로 카본 라이프스타일 △웨이스트 투 에너지 △에어 모빌리티 △그린 디지털 솔루션 △퓨처 에너지 등 6가지 주제로 각 기업이 가진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SKT의 에어 모빌리티 코너, UAM 체험하려는 관람객 발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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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체험 시뮬레이터. ⓒ이승우 기자

SK텔레콤은 에어 모빌리티 코너에서 도심항공교통(UAM)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 신재생 에너지 가상 발전소(Virtual Power Plant, VPP) 등을 선보였다. 실물 크기의 UAM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도 마련했다. 사피온 반도체가 UAM 기체 운항을 도와주고, 가상 발전소가 기체와 이착륙장(버티포트)에 전력을 공급하는 등의 기술을 소개했다.

전시장에 선보인 UAM은 전기로 구동하는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기반의 항공 이동 서비스다. SK텔레콤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UAM 기체 제조 분야의 글로벌 선도 업체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와 흡사한 모형을 만들었다.

체험 기기라는 특징 덕분에 가장 긴 줄이 이어진 곳이기도 했다.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에 탑승하면 가상현실(VR) 기기를 장착하고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준비를 마치면 부산역부터 동백섬까지 UAM을 타고 날아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 배경이 부산인 이유는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지원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영상 움직임에 맞춰 기체도 함께 움직여 “실제 UAM을 타면 이런 기분이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단순히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체를 타고 움직이는 동안 AI 비서가 예약한 렌터카를 확인해주고 호텔 체크인 대신 해주기도 한다. 기체 내에서 화상 회의를 하기도 하고 기분을 식히기 위해 새로운 음악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UAM에 알맞은 모빌리티 사용자경험(UX)에 대한 SK텔레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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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의 액화수소 드론. 세계 최장인 13시간 24분 연속 비행에 성공했다. ⓒ이승우 기자

UAM 시뮬레이터 옆에선 SK E&S가 개발한 액화수소 드론 모형도 볼 수 있다. 이 드론은 작년 2월 13시간 24분 연속 비행에 성공해 세계 최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이용한 기기의 26배 수준으로 구조, 물류, 수송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 코너에서 사피온과 VPP에 대한 설명도 볼 수 있었다. UAM 기체 운항을 돕는 사피온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하고, 작년 초 SK텔레콤, SK스퀘어, SK하이닉스가 800억원을 투자해 별도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 중인 시스템 반도체다.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한다.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연산 속도는 1.5배 빠르고, 전력 사용량은 80% 수준이다.

VPP는 개인이나 사업자가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활용해 생산하는 신재생 에너지를 플랫폼으로 연결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SK텔레콤은 AI를 활용해 생산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량과 고객 전력 수요를 예측·분석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포부다.

앞으로의 넷제로를 향한 SK그룹의 ‘진심’이 기대되는 CES 2023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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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와 벽면 그래픽을 통해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을 볼 수 있다. ⓒ이승우 기자

‘퓨처 에너지’ 코너에서는 탄소 감축 기술 개발과 전력 사용량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 추진과 관련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벽면 전체를 ‘심 시티’ 화면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키오스크에서 기술을 선택하면 관련 친환경 수소 생태계 구축, 차세대 소형모듈 원자로를 통한 무탄소 전력 수급 등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에 대한 화면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

‘제로 카본 라이프스타일’ 코너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스마트 유리 등 실생활에 밀접한 제품을 위주로 전시했다. 가운데 설치된 창문에는 SK주식회사가 투자한 할리오의 ‘스마트 글라스’를 적용했다. 햇빛이 실내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유리 색과 투명도가 조절되는 식이다. 빛과 열을 차단해 냉난방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 소비량을 일반 유리 대비 20%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CES 2023 혁신상을 받은 SK바이오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뇌졸중 환자의 발작 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다. 안경, 목걸이, 헤어밴드 방식으로 여러 차례 착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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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셀투팩인 ‘S-팩’과 S-팩이 적용된 차량 모형. ⓒ이승우 기자

‘그린 디지털 솔루션’에는 저전력, 고효율 반도체를 통해 데이터 처리 과정과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지만 게임을 통해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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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통해 저전력·고효율 반도체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 밖에도 올해 혁신상을 받은 SK온의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 NCM9플러스와 SK온의 셀투팩인 S-팩 등 SK그룹 계열사들이 가진 다양한 기술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모인 곳은 룰렛을 체험할 수 있는 ‘제로 아케이드’ 코너다. 관람객이 ‘휠 오브 액션’ 게임에 참여해 넷제로를 위한 8가지 실천 가운데 하나를 선정하면 룰렛을 돌려 나온 포인트만큼 SK그룹이 포인트를 1대 1로 매칭해 동남아 맹그로브숲 복원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경품도 받을 수 있어 룰렛 앞에도 긴 줄이 만들어졌다. 부스를 만드는 데 친환경 자재를 사용했지만, 자재를 나르기 위한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상쇄하기 위한 이벤트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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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이 룰렛을 돌려 나온 액수만큼 SK가 맹그로브숲 복원에 기부하는 ‘제로 아케이드’ 코너.

SK그룹이 이번 CES 2023을 통해 소개한 기술은 하나하나가 전문적이고 쉽지 않은 내용의 기술들이다. 그럼에도 ‘넷제로’라는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기술을 엮어 탄소를 줄이기 위해 어떤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SK그룹의 기술력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넷제로를 향한 SK그룹의 ‘진심’이 내년에는 또 어떤 방식으로 펼쳐질지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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