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6G Tech팀 오태석, 이경필, 정상민 님
대략 10년의 주기로 진화해 온 이동통신은 이제 5G를 넘어 6G 시대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다가올 6G는 통신 전 영역에 내재화된 AI를 바탕으로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지능형 네트워크로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6G와 AI가 결합된 네트워크는 어떤 모습일까? 전파방송 기술대상에서 4년 연속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룬 6G Tech팀의 이경필, 정상민, 오태석 님을 만나 6G와 AI가 함께 그리는 미래 통신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6G와 AI, 미래를 향한 두 개의 축
Q1. ‘6G Tech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이경필: 6G Tech팀은 이름 그대로 차세대 통신 기술인 6G의 상용화를 목표로 핵심 기술을 미리 발굴하고 개발하는 연구팀입니다. 연구 분야는 크게 ‘네트워크 AI’와 ‘6G 통신 기술’이라는 두 축으로 나뉩니다.

6G Tech팀 이경필 님
네트워크 AI는 통신망과 AI를 결합하는 연구로, AI를 활용해서 통신망 자체를 더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거나(AI for Network), 반대로 통신망이 AI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반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진화시키는(Network for AI)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두 번째 축인 6G 통신 기술의 근본적 발전은 새로운 주파수 대역 활용, 무선 자원 효율 향상 기술, 통신 전파를 사용한 센싱, 위성과 지상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위성통신 기술, 네트워크 보안 강화 등 폭넓은 연구를 포함합니다. 쉽게 말해, 미래 네트워크를 더 똑똑하게 만들고 차세대 통신 기술을 준비해 가는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2. 6G와 AI-RAN은 차세대 이동통신을 이끄는 주요 키워드입니다. 5G와 차별점이 무엇이며, 6G와 AI-RAN은 어떤 관계인가요?
A. 정상민: 6G는 5G의 다음 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저희 팀은 2030년경을 목표로 연구·개발·표준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6G를 단순히 속도만 빨라지는 통신을 넘어, 사람, 사물, 공간, 지능(AI)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미래 통신 체계’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AI-RAN은 무선 접속망(RAN)에 AI를 적용하는 차세대 무선망 기술입니다. 통신망이 전체 도로망이라면, 무선망은 우리 스마트폰이 직접 연결되는 도로라고 할 수 있죠. AI-RAN은 이 도로에 AI라는 지능을 더해 통신 품질을 높이고, 기지국이 통신 기능뿐만 아니라 AI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6G Tech팀 정상민 님
A. 오태석: 이동통신의 세대는 대략 10년을 주기로 진화해 왔습니다. 6G 역시 그 연장선에 있지만, AI가 통신의 전 영역에 접목되어 진화를 가속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현재는 6G와 AI-RAN 기술이 함께 발전하고 있으며, 6G 시대에는 이 두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AI 네이티브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AI-RAN의 세 가지 얼굴: For, And, On
AI for RAN: 통신망의 성능·품질·효율을 높이기 위해 AI를 ‘적용’하는 관점. AI가 무선 환경을 학습해 참조 신호 없이도 통신 가능하도록 하여 무선 자원 효율을 개선하는 기술이 대표적.
AI and RAN: 통신망에 컴퓨팅 파워를 더해 AI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관점.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네트워크 자체가 AI 연산을 수행하는 인프라로 진화.
AI on RAN: 무선망 위에서 AI 서비스를 실제로 ‘구동’하는 관점. 무선망을 활용해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망을 진화시키는 실증과 표준화가 핵심.
4년 연속 장관상, 혁신의 비결
Q3. SKT는 4년 연속 전파방송 기술대상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2025년에는 ‘참조 신호 없는 통신 기술’이 주목받았는데요. 어떤 기술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경필: 쉽게 말하면, 미리 약속한 기준 신호 없이도 데이터를 정확하게 전달해서 전송 효율을 향상시키는 기술입니다. 기존 시스템은 송신 측과 수신 측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무선 환경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참조 신호’라는 약속된 기준 신호를 계속 주고받아야 했어요. 데이터를 보낼 때 무선 환경을 지나가면서 어떤 영향을 받는지 모르잖아요.
데이터 중간중간에 참조 신호를 보내는데, 이 참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는 별도의 무선 전송 자원이 필요해요. 이 참조 신호를 보내는 자원만큼 데이터를 못 보내게 되는 거죠. 자원의 활용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번 수상 기술은 기존 시스템의 핵심 송·수신 신호 처리 과정을 AI로 대체한 것으로, AI가 무선 환경을 학습해서 참조 신호 없이도 데이터를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도록 했죠. 참조 신호를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했던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여 무선 자원을 온전히 데이터 전송을 위해 쓸 수 있게 되었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시스템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습니다.

SKT는 2025년 전파방송 기술대상에서 차세대 6G 이동통신을 위한 AI 기반 무선 송수신 기술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최우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전파방송 기술대상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사진 맨 오른쪽이 류탁기 SKT 네트워크기술담당)
“기존 이동통신 시스템과 이미지 프로세싱의 유사성에 착안했습니다. 통신 신호를 시간과 주파수 축의 2D 이미지로 보고, 비전 AI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AI 모델을 적용해 참조 신호 없이 통신하는 혁신을 이뤄냈습니다.” —이경필 님
Q4. 2024년 실험실 검증 후, 1년 만인 2025년에 실제 환경 검증에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빠른 성과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이경필: 기술력, 협력, 비전. 세 가지의 조화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단순히 학술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사업자 관점에서 실제 상용화 가능한 기술에 집중하여 선행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정답이 없는 영역에서 기준을 세우고 결과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NTT, NTT 도코모, 노키아 벨 연구소 등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혼자서는 오래 걸렸을 길을 더 빠르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통신과 AI의 결합”이라는 미래 방향성 아래 기술 진화 동향을 항상 예의주시하고 일관성 있는 연구를 지향하였기에 과감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죠.
Q5. 미래 방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필요한 기술을 예측하고 준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정상민: 미래를 정확히 예측했기보다는, 선구적인 자세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후보 기술들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기술을 끝까지 붙잡고 발전시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희는 수많은 미래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또다시 성과를 낼 것이라 믿습니다.
“후보가 될만한 기술들을 계속 추리고 추려서 ‘정말 의미 있다’ 싶은 것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다양한 기술들을 접하게 되고, 이들 중 일부가 어느 시점에는 마치 예측한 것 같은 성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6G 에서도 이런 기술들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상민 님
A. 오태석: 맞습니다. 미래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계속해서 탐색하고, 실증하고, ‘이거 정말 쓸모 있네’ 싶은 기술들을 추려내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것이 바로 저희가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방식입니다.

6G가 펼쳐낼 일상의 변화
Q6. 6G 시대가 되면 우리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일반 사용자가 체감할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요?
A. 오태석: 두 가지 큰 변화를 예상합니다. 첫째는 ‘단말의 다양화’입니다. 스마트폰을 넘어 XR 기기, 로봇, 자율주행차는 물론, 일반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다양한 기기들이 우리 통신망에 연결될 것입니다.
둘째는 ‘네트워크 속 AI 경험’입니다. 정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현재 앱 설치를 통해 경험하고 있는 AI 서비스의 많은 부분들이 미래에는 네트워크 자체가 제공하는 AI를 통해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화려한 청사진에 매몰되지 않고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A. 이경필: 6G는 현실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Q7. 최근 피지컬 AI(Physical AI)가 화두입니다. 6G 통신이 피지컬 AI 시대에 왜 중요한가요?
A. 정상민: 에이전트 AI, 피지컬 AI로 확장되면 대규모 데이터의 지속 사용, 더 높은 신뢰성과 초저지연이 필수예요. 챗봇의 실수는 해프닝으로 끝나지만,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에 활용될 피지컬 AI의 실수는 실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극도로 높은 ‘신뢰성’과 즉각적인 반응을 위한 ‘초저지연’ 통신이 필수적입니다. 6G는 바로 이러한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도록 설계되고 있습니다.

6G Tech팀 정상민 님
A. 오태석: 로봇·자율주행이 스스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망으로 AI 연산을 오프로딩오프로딩(연산 오프로딩): 로봇·자율주행 단말이 수행할 AI 연산을 엣지 서버로 전송해 처리하고 결과만 돌려받는 방식하면 배터리 효율 개선, 단말 가격 절감 등 장점이 커요. 그만큼 지연시간·신뢰도 등 통신 본원의 성능도 함께 개선돼야 하죠.

6G Tech팀 오태석 님
탐색·도전·학습, 6G Tech팀의 성장 DNA
Q8.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난관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이경필: 실험실에서 잘 동작하던 기술이 현실에서 예측과 다르게 동작할 때, 변수가 너무 많아 원인을 찾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무선 환경은 매시간 변하는 주변 지형지물과 간섭 등에 영향을 크게 받을 뿐 더러, 프로토타입 장비 기반 실증으로 초기 환경 구축이 까다로웠고, 시행착오가 많았는데요.
환경을 안정화하고 체계적으로 실험해 기술의 가치를 확인했을 때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확신도 들었고요. 향후 상용 장비에 적용되는 기능으로 들어갈 수준까지 고도화되면, 프로토타입 단계의 변수는 줄어들 거라 봅니다.
Q9. 6G Tech팀만의 특별한 연구 문화나 협업 방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정상민: 크게 세 가지는 소통을 잘하는 것, 상호 간에 학습을 잘하는 것, 그리고 공유를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 팀은 여러 배경의 전문가들이 많이 모여 있는 팀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기 분야가 아니더라도 계속 질문하고 배우는 소통 문화가 있어요.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증하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소규모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진행하며 아이디어를 나누는 공유 세션도 자주 갖는데, 이런 공유가 때로는 팀 전체의 방향성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A. 오태석: 맡은 업무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문화 같아요. 빠르게 탐색하고, 유연하게 배우는 것.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가기 위해 생긴 방식입니다.
A. 이경필: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도전 정신과 애자일리티(Agility)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배경이 다른 전문가들이 모여도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팀은 6G로의 여정에서 불확실성을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팀입니다. 많이 도전하고 굴하지 않으며, 결국 최적의 해답을 제시하겠습니다.” —오태석 님
6G Tech팀은 2026년에도 ‘AI 네이티브 네트워크’로의 진화를 목표로 연구의 깊이를 더해갈 계획이다.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해당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탐색하며 외연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GPU를 넘어 다양한 AI 칩(xPU)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상용화 시점에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도전을 계속한다.
“고객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새로운 경험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처럼, SKT 6G Tech팀의 혁신은 이미 시작되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서로의 지식을 나누는 공유의 문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6G 기술 리더십을 향한 항해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해당 글은 SKT 웹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