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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을 조형 삼아 자신의 우주를 그리는 ‘픽셀 김’ 김현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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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 꼬모, COMO, ESG

SK텔레콤은 예술가를 위한 ESG 경영의 일환으로, 사옥* 내 미디어 월(COMO)을 통해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달에는 김현우 작가가 함께한다. 디지털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픽셀(화소) 형태로 세상 모든 것을 조형화하는 작가다. 발달장애로 소통이 어려운 그는 자신의 경험을 픽셀에 담아 그리고, 이를 매개로 이야기를 꺼내왔다. 그래서 그의 픽셀은 하나의 화소이자, 삶과 사람에 대한 기억의 단위다. 작가가 응축한 기억들은 9월 한 달간 SKT 사옥에서 미디어 아트로 전시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을 추억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단절된 관계를 위로한다.

김현우 작가와 어머니 김성원 님을 만나 이번 전시와 작품 세계에 관해 자세히 들어봤다.

* 서울 을지로 T타워 및 대전 둔산사옥.

픽셀 회화, 미디어 아트를 만나 빛나는 픽셀이 되다

김현우 작가는 스스로를 픽셀 김(Pixel Kim)으로 부른다. 범상치 않은 예명답게 그는 경험한 일상과 삶을 픽셀 단위로 해체하고, 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조형화한다. 픽셀 하나하나에는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감정이 담겼다.

그중 하나가 <북서울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작가가 2016년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 ‘불확실한 학교’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만든 작품이다. 당시 작가는 워크숍 가는 게 즐거워, 집에 돌아오면 그날 만난 사람들을 픽셀로 그렸다. 완성된 작품을 가져가면 호응은 뜨거웠다. 작가는 그 반응에 행복했고, 그리고 또 그렸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그림이 모여 <북서울에서 만난 사람들> 시리즈가 완성됐다. 탄생 과정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작품을 이루는 픽셀 속에는 사람을 향한 작가의 애정과 그리움이 내재됐다.

SK T타워에 들어서면 미디어 아트로 재탄생한 <북서울에서 만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형형색색 반짝이는 픽셀은 특유의 리듬감으로 보는 재미를 더한다.

미디어 아트로 탄생한 김현우 작가의 픽셀 회화. 배경음악은 김현우 작가의 음표 기록을 모아 재구성.

이번 전시에서는 <농담하는 픽셀>, <어떻게 내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등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다. 하나하나가 김현우 작가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작가의 작품은 픽셀이 모여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픽셀은 수 없는 변주를 거듭하며 독특한 구조와 이미지로 진화한다. 여기에 감각적 색채는 시각적 리듬감을 더해준다. SKT 사옥에 방문한다면 이 작품들을 미디어 아트로 더더욱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다.

소통하고 싶어 그렸던 그림, 작품의 밑바탕 돼

자기 경험과 기억을 픽셀에 담아 추상적 형태로 재구성하는 기법. 김현우 작가만의 독특한 예술 기법은 그의 성장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어머니 김성원 님은 ‘기록과 그림’이 모든 작품 활동의 근간이었다고 말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그날 하루를 빼곡히 기록하는 문서 작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수학 공식을 비롯하여 음표 드로잉, 친구들과 선생님의 이름이 포함된다. 이는 작품 활동의 밑거름이 된 일종의 예술적 자산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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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가님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들었습니다.
김성원 님: 기록과 그림은 현우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어요. 현우는 어린 시절 의료 사고로 인한 반복된 수술과 입원으로 친구들과 소통할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말을 제대로 못 하니,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조용히 앉아서 보이는 대로 기록하고 그렸죠.

종합장에는 수없이 많은 네모를 그렸는데요. 네모 안에는 친구들 이름이나 번호를 채워 넣었어요. 아마도 어울려 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 친구들과 대화하는 상상을 하며 그림으로 표현했던 것 같아요. 이러한 선들은 점차 변형되고, 이름이 빠지고, 색칠이 더해졌는데요. 저는 초등학교 종합장에 그렸던 작은 네모들이 픽셀 회화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해요.

기록과 그림은 고등학교에 가서도 계속됐어요. 수학 시간에는 수학 공식을, 음악 시간에는 음표를, 생물 시간에는 미토콘드리아를 그리며 노트에 빼곡하게 기록했어요. 훗날 이 기록들은 수학 드로잉 등의 작품으로 이어졌어요.

Q.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김성원 님: 일반 고등학교 졸업 후 현우가 일할 만한 곳이 없었어요. 앞이 캄캄한 와중에 특별한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었어요. 미술 제도와 무관하게 그림, 기록을 지속하는 현우 같은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분들이었죠. 제가 노트를 들고 찾아갔고, 그분들을 만나며 현우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어요. 이후 2015년 첫 개인전을 열고, 2017년부터 잠실창작스튜디오(레지던스 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선정되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갔어요. 4년 동안 11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의미 있는 단체전도 참가했어요.

‘분 단위 알람’ 성실함과 엄격함은 작품 활동의 원동력

김현우 작가는 예술가로 데뷔한 이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0여 년간 응집된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쏟아냈다. 김현우 작가가 스스로 이름 붙인 ‘드로잉 폭발’ 작업을 보면 작품에 대한 작가의 정성과 열정을 짐작할 수 있다. 이는 거실 한 공간을 가득 채울 만큼 빽빽하게 픽셀 드로잉을 쏟아냈던 작업이다. 작은 체구에서 폭발하는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답은 철두철미한 작가의 성격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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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폭발적인 작품 활동의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김성원 님: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니, 성실함, 엄격함이라고 말해요. 현우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정해 놓은 작업을 성실하게 해내죠. 한창 픽셀 드로잉을 할 때는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종일 책상에 앉아 마카로 그림을 그렸어요.

현우는 규칙적으로 삶을 컨트롤하는 능력도 탁월해요. 먼저 아침에 눈을 뜨면 샤워를 하고 책상에 앉아요. 연필과 마카를 책상 위에 늘여 놓고,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말을 걸며 그림 그릴 준비를 마쳐요. 그러고는 글을 쓰고 낭독을 한 다음 픽셀 작업을 시작해요. 오후에는 페인팅 작업을 하는데, 이런 행동이 분 단위로 촘촘하게 알람 설정이 되어 있어요. 이렇게 본인이 정한 루틴을 엄격하게 지키고, 순간순간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 현우에게는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상이에요. 작품 활동의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Q. 회화뿐만 아니라 공간설치, 퍼포먼스 등 활동 분야도 다양합니다.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김성원 님: 현우는 호기심이 무척 강해요. 굳이 시키지 않아도, 완성된 그림을 어딘가 설치해 본다든지, 버려진 물건을 가지고도 여러 실험을 해봐요. 오후에는 페인팅을 마치고 산책을 하며 사진을 찍거나 음악을 틀고 춤을 추는데요. 일종의 퍼포먼스죠. 이런 행동들은 <제롬벨 갈라쇼>, <안은미의 1분 59초> 등 퍼포먼스 작품 참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했어요. 작업실 퍼포먼스는 혼자서 촬영하고 편집해서 아카이빙해 놓아요. 이런 모습을 보면 내면의 예술적 끼나,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엄청나구나 싶어요.

현우는 글도 즐겨 써요. 어린시절 병원과 집만 오갔던 현우는 모든 것을 글로 배웠죠. 많이 읽어서 그런지 글 쓰는 작업도 좋아해요. <농담하는 픽셀> 등 재치 있는 작품 제목도 직접 지은 거예요. 최근에는 온전히 자신의 글과 그림을 엮어 <나는 직관적인 노래를 잘 부릅니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어요.

“픽셀은 곧 사람에 대한 기억” 작품 보며 소중한 이 떠올리길 바라

호기심 많고 도전 정신 강한 김현우 작가. 이번엔 그가 SKT와 함께 미디어 아트 전시에 나선다. 어머니 김성원 님은 작가의 첫 미디어 아트 개인전이 작품 활동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더불어 어머님과 김현우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이 작품을 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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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SKT 미디어 아트전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전시 제의를 받고 느낀 점이 있다면?
김성원 님: 현우가 픽셀 회화를 하다 보니, 주변 작가님들에게 미디어 아트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현우 작업을 미디어화하여 진짜 픽셀로 표현하면 빛이 나겠다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죠. 여유도 없었고, 전공자가 아니기에 방법도 몰랐어요. 그 와중에 SKT에서 미디어 아트전을 제안한 거예요. 저와 현우는 물론 주변 작가님들이 더 기뻐해 주었어요.

Q. 작가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감상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김현우 작가님: (엄지척)
김성원 님: 실제로 와서 감상해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멋지게 완성되어 놀랐어요. 픽셀 하나하나 일렁이고 반짝이는 것을 보니 이렇게 작업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현우가 일일이 채색했던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죠. 미디어 아트의 경우 컬래버레이션 작업 등으로 잠깐 참여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제대로 구현한 개인전은 처음이거든요. 너무 감사하고, 현우 작품 활동에 있어 굉장히 큰 의미가 될 것 같아요.

Q. 전시를 오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현우 작가님: 제 그림을 보러 찾아오시면 제가 빨리 뛰어올게요!
김성원 님: 작품을 전시하고, 그림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게 현우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에요. 전시회에 도착했다는 지인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갔던 일화도 있어요. 아마도 그런 의미로 꺼낸 말 같아요.

저는 작품을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 내 주변 사람을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현우 작품에서 픽셀은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을 의미해요. 이 네모들은 친구들에 대한 관심과 기억을 바탕으로 탄생한 거니까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힘든 요즘인데요. 픽셀의 의미를 되새기며,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쌓여 형상화된 김현우 작가의 픽셀 미디어 아트. 작품은 SKT 사옥*뿐 아니라 V 컬러링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방문객 입장이 제한될 수 있음. 입장 제한 시 사옥 외벽 미디어 월에서 감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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