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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석의 코멘터리 ⑨] 넷 제로 달성, 이제 당장 기후 행동에 나서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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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부터 오는 11월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COP26(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라고 불리는 2021 유엔기후변화회의가 열립니다. 2015년 파리협정(COP21)에 따라 각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기 위해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5년마다 제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COP26는 파리협정 이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회의입니다.

우리나라 ’30년까지 ’18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 선언

우리나라도 파리협정 이행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월 1일 COP26 정상회의 기조 연설을 통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상향해 2018년 대비 40% 이상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NDC 기준 연도는 보통 온실가스 배출이 정점인 해로 잡습니다. EU가 지난 6월, 기존 EU 정책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55% 감축시키는 목표와 일치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입법 패키지(Fit for 55)를 내놓았습니다. EU의 55% 감축 기준 연도가 1990년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대응은 늦은 편이며, 40% 감축 목표는 일상적인 계획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각 기업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과학 기반 배출 감소 목표를 내걸고 기후 행동을 독려하는 기관인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에 가입한 기업이 11월 현재 이미 2,062개입니다. 여기에는 SK텔레콤을 포함 우리나라 기업도 9개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중 965개 기업은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억제시키기 위한 넷 제로(Net zero,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 넷 제로(Net Zero): 배출하는 탄소량과 감축하는 탄소량을 합한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

기후변화를 만들어내는 회사에서 기후변화를 막는 회사로, ‘외르스테드’

넷 제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 몇 가지 기업 사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덴마크 최대 에너지 회사인 ‘외르스테드(Ørsted)’입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가 2019년 9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전환을 달성한 글로벌 기업을 발표했는데, 넷플릭스, 아마존 등에 이어 7위에 선정된 기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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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르스테드는 대표적인 탄소 집약적인 에너지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2009년 재생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변모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에너지 생산 중 재생 에너지 비중이 15%이던 것을 2040년까지 85%로 늘려 모래시계 뒤집듯 돌려놓겠다는 원대한 목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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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핵심 역량을 그린 에너지 기술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고, 해상풍력 발전 등 그린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렸습니다. 그 결과 해상풍력 발전 원가를 2019년까지 66%나 낮춰, 석탄, 천연가스보다 효율적인 에너지로 만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석탄화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했습니다.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지 10년 만인 2019년에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85%로 늘림으로써, 외르스테드는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전환했습니다. 2019년 기준, 전 세계에 설치된 풍력발전의 23.4%, 신규 설치 기준으로도 19.7%를 차지했습니다.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해상풍력 발전 회사가 되었습니다. 순이익도 1.1조 원을 달성할 정도로 사회·환경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모두 이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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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르스테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9년에 탈(脫) 탄소화 여정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또 새로운 기후 목표를 채택했습니다. 먼저, 2025년까지 Scope 1~2*에서 탄소중립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외르스테드는 kWh 당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2025년까지 98% 줄이고, 나머지 2%에 대해서는 인증된 탄소 제거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나아가 Scope 3* 역시 2040년까지 넷 제로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 Scope 1(직접 배출원): 기업이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물리적 장치나 공정에서 바로 대기에 배출되는 온실가스
Scope 2(간접 배출원): 기업이 구매하여 사용하는 전기 생산 중에 발생하는 온실가스
Scope 3(간접 배출원): 기업이 소유하거나 관리하지 않는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로, 구매한 상품 및 서비스, 폐기물 처리, 운송 및 유통, 투자, 임대자산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온실가스

외르스테드가 발생시키고 있는 온실가스의 약 95%는 Scope 3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1.5℃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62~68년까지 온실가스 넷 제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보다도 20년 앞선 목표로 매우 도전적인 비전입니다.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통해 기후변화를 만들어내는 회사에서 기후변화를 막는 회사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을 외르스테드 사례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차 한 잔에 필요한 물만큼만 끓이자” 캠페인으로 넷 제로 추구, 허브차 기업 ‘푸카’

넷 제로 추구는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해나가야만 합니다. 규모가 조금 작은 기업으로 유기농 허브차를 생산하는 ‘푸카(Pukka)’ 사례도 소개합니다. 푸카는 2017년과 2019년에 “작물에서 컵으로(Crop to Cup)”라는 슬로건 아래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추적하여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2030년까지 Scope 1~3을 포함하여 매출이 늘더라도 온실가스 발생 총량을 46% 감소시키고, 나머지를 상쇄하여 넷 제로를 달성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2019년 측정 결과에 의하면, 푸카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중 39%가 ‘끓는 주전자’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017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5억 컵 이상의 푸카 차가 끓여졌는데,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필요한 양의 2배의 물을 끓이고 있었습니다. 이에 푸카는 사회적기업인 도네이션(DoNation)과 협력하여 차 한 잔에 필요한 물만큼만 끓이기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두 잔의 물을 끓이는 것은 TV를 30분 켜놓은 것과 같은 양이고, 세 잔의 물을 끓이는 것은 컴퓨터를 5시간 켜 놓은 것과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식으로 알기 쉽게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줄이기 위한 계획도 실행했습니다. 공급망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저탄소 농업 관행, 되살림 농업을 지원했습니다. 공급업체들까지도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하고, 회사 내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도 펼쳤습니다. 푸카는 규모가 작은 기업도 가치 사슬 전반을 추적하여 넷 제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 탄소 배출 감축 목표량 중 1%(2억 t)를 기여하는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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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도 넷 제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최태원 회장은 “오는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 t)의 1% 정도인 2억 t의 탄소를 SK그룹이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도전적인 목표치를 제시했습니다.

2035년 전후로 SK의 누적 배출량과 감축량이 상쇄되는 ‘탄소발자국 제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공정 효율 개선, 재생 에너지 구매, 전기차 배터리 및 수소 등 친환경 신사업 투자, 공급망을 통한 감축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통신 인프라는 확대될수록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게 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99% 이상이 전력 사용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이에 SK텔레콤은 통신 인프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RE100(Renewable Energy 100)* 계획에 의거 2050년까지 재생 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것 등을 통해 넷 제로 달성 계획을 세웠습니다.
* RE100: 기업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캠페인

2050년 안에 넷 제로를 달성하는 목표가 가능하겠는가 하는 것은 제대로 된 질문이 아닙니다. 각 조직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는 것을 넘어,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야 합니다. ‘그레타 툰베리’는 가디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래는 여전히 우리 손에 달려 있지만 시간은 너무도 빨리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후 위기의 현실을 직면하고 우리의 방식을 바꿔야 하며, 이는 도망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넷 제로는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기업의 규모를 가리지 않고 추구해야 하는 긴급한 과제입니다. 우리 사회가 주저하는 사이 ‘1.5℃ 목표’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 닫힐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이든, 가치 사슬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이든 당장 기후 행동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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