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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칼럼] MBTI부터 AI 맞춤 추천까지… 개인 분석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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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테크 칼럼>은 사회 이슈를 ICT 관점에서 살펴보고, 트렌드를 전망하는 전문가 칼럼 시리즈입니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통신 및 인프라, UAM 등 분야별 ICT 인사이트를 <빅테크 칼럼>에서 확인하세요.

* 필자의 견해는 SK텔레콤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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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MBTI 인기는 해외에서 뉴스 토픽이 될 정도다. 어떤 기업은 취업용으로 MBTI를 제출하라고 해 구설에 올랐다. 취업용 MBTI라니, 여하 간의 이유로 차별이 이뤄진 셈이니 고용정책기본법에 반할 소지가 있겠다. 지난 대선에서는 후보자들의 MBTI가 선거운동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바야흐로 전국적인 MBTI 과몰입 상태다.

MBTI로 폭발한 패턴 분석 문화… 인공지능이 바통 잇나

MBTI는 이미 100년 전에 출판된 융의 저서를 기본으로 심리학자가 아닌 이들이 완성한 유서 깊은 진단 테스트. 하지만 그 과학적인 신빙성에는 대개의 심리학자는 절레절레, 포춘쿠키 이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비판할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뀔 수도 있을 법한 문항들로 검사하니 객관성과 신뢰성 결여 의혹은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인기 있는 MBTI를 각종 서비스에 영합하려는 상업주의가 뒤엉켜 상황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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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과학자들이 싫어하는 MBTI라지만, 한국만큼은 아니라도 여전히 세계적으로 MBTI는 건재하다. 스탠퍼드 대학 등 다양한 연구진은 MBTI 회의주의자들이 보란 듯이 인공지능으로 MBTI를 판별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투고한 내용 등 어떤 식으로 글을 쓰는지만 보고도 MBTI 유형을 딥러닝을 활용해 판별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이런, 다들 내심 MBTI를 좋아하고 있던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복잡다단하고 모호한 불확실성을 한통쳐서 범주에 몰아넣어 구분해 이해하고 싶어 하는 본성이 우리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심리 분석 또한 그 대표적 대상 중 하나다. 그것이 아무리 혈액형 성격설 같은 것이라도, 심지어 점성술이나 사주 수준이라도, 모두 사뭇 진지하다. 기업에서도 여전히 심심풀이 삼아서 하는 듯하면서도, 내심 MBTI 분석이 사회성 척도 같은 것을 나타낸다고 믿는 것처럼 말이다.

MBTI 이외에 기업에서 활용되는 스트렝스 파인더 등 일련의 활동처럼 패턴을 파악해 카테고리화하는 일에는 효용이 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자각하고, 그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자신의 스타일을 발견하는 일은 건설적인 조직 강화를 할 수 있게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이 패턴 분석 문화는 지금 새로운 전개를 맞이하려 하고 있다. 패턴 분석이란, 인공지능의 취향 분석과도 잘 맞기 때문이다.

취향 소비 시대를 이끄는 인공지능 개인화 추천

내 취향을 누가 인정해 줄 때 신이 난다. MBTI의 인기 또한 어쩌면 그러한 취향을 주장하는 일이 당연해지고 있다는 신호일지 모른다. 취향의 경계를 떳떳하게 구분 짓고 드러내는 일에 익숙한 이들이 “난 원래 이래요, 뭐 어때서요?”라며 자신의 취향을 먼저 개시(開示)하는 용기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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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유형의 알고리즘 딥러닝 플랫폼을 통해 장르별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웨이브(wavve)

모든 기업의 경쟁 전략은 결국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해 그 입맛에 맞는 제품을 투입하는 것이다. 주먹구구라도 앙케트 등의 조사를 통해 호감도를 선별해 제품에 반영하는 노력이 마케팅이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 세분화라고 해도 ‘쌍문동 사는 30대 여성’ 같은 식의 마케팅 분류로 몰아넣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대인의 가치관은 극단적으로 분화 중이다. 성별이나 연령과 같은 재래식 속성 카테고리로는 의미 있는 구매 경향을 분석하기가 아무래도 힘들 수밖에 없다. 다수의 인생이 비슷한 길을 걸었고 그랬기에 비슷한 수요를 양산하던 고도성장기와는 달리 30대 여성이라고 해도 그 입장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점점 넓어지는 소비자 다양성은 기업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개인화와 추천은 디지털 비즈니스의 결정적인 차별화 요소로 기대받는다. 그리고 지금은 큐레이션, 인공지능 자동화 등으로 취향 발견을 돕거나 취향을 산출해 내는 기술이 등장하며 마이크로 개인화, 초개인화라는 트렌드를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유행도 결국은 소비자 각각의 최적 취향을 도출해 내기 위한 데이터를 어떻게 구할지의 문제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취향은 민감한 개인정보다. 광고가 나를 따라다니는 듯한, 우리가 늘 느끼곤 하는 꺼림칙한 느낌. 언제든 거부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취향 분석이 소비자로서의 경험을 실질적으로 향상해 준다거나, 같은 취향을 지닌 이들이 함께 모여 감성을 나누고 자신감을 가지게 연대할 수 있도록 한다면 새로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마케팅을 넘어선 충성도 높은 브랜드로 정착하게 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 개인화 추천이 MBTI처럼 여겨진다면…

유통 기업 중에는 제품마다 지닌 각각의 가치 지향점을 별도 데이터 포인트로 태깅하기 시작한 곳이 있다. ‘이건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사는 것일 거야’, ‘어쩌면 이 제품은 환경에 공헌한 듯한 느낌일 거야’ 등등처럼 지갑을 여는 순간 소비자 마음을 예측해 값을 부여한다.

그리고 소비자마다 그 소비자가 선호하는 가치를 극대화해 줄 수 있는 제안을 한다. 유사품 추천과는 다른 의미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겠다.

예컨대 ‘나는 가격에 민감하고, 개성을 살리고 기후 과제와 같은 사회적 공익에 도움이 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처럼 카테고리화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마치 MBTI 카테고리처럼 유형을 나눠 ‘깐깐한 이상주의자’와 같은 그럴듯한 이름을 살짝 붙여줄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유형을 위해 제안된 내용에 “맞아, 맞아!”라며 납득할 수 있다면, 내 취향에 대한 논리적 설명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소비자의 선호는 복잡하다. 이처럼 비선형으로 서로 얽힌 모델에 적합한 ‘베이지안 네트워크’ 등 전통적인 통계적 접근법은 물론 근래에는 ‘딥러닝’까지 추가하기 위한 궁리가 기호(嗜好) 분석 현장에서 한창 시도되고 있다.

소비자 인터뷰의 상식은 소비자에게 스스로에 대한 분석을 시키지 않는 것에 있다. 소비자는 상품 기획이 원하는 형태의 답을 주지 않는다. 제품으로부터 어떤 감정을 얻기 위해 구매를 감행하는지, 소비자로서의 우리 자신은 잘 설명할 줄 모른다. 무의식중에 한 선택, 또는 차마 말로 옮기기 힘든 욕망이란 것이 있다. 뭔가에 끌리는 느낌과 제품의 효용을 평가하는 사고, 그리고 구매를 실제로 수행하는 행동 사이에는 넘어야 할 벽이 있다. 하지만 구매 행동, 소셜미디어 발언과 같이 구체적인 사건을 파악해 그 행동을 관통하는 취향을 도출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 취향을 마치 MBTI가 그랬듯 상징적 속성으로 인지하도록 북돋고 떳떳하게 주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행동 추적 후 관련 제품 추천’이라는 비밀스럽고 일방적인 개인화 마케팅과는 달리 모두가 즐겁게 취향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도 있겠다. 마케팅 입안과 제품 기획에 있어 달콤한 전개가 지금 인공지능 덕에 펼쳐지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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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서비스 곳곳에 AI 분석… 고객 취향 잘아는 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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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는 AI 기술을 자사 및 SK ICT 패밀리사 서비스에 도입, 취향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웨이브(wavve)는 키워드와 검색 기반 학습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이 흥미를 가질 만한 영상 콘텐츠를 추천한다. 플로(FLO)는 청취 데이터를 분석하여 취향 기반의 노래를 알려준다. T우주는 이용 데이터, 유사 고객군 사용 패턴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상품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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