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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칼럼] 5G 시대, 네트워크는 왜 가상화를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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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견해는 SK텔레콤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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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시장은 5G의 상용화를 넘어 6G의 표준안을 세우며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통신망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꾸준히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들을 더해가면서 미래 산업의 요구 사항들을 반영하는 중이다. 최근 통신 기술의 방향성에서 바로 이 ‘쉼 없는 진화’는 놓칠 수 없는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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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5G 기지국 점검 모습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동통신 서비스는 대표적인 설비 사업으로 꼽혀 왔다. 막대한 양의 기지국이 설치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기지국 장비는 모두 독립적으로 움직여서 이용자들의 기기와 통신하고, 그 데이터를 중앙의 네트워크로 주고받는 일들을 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 개발 중인 기지국은 형태가 조금 다르다. 무선으로 통신을 주고 받는 안테나 부분 외의 데이터 처리 설비들은 가상화를 통해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자원을 효과적으로 나누어 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 변화가 결국 하드웨어, 설비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기지국 효율 높여주는 네트워크 가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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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연구원들이 5G 가상화 기지국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모습.

기지국 가상화 관련 기술들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많은 트래픽을 유연하게 처리하면서도 새로운 서비스를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리고 이는 통신 서비스의 품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애초 IT 업계에 ‘가상화’라는 개념이 등장한 가장 큰 이유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다.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운영하는 데이터 센터들은 각각의 물리 서버들이 대부분의 상황에서 본래 성능의 절반도 쓰이지 않다가, 예측하지 못했던 순간에 한계치를 뛰어넘는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들을 자주 겪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의 모든 서버를 커다란 하나의 컴퓨터로 묶고, 이를 다시 가상의 컴퓨터로 나누어 쓰는 일들을 해 왔다. 이것이 최근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가능하게 하는 가상화의 출발점이다.

통신망을 이루는 기지국 설비 또한 마찬가지다. 트래픽은 언제 어떻게 늘어날지 알 수 없다. 폭우처럼 갑자기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유명 아이돌 가수가 대규모 공연을 열어 사람이 몰리는 일도 벌어진다. 이때 기지국 설비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기지국이 더 유연하게 데이터를 처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통신망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역시 가상화에 있다.

5G, 서비스 중심의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바라보다

5G가 이전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차별을 두는 부분은 ‘서비스’에 있다. 이전까지는 통신 속도와 수용량, 그리고 이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커버리지 확보가 통신망의 궁극적인 목표였다면 5세대 이후의 이동통신은 실시간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가 어떤 환경에서든 매끄럽게 이어지는 데에 그 방향성이 있다. 자율주행부터 UAM, 스마트 팩토리 등이 앞으로의 통신 네트워크와 늘 함께 언급되는 것도 통신 환경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이 네트워크에 물리는 단말기에만 기능이 더해지는 것은 아니다. 5G 네트워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진화를 거듭해 가고 있다. 통신 관련 기술은 늘 요구 사항이 많지만 그 설비가 전국 단위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

네트워크를 만든 이후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4세대 이동통신망의 이름인 LTE는 Long Term Evolution을 줄인 말이다. 오래도록 진화하는 네트워크라는 의미로, 네트워크의 최종 완성 단계까지 다시 여러 단계의 세대를 넘기며 진화해 왔다. 그 사이에 주파수 대역폭을 여러 개 묶어서 쓸 수 있는 캐리어 애그리게이션이나 VoLTE 등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기능들이 더해지면서 LTE는 이름처럼 점점 더 좋은 네트워크로 진화해 왔다.

소프트웨어와 개방형 표준으로 다양한 도전 기회 확보

5G는 더 적극적인 진화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기지국 가상화는 기지국이 새로운 기능을 품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전까지는 통신사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기능을 갖춘 장비를 새로 설비해야 했다. 전국 수 만 대의 기지국에 모두 이 설비를 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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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Radio Unit, 무선신호처리부): 이동통신 단말과 송·수신하며 무선 신호를 처리
* DU(Distributed Unit, 분산 장치): 기지국의 디지털 신호를 처리해 무선 디지털 신호를 암호화
* CU(Centralized Unit, 중앙 장치): 현장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모아 기지국 전체 트래픽을 최적화

가상화된 기지국은 하드웨어 대신에 소프트웨어로 새로운 기능을 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이 적을 뿐 아니라 설비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그저 소프트웨어를 전체 기지국에 배포하기만 하면 곧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설비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실험하고, 실패에 대한 부담도 적다. 다양한 시도와 실패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급변하는 통신 시장에서 더 과감하게 시도하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들을 빠르고 확실하게 읽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로도 통한다.

이 가상화되는 기지국을 vRAN, 가상 무선 접속망이라고 부르는데 최근에는 이 기지국의 장비가 표준화되는 흐름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이전까지는 한 가지 주파수 환경에 맞춰서 통신 장비가 통일됐고, 지역에 따라서 2~3개 제조사를 나누어 쓰는 정도였다. 하지만 LTE의 도입 이후 통신사가 쓰는 주파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비용과 기술, 기능에 따라 다양한 제조사의 장비가 함께 쓰이는 환경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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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들도 독점의 형태보다는 통신사들이 새로운 주파수가 열리면 또 하나의 기회가 생겨나기 때문에 기존 장비와 안정적으로 연결되는 환경을 만들기 시작했다. *3GPP를 비롯한 통신사들의 통신 서비스 규격은 이미 정해져 있고, 많은 부분이 소프트웨어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를 표준화하면 통신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수도 있다. 그 과정이 바로 개방형 무선접속망 ‘O-RAN’이다.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무선 통신 관련 국제 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창설된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

SKT도 개방형 기지국 관련 글로벌 연합체인 O-RAN 얼라이언스와 5G포럼 프론트홀 워킹그룹에 참여하고, O-RAN 기반 개방형 5G 기지국 표준안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반영하면서 시스템의 장벽을 줄여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서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 기업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직접 통신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가상화 기반의 네트워크 고도화, 미래 통신 환경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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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T는 베어메탈 기반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코어망을 상용화했다. 이미 통신망은 다양한 가상화를 끌어안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갖추어져 있다. 네트워크 장비의 많은 부분이 소프트웨어로 대체되면서 기지국 설비에는 범용 서버가 따라 붙어서 데이터를 처리한다. 여기에 최근 안정적인 자원 확보를 할 수 있어서 인기를 얻고 있는 ‘베어메탈’을 도입한 것이 바로 베어메탈 기반 클라우드 네이티브 코어망이다.

가상화의 이점은 모두 갖고 있으면서도 하드웨어와 클라우드의 가상 자원의 운영체제 환경을 따로 나누지 않아 시스템이 훨씬 단순하고 가볍게 작동한다. 트래픽 처리 효율은 이전 망 설비보다 50%까지 높아졌고 망 관리와 복구 등에 대한 안정성도 높아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베어메탈 기반 클라우드 네트워크는 더 많은 서비스들을 소프트웨어로 적용하는 데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당장 5G는 스탠드얼론 방식의 차세대 네트워크를 비롯해 초고속 밀리미터웨이브 등 통신망의 진화 뿐 아니라 엣지 컴퓨팅, 사물인터넷, 산업용 실시간 보안 네트워크 등 통신망과 기기,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소프트웨어를 받아들일 채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5G의 기반 기술들은 6세대 이동통신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고 있다.

5G를 비롯한 다음 세대의 통신망은 이제 단순히 파일을 얼마나 빠르게 내려받고, 고해상도 영화를 스트리밍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지능형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연 없이 빠르고 긴밀하게 세상을 연결해 네트워크 위에서 더 많은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앞으로의 네트워크의 역할이다. 그리고 기지국 가상화로 그 기반은 더욱 단단하게 갖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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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SKT,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 기술로 6G 인프라로의 진화 선도

 

 

SK텔레콤은 ‘베어메탈 기반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을 이용한 새로운 코어망을 상용화하고, 기존 물리 기반 코어 대비 트래픽 처리 효율을 최대 50%까지 향상시켰다. 이 방식은 엔지니어가 물리적으로 장비를 관리하는 방식 대비 통신망에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하는 속도와 서비스 안정성을 크게 높여준다. 베어메탈 기반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 코어망은 향후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 스마트팩토리 등의 B2B 솔루션 구축에 폭 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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