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서 가장 노화가 빠른 기관은 눈입니다. 눈은 평균적으로 50세 전후부터 빠르게 노화하며 기능을 잃기 시작합니다. 국내에 등록된 시각장애인 인구 25만 3,000명 중 50대 이상의 비중은 81.3%이며, 후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가지게 된 중도 시각장애인은 92.4%에 달합니다.
지난 2018년 소셜벤처 투아트(Tuat)가 출시하고 2021년 SK텔레콤이 음성 AI ‘누구(NUGU)’를 더한 ‘설리번플러스’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AI 기반 시각보조 서비스입니다. 시각장애인의 눈 역할을 대신하는 설리번플러스는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기능을 더하면서 많은 시각장애인에게 필수 앱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설리번플러스가 세상에 나온 지 5년, SKT와 투아트는 설리번플러스의 문서인식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 특화 서비스 ‘설리번A’를 선보였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업무의 영역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설리번A의 주요 기능, 설리번플러스와의 차이점을 살펴봤습니다.
설리번A란? 비즈니스 환경에 특화된 시각보조 서비스
설리번플러스가 사물 속 텍스트를 인식해 전체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모습
문서 작업에 특화된 설리번A를 개발하기 위해 SKT와 의견을 나누는 투아트 조수원 대표
설리번플러스는 국내 유일의 AI 기반 시각보조 서비스입니다. 시각장애인이 사물이나 인물, 풍경 등에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AI가 화면 속 이미지를 인식하고 음성으로 이를 묘사하는 식으로 작동합니다. “33살 남성이 웃고 있습니다”, “흰색 강아지가 앉아있습니다”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묘사해주기도 하고, 사물이나 문서에 표기된 텍스트를 인식해 읽어주기도 합니다.
설리번플러스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집니다. 지하철 노선표나 식음료의 유통기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긴 분량의 문서 속 텍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는 방식의 설리번플러스를 업무에 활용하기는 다소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영수증이나 명함 등 다양한 문서를 확인해야 하는 시각장애인 근로자들은 설리번플러스의 텍스트 인식 관련 기능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SKT와 투아트는 이러한 사용자 요구를 파악하고, 시각장애인들이 일상뿐 아니라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인 설리번A를 공동개발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문서를 통해 업무를 할 때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의 문서를 사전에 학습했습니다.
문서 요약, 단어 찾기부터 명함 속 연락처로 메일 발송까지
설리번A의 텍스트 요약 읽기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우편물에 적혀있는 주소 정보를 설리번A로 인식하는 모습
설리번A는 시각장애인이 문서를 다룰 때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앱입니다. 설리번A에 탑재된 AI는 문서 종류를 빠르게 파악하고, 각 문서의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하거나 특정 단어를 검색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명함을 인식하는 기능도 더욱 똑똑해졌습니다. 회사명과 연락처 등 명함에 표기된 내용 중 필요한 정보만 확인할 수도 있고, 연락처로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수도 있습니다. 명함을 저장해두는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영수증을 인식해 요약 정보, 품목 정보, 금액 등 필요한 정보만을 선별해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습니다. 이 기능들은 모두 음성 대화형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장애에 구애 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근무하는 시각장애인 많아지길”
설리번A의 문서 인식 기능을 체험하는 김현주 님의 모습
시각장애인 교사 김현주 님이 설리번A에게 명함의 필요 정보를 요청하는 모습
시각장애인 교사 김현주 님은 대구광명학교의 시각장애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설리번플러스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설리번플러스로 문서 업무를 할 때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문서 내의 텍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는 방식으로 인해 문서 전체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김현주 님이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은 설리번A에서 개선됐습니다. 키워드 찾기, 문서 요약 기능을 활용하면 더 이상 필요한 문장을 찾거나 내용을 요약하기 위해 텍스트 전체를 읽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설리번A를 체험한 김현주 님은 “시각장애인들이 지금보다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지금은 사무직에서 근무하는 시각장애인이 많지 않지만, 설리번A의 도움을 받아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원하는 곳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설리번A는 시각장애인 및 저시력자 접근성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내년 1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2023 CES(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를 앞두고 ‘CES 혁신상(CES Innovation Awards)’을 수상했습니다.
SKT는 투아트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설리번A의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앞으로도 폭 넓은 분야에 AI 기술을 활용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배리어프리 AI(Barrier Free AI)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