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AI는 가정폭력, 스토킹 등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다. SKT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심케어 서비스를 위해, 지난 5월 경기북부경찰청과 <인공지능 기반 누구 비즈콜(NUGU bizcall)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SKT가 제공한 누구 비즈콜 AI를 범죄 피해자에 대한 안전조치 안내 및 모니터링에 활용하고 있다. SKT의 혁신적인 AI가 범죄 피해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살펴봤다.
지속적 대응 필요한 관계성 범죄, AI가 모니터링한다
2022년 12월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치안 전망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드0 신고* 건수가 큰 증가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를 최근의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 범죄 신고 증가에 따른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코드0 신고 : 최단 시간 출동을 요구하는 경찰의 출동 최고 수준 단계
교제폭력이나 가정폭력, 스토킹 범죄 등은 신고 이후 피해자 보호가 매우 중요한 범죄 유형이다. 가족 또는 연인이라는 유대감을 악용해 피해자가 범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관계성 범죄’에 해당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동일한 범죄에 노출될 우려도 높다. 때문에 피해자에게 필요한 제도적 조치 안내,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에 SKT는 지난 5월 경기북부경찰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범죄 피해자에 보호대책 및 안전조치 안내, 담당 경찰관 및 상담사와 피해자를 연결할 수 있도록 누구 비즈콜을 제공하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SKT가 제공한 누구 비즈콜 AI를 ‘폴-케어콜(Pol-carecall)’ AI 모니터링 시스템에 활용한다. 폴-케어콜의 AI는 가정폭력, 스토킹 범죄 피해자에 전화를 발신해 ▲본인 확인 ▲신변 안전여부 확인 ▲최근 폭력 및 위협이 될 만한 상황 발생 여부 ▲안전조치 안내 및 신청 여부 ▲전담 경찰관 통화 필요 여부 ▲추가 요청사항 등을 묻는다. 통화가 종료된 이후에는 AI가 피해자의 답변 및 범죄 유형에 따라 통화 내용을 자동 분류해 담당 경찰관에게 인계한다. 담당 경찰관은 답변 내용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주거지 순찰강화, 임시숙소 제공, 위치추적장치 대여 등의 안전조치를 신속하게 제공한다.
경기북부경찰청의 신수안 경위는 “가정폭력 ∙ 스토킹 범죄는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한 범죄 유형으로, 사람과 폴-케어콜 AI의 이중 모니터링은 해당 범죄 유형의 피해자와 통화에서 놓치는 부분이 없게끔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추석 연휴 가정폭력 피해자에 안전 확인한 폴-케어콜
경찰에 따르면 매년 추석연휴 기간은 가정폭력 등 범죄 신고 건수가 급증하는 시기다. 지난 5년간(2018~2022)의 추석 연휴 기간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평상시 대비 48%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9월 추석연휴 기간에 걸쳐 가정폭력 범죄 피해자를 대상으로 안부 및 필요한 조치를 묻는 전화를 발신했다.
폴-케어콜 AI가 지난 9월 11일부터 10월 11일까지 피해자 대상 전화를 발신한 결과, 관내 13개 경찰서의 학대예방경찰관로부터 과중한 전화 업무를 경감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추석 연휴 기간에는 898건을 발신해 약 50%의 수신율을 기록했다. 전화를 수신한 피해자들도 폴-케어콜 AI와의 통화 경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미니 인터뷰 | 신수안 경위 경기북부경찰청 경무정장기획과 정장기획계
Q. S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기존에는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등의 범죄 피해자에게 학대 예방 경찰관들이 직접 전화를 발신해왔는데, 많은 양의 사후 모니터링으로 반복되는 전화 업무를 줄이고, 다른 일에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고민 중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SKT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누구 비즈콜을 경찰 치안서비스에 도입하게 됐다. 폴-케어콜은 작년 경기고양경찰서 시범운영을 거쳤으며, 올해부터 경기북부경찰청과 SKT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9월부터 실질적으로 발신을 시작했다.
Q. 현재까지 폴-케어콜을 통해 전화를 발신한 건수는 얼마나 되나?
A. 지난 9월 발신 당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1,182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발신을 했다. 이 가운데 추석 연휴간 898명에게 피해자 안부 전수 확인 및 안내를 위한 전화를 발신했다. 추석 전수 발신 건은 437명의 수신자가 전화를 받았으며, 71.9%이라는 유의미한 통화 완료율을 기록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실시하면 수신율과 통화 완료율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Q. 폴-케어콜에 대한 일선 경찰관들의 반응은 어떤가?
A. 기존에 해당 업무를 수행하던 학대예방 경찰관들은 “AI와 사람의 꼼꼼한 이중모니터링으로 이전보다 업무 부담이 감소되었다”며 반응이 좋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외국어 버전도 도입했으면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Q. 폴-케어콜 도입으로 인해 체감하는 변화가 있는지?
A. 112 신고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나, 현장의 인력에 한계가 있어 어려움에 처할 때가 많다. 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AI 기술이 발전한다면, 경찰도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치안서비스로 많은 피해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전화 발신 결과 피해자들이 AI와의 통화임에도 ‘너무 감사하다’, ‘고맙다’는 표현을 남기는 분들이 많았다. 폴-케어콜이 피해자분들도 만족하시는 서비스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치안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A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업무협약 외에도 SKT는 회사의 AI 기술을 활용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계속 기여할 계획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SKT와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피해자 보호대책 안내 외에도 교통 안전, 민원 안내 등 시민과의 소통이 필요한 다양한 영역에 SKT의 AI를 활용해 협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