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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올바른 언어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고객언어연구팀 인터뷰

A.X 요약
A.X 요약은 SK텔레콤의 A.X로 요약 후, 편집한 내용입니다.
SK텔레콤이 2018년 고객과의 소통을 개선하기 위해 설립한 '고객언어연구팀'은 고객 중심으로 고객 언어를 개선하고 사회적 감수성을 반영한 소통 방식을 개발하여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다. 김연희 님과 곽승표 님은 '고객 중심 언어'를 구현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같은 말을 하더라도 더 쉽고 기분 좋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쉽고 올바른 언어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고객언어연구팀 인터뷰

SK텔레콤은 고객과 소통하는 고객 언어를 개선하기 위해 ‘고객언어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언어연구팀은 고객 중심으로 고객 언어를 개선하고 사회적 감수성을 반영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개발하며, 이를 통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다. 한글날을 맞아 고객언어연구팀의 김연희 님, 곽승표 님을 만나, 팀의 역할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고객들, 외래어보다 순우리말을 더 정확하게 이해해… 최선의 고객 언어 위해 항상 고민 중”

Q. 고객언어연구팀에 대해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곽승표 님: 고객언어연구팀은 고객이 접하는 모든 메시지를 검토, 개선하고 있어요. 입사한 지 2년 차라, 선배님들 뒤를 따라다니며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A. 김연희 님: SK텔레콤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모든 메시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관리하는 팀입니다. 고객 조사와 사용성 테스트 등을 통해 메시지 작성 가이드를 만들고, 이 가이드에 따라 에이닷, T 우주 등 다양한 서비스의 메시지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가끔 짬을 내서 고객 커뮤니케이션 관련 구성원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고, 장애인 고객의 서비스 접근성 개선을 위해 발로 뛰기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Q. SKT가 고객 언어를 연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곽승표 님: 시대가 발전하며 고객이 기업을 적극적인 자세로 판단하는 것 같아요. “이 기업은 이런 걸 잘하네?”, “여기는 이게 불편해서 난 별로야”와 같은 태도 말이죠. 기업을 가장 처음 접할 때 광고나 앱, 웹, 문자 등 어떤 형태로든 메시지를 보게 되잖아요? 따라서 고객 언어에 대한 중요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졌어요. 이동통신사는 서비스도 매우 많고, 문자도 많이 보내고, 고객과 접하는 순간이 정말 많아요. 반면에 엄청나게 긴 약관부터 통신 용어(예를 들면 약정, 회선, 결합상품 등)까지, 이동통신사의 메시지는 여전히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이러한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고객언어연구팀이 2018년 만들어졌습니다.

A. 김연희 님: 다른 기업에도 저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조직이 있습니다. 주로 통신사와 금융사에서 가장 먼저 ‘고객의 언어’를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아마 대상 고객의 범위가 넓은 데다가, 다루는 상품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겠죠. 어렵고 복잡한 상품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려면, 이런 역할을 하는 조직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쉽고 올바른 언어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고객언어연구팀 인터뷰

Q.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사회적 감수성을 고객 언어에 반영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계신가요?
A. 곽승표 님: 아무래도 이슈에 더 민감해하는 것 같아요. SNS를 할 때도 예전에는 쉽게 넘겼던 이슈들을 지금은 더 깊게 살펴보곤 하죠. 친구들끼리 대화를 나눌 때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부터 공감이 되고, 이해가 돼야 언어에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A. 김연희 님: 저는 지극히 관심이 없었던 ‘남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아동, 성 소수자 등 ‘남’이라고 생각하는 집단에 대한 공감 능력이 곧 사회적 감수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10년 전의 저에게 누군가 ‘너는 곧 장애인 전문 언론을 스스로 찾아보는 사람이 될 거야’라고 말해줬다면 믿지 않았을걸요?

Q. 기존의 통신 용어를 고객 언어로 개선하는 작업 과정에서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A. 곽승표 님: 사실 저는 ‘이월, 선납, 일할 과금’ 등의 한자 용어가 더 쉽고 직관적이거든요. 그래서 처음엔 ‘굳이 바꿔야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부모님께 여쭤보니까 저희 팀에서 바꾼 용어(다음 달로 넘김, 미리 냄, 사용한 날만큼 요금 청구)가 더 쉽고 이해가 잘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많이 느꼈어요. 나에게는 익숙하지만, 많은 고객은 다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이 메시지가 최선의 메시지일까? 더 쉽고, 짧고, 더 맞고, 옳은 메시지는 없을까?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고객언어연구팀 업무를 하시면서 ‘우리 말’에 대해 새롭게 느끼는 부분도 많을 것 같아요.
A. 곽승표 님: 조사 결과, 고객들은 외래어보다 순우리말로 쓰인 언어를 더 쉽고 정확하게 인식해요. 그래서 저희도 최대한 한글을 쓰려고 노력해요. 이런 측면 말고도, 한글은 그 자체로 너무 예쁘지 않나요? 업무 특성상 글을 참 많이 보게 되는데, 가끔씩 한글이 참 예쁘고 정교하다는 생각을 해요.

A. 김연희 님: 영어를 우리말로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표현을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QoS(Quality of Service), 네트워크 품질 관리를 위해 통신 트래픽을 측정하고 제어하는데 쓰이는 지표예요. 제가 고객언어연구팀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을 땐 공공연히 ‘QoS’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어요. ‘최대 –Mbps 속도로 계속 사용’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됐거든요. 훨씬 이해하기 쉽지 않나요? 영어로 된 용어를 그대로 쓰지 않고, 이렇게 우리말로 바꿔 쓰는 사례가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Q. 고객 언어 개선에 대한 고객의 긍정적 반응 중 소개해주고 싶으신 내용이 있다면?
A. 김연희 님: 통신사 가입 해지 이후 안내 문자를 받아본 적이 있으실 거예요. 남은 요금이 얼마이고, 위약금은 얼마인지 등을 안내해주는 문자요. 저는 고객과의 이별도 좀 더 아름다웠으면 했어요. 통신사는 아무리 짧아도 2년 이상 이용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2년 동안 함께한 사이잖아요. 그래서 해지 문자에 ‘고객님과 함께한 000일 동안 행복했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추가했어요. 얼마 뒤 모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그 문자를 언급한 게시글을 봤어요. SKT를 해지했는데, 마지막에 감동을 준다고요. 감동받고 떠나셨으니, 언젠간 다시 돌아오시지 않을까요?

“고객이 한 번에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고객 중심 언어”

쉽고 올바른 언어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고객언어연구팀 인터뷰

Q. 고객언어연구팀에서 가장 많이 하고 계신 업무, 그리고 진행 중이신 프로젝트의 내용도 궁금합니다.
A. 곽승표 님: 기본 업무는 검토 및 수정입니다. 사내의 모든 고객 대상 메시지가 ‘고객 커뮤니케이션 포털’이라는 하나의 시스템에 모이고, 저희 팀의 수정을 거쳐서 고객에게 도달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T 멤버십, T 우주, T 다이렉트샵 등 회사의 다양한 서비스가 앱, 웹, 문자 메시지, 우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고객에게 도달하는데, 그 과정에 작성되는 모든 메시지를 검토합니다.

두 번째는 고객언어연구팀만의 독창적 프로젝트들입니다. 주로 ‘어떻게 하면 고객이 저희의 메시지를 잘 받아들일지’를 고민합니다. 장애인, 시니어, 어린이, MZ세대 등 타깃별로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한 세부 타깃 메시지를 개발해요. 브랜드 인식 강화를 위해 T와 B 브랜드 둘의 톤앤 매너를 맞추는 작업도 하고요, AI를 활용해서 기획자와 마케터분들이 더 쉽게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2019년과 2022년에는 한글날을 기념해서 ‘사람 잡는 글쓰기’라는 가이드 북을 발간했어요. 전 구성원이 알아야 하는 글쓰기 대원칙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죠. 올해는 조금 더 고도화된 언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UX Writing 가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고객과의 더 나은 소통을 위한 거잖아요. 구성원들도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 사내 구성원 교육도 하고 있어요. 올해는 저도 신입사원 교육을 했었는데요. 1년 전만 해도 교육을 듣던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교육을 하고 있어 감회가 아주 새로웠어요.

Q. SKT는 이동통신사 최초로 어린이 가입 고객 대상 환영(Welcome) 메시지를 도입했습니다. 그 계기는 무엇일까요?
A. 곽승표 님: 수없이 휴대폰을 바꿔도, 매번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잖아요? 그때 의문이 생겼어요. 어린이들도 휴대폰이 생기면 자랑하고 싶을 텐데, 왜 개통 당사자인 어린이가 아니라 법정 대리인에게 환영(Welcome) 메시지가 갈까? 어떤 경험이든 첫 인상이 중요한데, 어린이 고객을 더욱 축하해줘야 하지 않을까? 당장 저만 해도, 어릴 적 처음 휴대폰이 생겼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듯이 기뻤거든요.

그래서 어린이 대상 고객 조사를 진행했어요. 예상대로 어린이들도 휴대폰 개통을 기대하고, 자랑하고 싶어 하더라구요. 문장, 단어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심층 인터뷰와 A/B 테스트 등을 진행했어요. 조금 더 깊이 들어가니 어린이도 연령대 별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다르더라구요. 그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빅 키즈’와 ‘리틀 키즈’로 구분해서 끝없이 분석했어요. 이렇게까지 아이들을 세심하게 케어하는 기업은 처음이라며 부모님들께서 많이 놀라셨어요. 이렇게 설레는 감정을 문자 메시지에 담아낸 것이 어린이 고객 대상 환영(Welcome) 메시지입니다. 반응을 살핀 결과 부모님도, 아이들도 모두 다 좋아했어요. 그 두근거림을 전달할 수 있어 너무 행복했어요.

쉽고 올바른 언어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고객언어연구팀 인터뷰

Q. 장애인 고객을 위한 멤버십 바코드 대체 텍스트이미지를 설명하는 텍스트. 시각장애인은 대체 텍스트를 소리로 듣고 이미지를 인식한다. 도입 역시 고객언어연구팀의 프로젝트라고 들었어요.
A. 김연희 님: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 님이 “한 통신사를 10년 이상 이용했지만 한 번도 멤버십 혜택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이유는 멤버십 앱에서 바코드를 켤 수가 없어서. 그 말에 충격을 받아서 멤버십 바코드에 대체 텍스트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도입 후에 원샷한솔님이 기뻐하신 것은 물론이고, 유튜브 영상을 보신 많은 분들이 응원 댓글을 달아 주셨더라고요. 시각장애인 고객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는데, 비장애인 고객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조금 느리지만 옳은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Q. 고객 언어와 AI기술의 접목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곽승표 님: 시각장애인 고객을 위한 대체 텍스트 도입 이후, 더욱 다양한 서비스에 대체 텍스트를 도입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T 다이렉트샵의 상품 상세페이지에 대체 텍스트를 도입했는데요. 이미지 업로드 즉시 자체 개발 AI 모델이 대체 텍스트를 작성해 줘요. 신제품이 출시되면 최대한 빨리 대체 텍스트를 작성해야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AI 기술의 활용도가 아주 높다고 생각해요.

쉽고 올바른 언어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고객언어연구팀 인터뷰

A. 김연희 님: 저희 팀에서 만든 ‘사람 잡는 글쓰기’ 가이드북 제목처럼, 글쓰기가 정말 사람 잡는 일이거든요. 사람을 좀 덜 잡기 위해서,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생성형 AI를 활용해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는 프롬프트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품 이름과 요금, 혜택만 입력하면 SK텔레콤의 고객 언어 원칙에 맞는 마케팅 문자(MMS)를 AI가 작성해 주는 거예요.

Q. ‘고객을 위한 올바른 언어’, ‘고객 중심의 언어’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A. 곽승표 님: ‘두 번 읽지 않는 언어’라고 생각해요. 어려워서 이해가 안 되든, 의미가 잘못 전달되었든,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했든 여러 번 읽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고객이 한 번에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고객 중심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A. 김연희 님: 이동통신 서비스는 말 그대로 남녀노소 모두가 이용하는 서비스잖아요. T 월드 처럼 남녀노소 다양한 고객이 이용하는 서비스의 메시지를 작성할 때, 가장 큰 목표는 ‘8살이 읽어도, 80살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입니다. 자연스럽게 외래어나 한자어보다는 우리말 위주로 간결하게 쓰게 되죠. 나이, 성별, 직업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말이 고객 중심 언어라고 생각해요.

쉽고 올바른 언어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고객언어연구팀 인터뷰

Q. 고객언어연구팀이 앞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A. 곽승표 님: 다른 회사에도 저희와 비슷한 일을 하는 조직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결국 저희가 하는 일이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한 거니까요. 저도 SK텔레콤 구성원이기 이전에 한 명의 고객이잖아요. 타사 서비스를 사용할 때 가끔 “더 쉽고 짧게 개선하면 고객 경험이 훨씬 좋아질 텐데…”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그러기 위해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A. 김연희 님: 같은 말을 해도 예쁘게 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 팀이 되는 게 목표예요. 결국 같은 말인데 희한하게 SK텔레콤이 하는 말은 더 쉽고, 기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고객언어연구팀은 단순한 언어 개선을 넘어, 고객 중심의 언어를 구현하여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언어연구팀은 쉽고 올바른 언어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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