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9년, SK나이츠는 초등학교 6학년의 한 유소년 선수를 연고 선수로 지명했다. 같은 해 KBL 유소년 농구대회 초등 고학년부에서 SK나이츠 U-12팀의 우승을 이끈 에디 다니엘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한국과 영국 혼혈의 에디 다니엘은 초등학교 때 이미 181cm라는 체격 조건을 갖췄고, 뛰어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골밑에서의 역량을 뽐냈다. 원래부터 SK나이츠의 팬이었던 그는 유소년 연고 선수로 지명 받고 “잠을 잘 때도 SK나이츠를 우승시키는 꿈을 꾼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난해 5월, 마침내 다니엘은 꿈에 그리던 SK나이츠의 유니폼을 입고프로에 데뷔했다. 이로써 다니엘은 KBL 최초의 연고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선수가 됐다. 입단 이후 에디 다니엘은 D리그 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익히고, 1군 경기 출전시간도 늘려가며 코트 위에서 존재감을 조금씩 드러냈다.
그리고 지난 13일(vs 원주 DB프로미)과 16일(vs 창원LG세이커스) 2경기 연속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되었고, 18일 열린 KBL 올스타전에서는 1대1 콘테스트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며 현재 KBL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로 떠올랐다.
용인 양지체육관에서 그를 만나 프로 무대에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변화, 그리고 남은 시즌을 향한 각오를 물어봤다.
유소년 연고 지명, 그리고 프로 직행이라는 선택

지난 2019년 SK나이츠의 빅맨 캠프에 참가한 에디 다니엘의 모습.
에디 다니엘 선수는 초등학생 때부터 남들보다 키가 큰 아이였다. 딱히 운동에 관심이 있지는 않았지만, 큰 키 때문에 주변에서 운동을 권유 받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야구를 해봤고, 이후에는 축구도 도전해 봤다. 농구 입문 계기 역시 축구부 테스트를 보러 갔다가 농구부 코치의 눈에 띄면서였다. 하지만 농구를 해본 뒤, 축구나 야구와는 다른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축구를 할 때는 골키퍼, 야구는 야수 포지션을 맡았던 탓에 경기 흐름에 계속 관여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루했지만, 농구는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며 계속 뛰어다녀야 한다는 것이 좋았다고.
“처음 농구에 입문했을 때는 농구가 다른 종목과 달리 서서 대기하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게 좋았어요. 득점도 많이 나오고, 하이라이트 장면이 많다는 점도 재미있었습니다.”
농구를 시작한 것과 같은 해인 2019년, 다니엘은 또래보다 신체조건이 뛰어난 점에서 주목을 받아 SK나이츠의 유소년 연고 선수로 지명됐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그는 아직 농구에 대해 잘 알지도, 스스로를 준비된 선수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시기였다. 그는 “농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던 때였어서 감사하면서도 놀랐었다”고 말했다.

SK나이츠 유소년팀에서의 에디 다니엘(왼쪽) / 용산고 농구부 시절의 에디 다니엘(오른쪽).
이후부터 그는 더 농구에 집중했다. 농구에 매력을 느끼며 ‘SK나이츠 프로 입단’이라는 목표를 갖게 됐고, 또래보다 출발이 늦은 부분을 메꾸기 위해 매일 새벽 훈련과 주말 개인 훈련을 했다. 그는 “관심을 받고 있는 점 때문에 책임감을 느꼈고,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갖게 됐다”며, 유소년 연고 선수 지명이 부담감이 아닌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그런 훈련의 결과는 성과로 나타났다. 그는 2022년과 2023년 FIBA U-16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 연달아 승선하고, 2024년에도 FIBA U-18 아시아컵 대표팀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꾸준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던 그에게 2025년은 중요한 시기였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다니엘은 대학 농구 무대에서도 주목하는 ‘대어’였다. 하지만 그는 대학 진학이 아닌 프로팀 직행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대학을 가더라도,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는 프로팀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렇게 그는 KBL 최초의 연고 지명 프로 선수로 SK나이츠에 합류하게 됐다.
올스타전 1:1 콘테스트 초대 챔피언… ‘실사판 강백호’ 별명 넘어 ‘팀 레전드’를 목표로


SK나이츠에 합류한 뒤 에디 다니엘 선수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입단 초반에는 D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고, 지난 12월 20일에는 1군 경기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이후에도 출전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투입되면서 KBL에서의 경험을 체득하고 있다. 물론 모든 경기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지난 11일에 있었던 경기(vs 서울 삼성 썬더스)에 대해 “체력적인 부담과 잦은 실수가 아쉬웠다”며, 경기 이후 걱정이 많아졌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선배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원래 잘 하니까 괜찮다”, “마음 편하게, 자신을 갖고 해라”는 격려를 해주고 있다. 그는 입단 후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주문으로 “실수해도 신경 쓰지 말고 자신 있게 하라”는 말을 꼽았다.

이번 시즌 SK나이츠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에디 다니엘 선수의 모습. (사진 : SK나이츠 제공)

이번 시즌 SK나이츠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에디 다니엘 선수의 모습. (사진 : SK나이츠 제공)
그런 선배들의 격려 덕분일까, 다니엘 선수는 점차 자신감이 붙으면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 경기(vs 원주 DB 프로미)에서는 16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직후인 15일 경기(vs 창원 LG 세이커스)에서도 10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선배들의 조언을 따라 마음가짐을 다잡은 결과물이다.

지난 19일 진행된 KBL 올스타전 1대1 콘테스트에서 에디 다니엘 선수의 모습 (사진 : SK나이츠 제공)

에디 다니엘 선수는 이날 1대1 콘테스트 초대 챔피언이 됐다. (사진 : SK나이츠 제공)
끌어올린 자신감은 지난 19일 올스타전 1대1 콘테스트에서도 드러났다. 올해로 처음 열린 이 콘테스트에서 다니엘 선수는 슈퍼루키 다운 활력을 선보이며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팬들에게 저를 더 보여주고 각인시킬 수 있는 자리여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다니엘 선수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 각종 농구 관련 커뮤니티에서 다니엘 관련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타구단 팬들로부터 ‘연고지명 선수가 1순위 지명선수 못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는 부러움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상대 선수를 잘 막았다고 느낄 때 자신감이 올라가요. 그렇게 수비에 자신이 생기면, 공격도 자신있게 할 수 있어서 수비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멘탈적인 부분만 성장 중인 것은 아니다. 그는 프로 선수가 된 만큼 농구에 임하는 태도나 생각들이 좀 더 성숙해지고 있다. 지난 경기들을 돌아보며 슈팅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매일 하루 500개 이상의 슛을 쏘고 있다.
남은 시즌에 대해서는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목표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순위 경쟁 중이라 형들을 잘 도와서 정규 리그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SK 나이츠의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팬들에게 각오를 전했다. 에디 다니엘의 꿈은 SK나이츠의 팀 레전드, 그리고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것이다.

최근 SK나이츠의 경기에서 에디 다니엘은 괴물 같은 운동신경, 경기마다 달라지는 성장 속도를 선보였다. 팬들은 자연스레 ‘실사판 강백호’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그의 출장 시간을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별명에 대해 그는 “슬램덩크에 나오는 강백호는 초보자인데 재능이 좋은 선수로 묘사된다”면서, “강백호라는 별명도 좋기는 하지만, 작품 속 최고의 에이스인 서태웅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나이츠는 유소년 연고선수 지명 외에도 매년 나이키와 함께 빅맨 캠프를 진행하고, 유소년농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유망주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에디 다니엘 선수를 이어 계속해서 농구 유망주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발굴할 계획이다.
팀 동료가 본 에디 다니엘의 모습 – SK나이츠 주장 최부경 선수
에디 다니엘 선수의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젊은 에너지가 팀에 큰 힘이 됩니다. 다니엘이 들어오면 코트가 가득 차는 느낌이 들어요. 마치 ‘어딜 가도 다니엘이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활동량이 좋고, 에너지가 넘치죠. 그게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선배들에게 항상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와주고 배우려는 자세가 갖춰져 있어요. 팀의 고참으로서 경기적 요소 등에 대해 조언을 해줄 때가 있는데, 받아들이는 태도가 좋습니다. 늘 모두 흡수하려는 듯한 진중한 태도들을 보고 저도 어린 선수에게 배우게 됩니다.
에디 다니엘 선수는 장차 SK나이츠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선수라고 생각하고, 지금 같은 밝은 모습으로 팀의 미래가 되어줬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