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일하는 풍경이 다시 한번 빠르게 바뀌고 있다. 보고서를 정리하고,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됐지만, 여전히 많은 경우 AI는 ‘물어보면 답해주는 도구’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최근 이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AI가 단순히 답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업무의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완성된 AI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어로 지시하거나 기능을 조합해 자신만의 업무용 AI를 직접 설계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기업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질문에 답하던 챗봇에서 스스로 실행하고 점검하는 에이전트로
최근 AI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흐름은 단연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AI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도구를 넘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단계를 나누고 실행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AI가 사용자의 프롬프트에 반응하는 ‘챗봇’에 가까웠다면, 에이전틱 AI는 목표를 부여받았을 때 필요한 절차를 계획하고, 적절한 도구를 활용하며, 결과까지 점검하는 ‘실행형 시스템’에 가깝다. 단순히 성능이 좋은 거대 언어 모델을 넘어, 추론 능력과 다양한 도구 사용을 결합해 실제 업무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갖췄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러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Agentic Workflow)는 크게 네 가지 요소로 설명된다.

에이전틱 워크플로우 4가지 요소 도식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AI 기업들의 경쟁 구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Anthropic)을 중심으로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며, AI는 점점 더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오픈AI는 2025년 1월, 웹을 직접 탐색하고 클릭·입력·스크롤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트 오퍼레이터(Agent Operator)’를 공개하며, AI가 디지털 환경에서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해당 기능은 ChatGPT 내 ‘에이전트’ 경험으로 확장되며, 단순한 대화형 AI를 넘어 실행형 AI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앤트로픽 역시 최신 클로드(Claude) 모델을 통해 코딩 및 컴퓨터 사용, 에이전트 기반 작업 수행 역량을 강화하며, AI가 보다 복합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에이전틱 AI에 주목하는 이유

GTC 2026 키노트 연사, 엔비디아 CEO 젠슨 황 (출처: NVIDIA)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에이전틱 AI를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경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스튜디오(Copilot Studio)’와 ‘에이전트 빌더(Agent Builder)’를 기반으로, 조직이 자사 데이터와 워크플로우에 맞는 맞춤형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IDIA) CEO 또한 최근 열린 GTC 2026에서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ChatGPT의 등장과 같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의 초점은 더 강력한 모델을 만드는 데서 나아가, AI를 얼마나 쉽게 실무에 연결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는 실제 업무 방식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다음 주 마케팅 캠페인을 준비해줘”라고 지시하면, AI가 타깃 고객을 분석하고, 콘텐츠 초안을 작성하고, 이후 성과를 정리하는 등 여러 단계를 이어 수행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역할은 반복적인 업무를 직접 처리하기보다, AI가 수행한 결과를 검토하고 판단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에이전틱 AI가 노코드(No-code)프로그래밍 언어를 직접 작성하지 않고, 블록 조합이나 시각적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앱·자동화 기능·AI 환경과 결합하면서, 실무자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업무용 AI까지 직접 설계할 수 있게 됐다.
SKT, 전 구성원의 AI 에이전트 직접 설계 본격화
이러한 흐름 속에서 SK텔레콤은 기업 문화와 업무 방식에 전면적인 AI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SKT는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 AX(AI Transformation)”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전 구성원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업무 혁신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비개발 직군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코딩 지식 없이도 특화 AI를 만들 수 있는 사내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SKT가 구축한 맞춤형 AI 생성 플랫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 SKT가 만든 맞춤형 AI 생성 플랫폼
① 에이닷 비즈: 정보 검색, 일정 관리, 회의록 작성 등 일상적인 업무를 지원하는 범용 AI 에이전트
② 폴라리스: 마케팅 및 데이터 추출에 특화되어, 자연어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플랫폼
③ 플레이그라운드: 네트워크 데이터 분석과 코딩을 지원해 기술 영역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환경
구성원들은 에이닷 비즈, 폴라리스, 플레이그라운드 등을 활용해 필요한 기능을 조합하고,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AI 에이전트를 만들어낸다. 하향식으로 주어지는 획일화된 시스템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실무자가 직접 해결 방식을 설계하는 구조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것이 바로 SKT가 지향하는 ‘1인 1 AI 에이전트’다.
“AI 전환은 화려한 기술이 아닌, 각자의 업무 현장에서 문제를 가장 잘 아는 구성원들의 작은 개선에서 시작됩니다. ‘우문현답(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자세로 SKT만의 AX 플라이휠을 돌리겠습니다.” — 정재헌 SK텔레콤 CEO
구호가 아닌 현장의 변화, 실제 적용 사례들

SKT 구성원들이 ‘AI 프런티어’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에 적용할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교육 현장
SKT의 ‘1인 1 AI 에이전트’ 선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변화가 구호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업무의 작은 불편을 바꾸는 데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SKT는 2024년부터 사내 AI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 ‘AI 프런티어’를 운영해 왔으며, 2025년에는 294명의 프런티어가 200개 이상의 업무 적용 솔루션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사례들의 대표적인 예가 ‘보안 코딩 검증 자동화’다. 실무자가 직접 설계한 이 AI는 코드를 리뷰하며 오류를 미리 찾아내고, 수정 방향까지 제안한다. 반복적이지만 놓치기 쉬운 검수 업무를 줄이며, 연간 약 3천 시간, 30% 수준의 업무 절감 효과를 냈다. 나아가 지난 2월부터 진행된 ‘AX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에는 약 180건의 아이디어가 모였고, 이 가운데 핵심 프로젝트는 패스트트랙으로 선정되어 올해 3분기 내 상용화와 전사 확산을 목표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SKT 구성원이 ‘AXMS’를 통해 업무 현장에 적용할 AI 과제를 구체화하고 있는 모습
이런 흐름이 일회성 시도로 끝나지 않도록 SKT는 ‘AXMS(AX Management System)’도 함께 가동하고 있다. 개인이 제안한 아이디어와 실행 과정, 피드백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이를 사내 지식 자산으로 축적하는 체계다. 누군가의 업무 개선 경험이 다른 조직의 힌트가 되고, 하나의 실험이 전사의 역량으로 번져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인프라부터 문화까지, SKT가 완성하는 AX 전환
코딩을 몰라도 누구나 자신의 업무에 맞는 AI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기업의 경쟁력은 이제 ‘얼마나 많은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구성원이 AI를 실무에 맞게 활용하고 혁신으로 연결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SKT는 AI 데이터센터(AI DC)와 같은 강력한 인프라부터,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A.X K1’, 그리고 에이닷과 에이닷 비즈로 이어지는 서비스까지 ‘풀스택(Full Stack) AI’ 경쟁력을 완성했다. 그 기반 위에서 ‘1인 1 AI 에이전트’ 비전은 일하는 문화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지향점을 담고 있다. SKT만의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구성원 모두가 AX 혁신의 주체가 되는 미래를 만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