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결국 핵심은 ‘고객’이었습니다. 주저앉지 않고 다시 고객에게 다가가 흘린 땀 한 방울 한 방울이 서서히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정재헌 SK텔레콤 CEO가 21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취임 6개월 타운홀 미팅을 열고, 전 구성원 앞에서 ‘고객 중심’ 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 CEO는 이날 자리에서 전사적 위기 수습 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그간 성과를 공유하는 한편, 미래 성장을 위한 통신·AI 사업의 변화 추진 방향과 새로운 기업문화 제도를 소개했다.
독파모 2단계 진출부터 2년 차 구성원의 AX 사례까지 격려



이번 정 CEO의 타운홀 미팅 발표 주제는 ‘변화의 여정’이었다. 그는 준비한 장표 곳곳에 ‘변화’라는 단어를 채워 넣었다. 실제 지난 수개월간 SKT는 고객을 업(業)의 본질로 두고,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는 변화를 통해 단단한 회사를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전국 방방곡곡의 고객을 직접 찾아가며 신뢰 회복에 힘쓰고, 본원적 경쟁력을 키워온 통신 영역에서는 가입자 순증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AI 사업 영역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의 규모 확대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2단계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정 CEO가 강조해 온 AI 기반 업무 혁신(AX)도 결실을 봤다. 대표적 예가 AI 기반 장애 통합 감시시스템인 ‘스파이더(SPIDER)’다. 현장 구성원 66명이 200개 이상의 시스템을 엮어 스파이더를 구축해 장애 예측 및 대응력을 높였고, 실제 고장률은 53%, 정비 시간은 8% 줄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아울러 정 CEO는 2년 차 주니어 구성원이 이틀 만에 개발한 ‘글로벌 일일동향’으로 동료의 시간/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했으며, ‘누구나 AX를 할 수 있다’는 변화의 믿음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미래 먹거리는 모두 AI로 통해 … AI DC 사업 규모 확장 · AI B2B 공략 강조


정 CEO는 “단기간에 기업의 흥망성쇠가 갈리는 파괴적 혁신 시대에,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더욱 단단한 기업 구조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미래 먹거리와 성장의 핵심은 모두 AI로 통한다고 강조했다.
통신 사업에서는 AI에 최적화된 통합전산시스템과 같은 중장기 프로젝트를 위한 기획/개발 역량을 키우고, 현재의 디지털 경쟁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는 투 트랙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AI에 대한 기업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AI 인프라·모델·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 ‘풀스택(Full-Stack)’ 사업자로서의 역량과 그간 축적해 온 엔터프라이즈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B2B(기업간 거래)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전사 B2B 역량을 결집한 엔터프라이즈 TF를 CEO 직속 조직으로 신설하고 유무선 B2B 경쟁력 강화와 공공/국방 AI B2B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TF장은 한명진 MNO CIC장이 겸직한다.
AI DC 사업에서는 SK그룹 멤버사 및 글로벌 파트너와 역량을 합쳐 더 과감하고 압도적인 규모 확장을 예고했다. AI DC 사업의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AI CIC 내 AI DC 사업본부(정석근 AI CIC장 겸임), AI DC 개발본부(하민용 본부장) 등 영역별 담당 조직을 신설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몸에 맞는 새로운 옷이 필요하듯, 정CEO는 기업문화 제도의 개편 방향도 밝혔다.
SKT는 현재 A·B밴드로 나뉜 2단계 구성원 직급 체계를 구성원들이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기 실무자(GL1), 핵심기여자(GL2), 리더/리더후보군(GL3)으로 세분화한 ‘성장 레벨(Growth Level)’ 제도를 도입한다. 아울러 조직 관리자가 아니더라도 탁월한 직무 전문성을 갖춘 ‘직무 전문가 트랙’을 신설하여 전문가들이 인정받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십년지계, 이십년지계를 위해 성장 사업을 선정하고, 조직 피봇팅, HR제도 변화를 추진하게 됐습니다. 당장은 손에 잡히는 성과가 더딜 수 있고, AX 전환으로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지만 이를 극복했을 때 돌아올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실행해 갑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SKT의 여정은 이제 막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새로운 성장 사업과 변화를 기반으로 도약해 갈 SKT의 미래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