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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서진석의 코멘터리 ③] ESG 시대, 사회적 가치와 연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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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의 뉴 패러다임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ESG.
앞서 기업 생존의 필수 요소로 이야기되는 ESG에 있어서 지표의 중요성,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의 개념 차이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조금 큰 맥락에서 ESG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가야 할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의 개념과 함께 살펴볼까 합니다.

사회적 가치 부상이 던지는 세 가지 화두

SK는 2018년을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뉴 SK의 원년으로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매년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발표하고 있습니다.[관련 글 보러가기] 정부도 2018년에 ‘사회적 가치 중심 정부’를 선언하는 등 사회적 가치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 사회적, 환경적 가치 모두를 포괄한 개념

사회적 가치의 부상은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던졌습니다. 첫째는 ‘PR의 시대’가 저물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기업들은 얼마를 기부했고, 얼마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스토리를 만들어냈는지 얘기해왔습니다. 그러나 실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냈는지’ 입니다.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것보다 제품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더욱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사회공헌을 넘어 비즈니스 자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공감대 확산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매출액의 평균 0.15%를 사회공헌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사회공헌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비즈니스와 연계하여 창출할 사회적 가치를 살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에서 사회공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1%를 넘기 힘듭니다.

* 2018 사회공헌 백서(한국사회복지협의회·대한상공회의소)

셋째는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제기한 것입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비영리단체 기빙왓위캔(GivingWhatWeCan)에서는 기부금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사업을 하는 단체 100곳을 추려 이산화탄소(CO2) 1톤을 줄이는데 가장 비용 효율성이 높은 단체를 선별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쿨어스(Cool Earth)라는 단체가 가장 효율적이었습니다. 이 단체는 CO2 1톤을 줄이는 데 불과 36센트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열대우림 원주민들이 벌목꾼에게 땅을 팔지 않도록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의 시작은 영향을 파악하는 것, 즉 측정하는 것입니다. 측정은 화장을 지우고 거울 앞에 서는 행위이자, 바람직하고 효율적인 변화를 만들도록 움직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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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는 이렇듯 우리 사회에 중요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한편, 지난 2월부터 ESG 기사가 사회적 가치 기사 건수를 앞지를 정도로 최근 ESG가 급부상했습니다. 이제 사회적 가치와 ESG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입니다.

ESG와 사회적 가치는 관점과 지향점의 차이

ESG는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전통적인 재무적 요소와 함께 고려해야 할 비재무적 요소로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합니다. ESG의 영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한 관점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사회적 가치는 사회, 경제, 환경, 문화적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를 중시합니다.

서로 강조하는 내용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 사회적 가치는 사회 관점이 상대적으로 강한 반면, ESG는 투자자 관점이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사회적 가치 관점에서는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사회·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중시하고, ESG는 리스크가 없고 기회 요인을 잘 찾는 건강한 기업을 만드는 것을 중시합니다.

둘째, 사회적 가치는 사회 및 환경적 성과를 추구하고, ESG는 기업의 건강한 구조를 추구합니다. 즉, 사회적 가치는 열매에 비유할 수 있고, ESG는 줄기 및 뿌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는 특정한 열매(사회, 환경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ESG는 열매 이전에 나무가 건강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환경, 사회, 거버넌스적 관점에서의 ESG 특징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E, S, G 영역별로 바라보는 내용이 어떻게 다른 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환경(E) 영역입니다. 사회적 가치에서는 제품·서비스의 원재료, 조달, 가공, 생산, 유통, 폐기 단계 전반에서 일반적인 시장 기준 대비 유한 자원을 얼마나 절약했는지, 또는 자연에 유해한 오염물질을 얼마나 줄였는지 봅니다.

반면 ESG는 기업 경영에 주요하게 영향을 끼치는 환경 이슈 중심으로 관리하며, 그 외에 기업 전략, 프로세스, 투명성을 강조합니다.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리스크에 대응하는 전략이 있는지, 중요한 환경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있는지 등도 중요하게 봅니다. 이는 사회적 가치로 측정하기 어려운 주제들입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다음은 사회(S) 영역입니다. 사회적 가치는 고객, 공급망, 직원, 지역사회 등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역이 상당히 광범위하고, 다양한 분야, 대상으로 깊이와 폭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ESG 역시 불공정 거래, 개인정보 관리 등 해당 산업에서 중요한 공급망 및 고객 이슈를 관리합니다. 그 외에도 우수 인력 확보, 임직원 역량 개발 등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이는 기업 가치 측면에서는 중요한 요소이나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성과로 측정하기에는 어려운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거버넌스(G) 영역입니다. ESG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입니다. 블랙록(BlackRock)이 기업경영에 관여한 건수를 각 영역별로 나눠보면 2020년 기준 거버넌스(56.4%)가 환경(24.7%), 사회(18.9%) 분야를 압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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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관련 사회적 가치는 부정 행위를 했거나 법 질서 위반 등을 주로 고려하는 반면, ESG는 좀 더 폭넓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의사결정구조가 잘 구조화되어 있는지, 이사회가 역동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이해관계자 목소리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경영진 보수 규정은 합리적인지, 윤리경영은 잘 실천되고 있는지 등을 포괄합니다. 대부분 요소들은 사회적 가치 성과로 나타내기 어려운 내용들입니다.

새로운 시각이 등장했을 때, 같은 점만을 부각시키면 다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고, 다른 점만을 부각하면 기존의 장점을 잃게 됩니다. 사회적 가치 프레임에서 ESG를 받아들이면 기업의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환경경영 체계 등 많은 영역을 간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ESG 프레임으로 사회적 가치를 받아들이면 사회적 가치가 가지고 있는 더블바텀라인(Double Bottom Line)* 의 방향과 철학을 잃을 수 있습니다.

*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기업의 성과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두 가지로 동시에 평가하는 것

ESG에 기반하여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구분하되 연결하는 방식이자, 앞으로 우리 사회가 추구해가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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