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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서진석의 코멘터리 ⑩] 다양성, 포용 사회를 열어가는 ESG 우수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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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탄소 중립이 중요한 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6개월 사이 주요 이슈만 하더라도 EU 기후법* 발효, 탄소국경세** 도입, EU의 내연기관 자동차 2035년까지 판매 중단, 2030년까지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 40% 선언, COP26*** 등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글 검색량을 보면 1년 전까지만 해도 ‘탄소 중립’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으나, 최근 6개월 사이에 관심이 네 배로 늘었습니다. ‘2050년 넷 제로(Net zero)’ 목표를 달성하려면 삶의 방식을 변화해야 하기에 앞으로도 탄소 중립은 지속적으로 화두가 될 것입니다. 반면 ESG 중 사회(S) 영역의 문제는 환경만큼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습니다.

*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감축, 2050년까지 순 배출 총량 ‘0’ 달성)를 법제화
**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느슨한 국가가 강한 국가에 상품·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받는 무역 관세
***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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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상승 곡선만큼 우리 사회가 꺾어야 하는 상승 곡선, ‘소득불평등’

부, 소득과 불평등을 연구하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는 미국 기준으로 국민소득 상위 10%가 차지하는 몫이 2010년대에 45~50%이며, 상위 1%로 좁혀 본다면 약 18%에 이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대공황 시절보다 심한 소득불평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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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두 가지 상승하는 곡선을 꺾어야만 합니다.
하나는 온실가스 증가 곡선이고, 나머지 하나는 소득불평등 상승 곡선입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소셜벤처인 펠라(Pela)는 자신이 환경 관련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바다에서 10억 파운드의 플라스틱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권리가 없다면 1파운드도 중요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번 영국에서 열린 COP26 시위 피켓 중 주목받은 하나는 브라질 환경 운동가 치코 멘데스(Chico Mendes)가 말한 문구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환경운동은 한계가 있다”였습니다. ‘환경 이슈만큼 사회 이슈 역시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공급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하는 철학을 실천하는 기업, 벤앤제리스

최근 ESG를 많이 거론하고 있지만, 사회(S) 영역은 언급 양도 적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공급망을 향한 위압적인 갑질, 배달 노동자 과로 및 인권 침해, 고객 정보 유출 등으로 인한 기업 가치 하락 사례를 예시로 많이 들고 있습니다. 법적, 윤리적 측면에서 이해관계자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곧바로 고객에게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ESG의 기준을 리스크 관리 수준에 맞춰서는 안됩니다. 눈앞의 치명적인 위기는 막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올리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공급망, 고객, 직원, 커뮤니티 전반에 걸쳐 리스크 요인을 점검할 뿐만 아니라, 보다 높은 수준으로 문제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려 합니다.

먼저, 공급망과 관련된 사례입니다. 미국 내 아이스크림 매출 1위 브랜드인 벤앤제리스(Ben & Jerry’s)는 공급망과 함께 성장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인 1987년, 아이스크림에 브라우니를 섞은 새로운 제품인 ‘초콜릿 퍼지 브라우니’를 개발하기 위해 브라우니 생산 업체와 협력했습니다. 그곳이 바로 사회적기업인 그레이스톤 베이커리(Greyston Baker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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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톤 베이커리는 뉴욕시와 바로 인접한 도시인 용커스(Yonkers)에 위치해 있는데, 이 지역은 빈곤율이 26%에 달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 44%가 넘는 지역입니다. 그레이스톤 베이커리는 “우리는 브라우니를 굽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 브라우니를 굽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취약계층 고용 창출에 나선 기업입니다.

한 사례로 알빈 윌슨은 5년 전 그레이스톤 베이커리에 취업했습니다. 당시 나이가 60세였으며, 마약 거래로 12년 이상을 복역한 전과가 있었습니다. 그레이스톤 베이커리는 윌슨이 마약 전과를 가지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렇다고 윌슨이 이를 숨긴 것도 아닙니다. 채용 당시 윌슨은 단 세 가지 질문만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레이스톤 베이커리는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까?”, “8시간 동안 서 있을 수 있습니까?”, “22.7kg 이상 들어 올릴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만 통과하면 선착순으로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이른바 ‘열린 채용 정책(Open Hiring Policy)’입니다.

그레이스톤 베이커리가 벤앤제리스와 협업할 당시만 해도 창업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벤앤제리스는 중요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신생 사회적기업과 협력했습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협력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해오고 있습니다. 초콜릿 퍼지 브라우니는 지금도 대표적인 인기 제품으로 잘 팔리고 있습니다. 이제 그레이스톤 베이커리는 직원 160명, 매출 252억 원, 순이익 26억 원의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순이익으로 그레이스톤 베이커리 재단을 설립하여 열린 채용 정책을 다른 회사에 전파하고 있습니다. 더바디샵(The Body Shop, 코스메틱 기업)은 2019년부터 순차적으로 ‘열린 채용’ 규모를 확대해가고 있으며, 리노 푸드(Rhino Foods, 쿠키 반죽 등을 생산하는 기업)는 난민을 열린 채용 정책 방식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벤앤제리스가 ‘연계 번영(Linked Prosperity)’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가치 사슬 전체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공평하게 번영한다는 정신으로 인해, 그레이스톤 베이커리만이 아니라 더 많은 기업으로 사회적 가치를 확산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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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의 가치를 마케팅/제품/매장에 담아내는 기업, 러쉬

고객 관련 사례로는, 친환경 화장품 기업, 러쉬(Lush)가 어떻게 다양성의 가치를 고객과 함께 나누고 확산시켜 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러쉬가 SNS를 통해 제품 마케팅을 하는 사진을 보면 다양성의 가치가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다양한 인종만이 아니라, 다양한 성 정체성을 나타내는 모델들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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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마케팅만이 아닙니다. 러쉬는 제품을 통해서도 다양성의 가치를 담아냅니다. 2018년에 러쉬는 트랜스젠더 인권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내면의 진실’이란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의 판매액 37.5만 달러를 트랜스젠더 인권을 위해 기부했습니다. 또한, 러쉬는 핸드&보디로션 ‘채러티 팟’ 제품 뚜껑에 다양성, 인권, 환경 등과 관련된 단체를 표시하여 알리고, 해당 제품 판매액에서 부가세를 제외한 전액을 해당 단체들에 기부해오고 있습니다.

매장을 통해서도 고객과 가치를 나누고 있습니다. 매장 윈도우에 스크린을 설치하여 다양성과 관련된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으며, 팜오일 안 쓰기 운동, 제품 포장 안 하기 캠페인 등도 매장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기업이 고객과 만나는 지점으로 마케팅, 제품, 매장을 들 수 있습니다. 러쉬는 이러한 고객과의 접점을 모두 활용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전달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해 고객과 공유하고 확산해 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러쉬 자신의 기업 내에 다양성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먼저이고, 이 또한 실천하고 있습니다.

‘기부가 아닌 비즈니스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한다’ 사회 영역의 개선 과제 넷

ESG에서 사회 영역은 매우 넓고, 돌파해야 할 난관 또한 많습니다. 몇 가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첫째, ESG 수준을 리스크 관리 이상 수준으로 높여야 합니다. 하나의 예로 지속 가능한 기업에 대해 비콥(B Corp)* 인증을 해주는 비랩(B Lab)에서는 JEDI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정의(Justice), 공평(Equity), 다양성(Diversity), 포용성(Inclusion)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공급망, 고객, 직원, 지역사회 내에서 JEDI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진단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기업의 사회성과 공익성을 측정할 수 있는 국제적인 인증 도구. 미국의 록펠러 재단이 출자한 비영리 단체 비랩이 2006년에 설립되었고, 2007년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비콥 인증 마크를 수여하고 있음

둘째, 사회 공헌을 넘어 가치 사슬 전반에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 공헌은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앞의 그레이스톤 베이커리는 포용성의 가치를 고용에서 실천했으며, 러쉬는 다양성의 가치를 마케팅, 제품, 매장에 담아냈습니다. 이 두 기업은 기부를 통해서도 이러한 가치를 전달했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비즈니스를 통해서 실현해내려 했습니다.

셋째, 조직 내부 시스템 및 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흑인의 삶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캠페인이 한창일 때 다수의 기업이 자신의 SNS에 해당 캠페인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러쉬 또한 함께 동참했지만 다른 기업과 차별적인 측면이 있었습니다. “우리 자신부터 변화하겠다”고 반성한 것입니다. “자신의 기업 성장 근원에서 백인 우월주의 특혜가 있었으며, 흑인 리더 비율이 낮다는 반성을 하며 개선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개의 화살을 준비해야 합니다. 하나는 사회를 향해 날리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을 향해 날려야 합니다. 러쉬는 그 본보기를 보여줬습니다.

시민권 옹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안젤라 블랙웰(Angela Blackwell)은 ‘연석 낮추기 효과(Curb cut effect)’를 얘기했습니다. 연석은 도로에 있는 인도와 차도 경계석입니다. 안젤라 블랙웰은 “장애인이나 유색인종과 같이 취약한 그룹에 혜택을 주기 위해 고안된 법률과 프로그램은 결국 사회 전체에 혜택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이 ESG 경영을 펼치면서 정의, 공평, 다양성, 포용성의 가치를 기업 경영 전반에서 담아낸다면, 이는 우리 사회 전체의 효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증진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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