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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쓰레기일까요? 오브제일까요? 뉴락(New Rock)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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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O, ESG, 장한나, 뉴락

“훈계하고 싶지 않아요. 아름다운 쓰레기를 통해 환경에 대해 고민할 여지를 주고 싶어요.”

그간 환경은 주로 고발이나 경고의 대상으로 다뤄져 왔다. 장한나 작가는 다른 시각으로 환경을 이야기한다. 오염된 환경을 미적 대상으로 삼는다. 대중은 색다른 미(美)에 눈길을 주고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를 고민한다. 때로 그 관심은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지점에 다다르기도 한다. 석유 산업에 관한 문제다. 플라스틱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버려지는 이유와 맞닿아 있다.

11월, SK텔레콤 미디어 아트전은 ‘암석화된 플라스틱으로 미와 경각심을 동시에 일으키는 예술가’, 장한나 작가와 함께한다. 아름다운 오브제 속에 담긴 의미들을 장한나 작가에게 들어봤다.

“뉴락, 아름다움 속에 불편한 환경 문제 품어”

장 작가의 작품은 SKT 본사 미디어월(COMO)과 V 컬러링 앱*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파랑산’, ‘파랑 비닐 파사삭’, ‘스티로폼 섬’, ‘따개비닐’, ‘플라 소라 돌’ 등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모두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나왔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쓰레기나 폐기물로 보이진 않는다. 하나하나가 예쁜 돌멩이 형태를 띤다. 작가는 이를 ‘뉴락(New Rock)’으로 부른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새로운 바위(암석화된 플라스틱)란 뜻이다.

* SKT는 예술가를 위한 ESG 경영으로, 을지로 T타워·대전 둔산사옥 미디어월과 V 컬러링을 통해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장 작가의 작품은 보면 볼수록 복잡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아름다움과 쓰레기라는 요소가 묘하게 어우러진 까닭이다. 푸른빛 수초와 암석이 연상되는 ‘파랑 비닐 파사삭’의 실체는 비닐과 스티로폼이다. 작가의 추천 작품인 ‘플라 소라 돌’에서는 미묘함이 극대화한다. 겉은 영락없는 돌덩이지만, 뒤집으면 페트병 형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미(美)와 위화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관객은,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아름다운 쓰레기로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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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뉴락 프로젝트를 시작한 동기가 궁금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접하고 나서 원자력발전소를 주제로 전시를 준비한 적이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과 이에 따른 결과물을 보여주는 전시였습니다. 2017년 즈음엔 원자력발전소 취재차 울산 바다를 방문했는데요. 거기서 우연히 뉴락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이 또한 인간 욕망의 산물이라고 느꼈습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플라스틱 돌과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현재는 어떻게 하면 쉽게 환경 문제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작업 중입니다. 훈계보다는 관객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색감과 질감으로 눈길을 잡는 뉴락은 최적의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Q. 뉴락 프로젝트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인간의 욕망과 이에 따른 환경 문제입니다. 플라스틱의 기원은 당구공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과거의 당구공은 코끼리 상아로 만들었습니다. 당구가 유행하자 코끼리 멸종 위기가 불거졌고 대체품으로 개발된 소재가 플라스틱입니다. 원료는 석유에서 추출한 물질입니다. 훗날 운송 수단 연료로 석유가 사용되면서, 플라스틱 원료도 무한대로 쏟아지게 되었는데요. 플라스틱은 이를 기점으로 끊임없이 생산되며 생활 전반으로 뻗어나갔습니다.

결국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이 자연으로 쏟아졌고, 폐플라스틱은 뉴락 형태로 변형되었습니다. 이처럼 뉴락은 인간의 욕망과 환경 문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Q. ‘플라스틱과 석유 산업의 관계’를 알리는 데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현재 수송용 연료는 수소나 전기 등의 대체 에너지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대부분은 여전히 석유를 원료로 만들어집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는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석유를 시추할 것이다”란 말도 나옵니다. 그만큼 플라스틱은 아직도 석유 의존도가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석유 의존도를 낮춰야, 플라스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대체재는 바이오 플라스틱이나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입니다. 이러한 플라스틱 대체재는 수소차나 전기차보다 개발이 느린 상황입니다. 다행히 SK케미칼이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이러한 시도들이 앞으로 더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합니다.

“쓰레기를 미화한다? 아름다움이 옳음을 의미하진 않아”

장한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비단 환경 문제만이 아니다. 어떤 이에게는 감탄을, 어떤 이에게는 위화감을 주는 오브제를 통해, 작가는 미(美)의 판단 기준을 묻는다. 쓰레기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폐플라스틱을 미화하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움’이 곧 ‘옳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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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가님이 생각하는 미(美)의 판단 기준은 무엇입니까?
뉴락은 ‘어떤 것은 어때야 한다’는 연결고리를 끊는 이미지입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아름다움입니다. 사람들은 미(美)를 절대 선으로 여깁니다.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름다워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일부 사람들이 ‘아름다운 쓰레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저는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美)의 판단 기준도 마찬가지입니다. 쓰레기도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뉴락은 이런 점 또한 생각하게 하는 매력적인 오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환경오염을 미화한다는 오해도 받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깁니다. ‘아름답다고 다 옳다고 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죠. 저는 뉴락이 옳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폐플라스틱을 미화하는 것도 아니죠. 단지 변화를 이끌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 만한 요소를 부각할 뿐입니다.

Q.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고 있습니까?
인공물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 자연물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것입니다. 뉴락은 딱 중간에 있습니다. 인공물이 풍화, 퇴적 작용을 거쳐 자연의 일부가 된 물질이죠. 일종의 회색분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람들은 지구에 이런 물질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인공물은 평생 인공의 형상으로 남아 있다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아닙니다. 자연에 버려졌다가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바뀌어 우리 곁으로 돌아옵니다. 우리가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뉴락을 통해 이런 마음가짐의 변화가 생기길 바랍니다. 물론 관객 스스로 느끼는 게 중요하겠죠.

“뉴락 감상하며 무엇이든 느끼길 바라”

환경 문제와 더불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물질. 현재 장한나 작가는 이 흥미로운 물질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이 뉴락을 통해 무엇이든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런 점에서 SKT와의 협업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Q. 미디어 아트로 재탄생한 작품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오브제로 보여주는 전시와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뉴락이 허공을 떠다니는 초현실적 분위기가 독특한데요. 다양한 감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고 생각하니, 작품을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감상할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어떤 느낌이라도 가져가면 좋겠습니다. 아름답다 느껴도 좋고, 불편함을 느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지입니다. 뉴락의 존재를 인지하면, 또 다른 생각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이것이 왜 생겨났는지 알고 싶을 것이고, 그에 따른 행동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반응도 좋습니다. 변화는 그 반응에서 생겨날 테니까요.

장한나 작가는 2022년 3월까지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그 후, 그 뒤> 기획전에 참여한다. 이 전시에서는 4인의 예술가가 환경을 주제로 각자의 이야기를 펼친다.

개인적으로는 환경 문제를 더 공부할 계획이다.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기에 알아야 할 것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장 작가는 “사실 관계를 잘 정리하여 쉽고, 직관적인 방법으로 환경 문제를 전달할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시각을 접목할 수 있도록 많은 시도를 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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