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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나타날 때 짜릿… 연습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 SK나이츠 오재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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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나타날 때 짜릿… 연습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_SK나이츠 오재현 인터뷰

지난 8일, SK나이츠가 아쉬움을 남기며 올 시즌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성과도 분명 남았다. 가파른 성장으로 공수 양면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오재현 선수가 그렇다. 매 시즌마다 몰라보게 달라지면서, 마침내 태극마크까지 달게 된 오재현 선수에게 폭풍 성장의 비결을 물었다.

‘수비 스페셜리스트’에서 ‘공수 겸장’으로

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나타날 때 짜릿… 연습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_SK나이츠 오재현 인터뷰

이번 시즌 놀라운 기량 발전을 보여준 오재현 선수는 사실 스스로도 “재능은 없고, 열심히 노력만 하는 선수였다”고 할 만큼 주목도 높은 선수는 아니었다. 학창 시절엔 “농구를 그만하겠다”는 말을 자주 했을 정도였으니 농구 인생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던 셈이다.

“고등학생 시절이나 대학교 때도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고, 늘 벤치 멤버였어요. 그때도 노력은 열심히 했지만, 노력의 결과가 잘 나오는 편은 아니었죠.”

한양대 3학년 시절인 2020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 얼리 드래프트로 나서서 2라운드 지명을 받은 것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그 해에 가장 주목받는 신인은 1라운드에서 구단의 지명을 받게 된다. 그 해의 최우수 신인상도 1라운드 지명 선수 중에서 배출되는 편이다. ‘2라운드 지명 선수’는, 말하자면 지명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는 의미다. 그렇게 오재현 선수는 큰 기대를 받지 못한 채로 SK나이츠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나타날 때 짜릿… 연습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_SK나이츠 오재현 인터뷰

오재현 선수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SK나이츠의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사진 : SK나이츠)

하지만 큰 기대를 받지 않아 부담이 덜했던 덕분일까, SK나이츠에서의 첫 번째 시즌인 2020-2021 시즌 오재현 선수는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쟁쟁한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선수들을 제치고 KBL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어 2021-2022 시즌에서도 빼어난 수비력을 보이면서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2020년 드래프트 당시 2라운드 지명이라는 결과가 내심 아쉬웠는데, 지나고 돌아보면 결국 그런 배경 덕분에 제가 더 주목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만족스럽습니다.”

어느새 ‘수비의 스페셜리스트’라 불릴 만큼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했지만, 항상 그에게는 꼬리표처럼 ‘수비는 좋은데, 공격이 약하다’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낮은 득점력과 3점 슛 성공률로 인해 한때는 새깅*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새깅(Sagging) : 외곽 슛이 약한 선수를 근접 마크 하지 않고, 물러서서 돌파를 막는 데 집중하는 수비 전략.

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나타날 때 짜릿… 연습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_SK나이츠 오재현 인터뷰

그랬던 그가 이번 시즌에 또 한 번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오재현 선수가 공격까지 잘했더라면’ 염원하던 SK나이츠 팬들에게 보답하듯, 득점력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매일 훈련을 거듭한 결과다. 어떻게 훈련하고 있는지를 그에게 묻자 “비시즌 때는 새벽 6시쯤 일어나서 1시간 정도, 오전 훈련 전에도 1시간 가량, 또 오후 훈련 전에도 1시간 반 정도 미리 슈팅 연습을 합니다”라 답했다.

“다른 부분은 자신감이 있지만, 미들슛과 3점 슛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연습하고 있어요. 다행히도 매 시즌마다 지표가 올라가고 있어서, ‘연습이 잘 되고 있구나’ 싶죠. 그래서 연습을 쉴 수가 없나 봐요.”

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나타날 때 짜릿… 연습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_SK나이츠 오재현 인터뷰

그런 노력의 성과는 시즌 기록으로도 선명하게 나타난다. 지난 시즌 대비 이번 시즌 기록만 따져봐도, 평균 득점은 약 1.7배 올랐다. 약점이라던 자유투 성공률도, 공/수 양면의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스틸도 끌어올렸다. 올해 KBL ‘기량발전상’ 자격 조건이 변경되지 않았다면 수상을 노려볼 수도 있을 만큼 많은 부분에서 발전했다. 탄탄한 수비력에 득점력까지 보강한 그는 이번 시즌 최우수 수비상을 받았다. 데뷔 초 ‘슈퍼 루키’였던 그의 응원 구호는 이제 ‘국가대표 가드’, 그리고 ‘공수 겸장’이 됐다.

“수비 능력만큼은 제가 농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자신감을 가져왔던 부분이에요. 자신 있던 분야인 만큼, 최우수 수비상을 받았을 때도 기뻤고요. 앞으로 4년, 5년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받고 싶어요. 공격에서도 돋보여서 시즌 MVP도 받고 싶고요.”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뛰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

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나타날 때 짜릿… 연습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_SK나이츠 오재현 인터뷰

2023~2024 KBL 4라운드 경기(vs 수원 KT)에서 슈팅 중인 오재현 선수 (사진 : SK나이츠)

지난 6일 잠실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 2차전(vs 부산 KCC)에서 오재현 선수는 발목 부상을 입었다. 경기에서 팀은 아쉽게 패했지만, 그는 발목을 다친 채로 이틀 뒤 3차전이 열리는 부산으로 향했다. 8일 열린 3차전 경기에서는 오재현 선수가 부상 투혼을 발휘했지만, 승패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심지어 부상을 입은 채로 경기를 뛰는 바람에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더 길어졌다.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주변의 많은 분이 출전을 자제하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개인적으로는 부상으로 이번 시즌을 끝내기가 너무나 아쉬웠어요. 우리가 ‘우리의 농구’를 보여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출전을 강행했어요. 비록 지기는 했지만, 후회는 없어요. 오히려 경기를 뛰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후회했을 것 같아요.”

이번 시즌 오재현의 맹활약을 지켜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던 것은 SK나이츠 팬들뿐이 아니었다. 그는 올해 초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 안준호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5 FIBA 아시아컵 예선 대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대표팀은 첫 소집에서 예선 A조 상대 호주, 태국과 순서대로 맞붙으며 1승 1패를 챙겼다. 예선 대회에서는 내년 2월까지 24개국이 순차적으로 경쟁을 펼쳐 2025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FIBA 아시아컵 본선에 나설 팀을 가린다.

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나타날 때 짜릿… 연습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_SK나이츠 오재현 인터뷰

이번 시즌 오재현 선수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최우수 수비상’을 수상했다. (사진 : SK나이츠)

그리 주목 받지도 못했고, 몇 번이나 농구를 그만두려고 했던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 선수가 프로 입단 4년 만에 국가대표 엔트리에 오른 것을 두고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다는 평도 나온다. 하지만 드라마 같은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그는 피나는 노력과 땀방울을 흘렸다. 그는 스스로를 ‘노력과 간절함의 의미를 아는 농구선수’라고 평했다.

“농구선수로서의 성공에 대한 너무나 큰 간절함이 있었어요. 물론 간절함만으로는 이룰 수 없으니, 정말 많이 노력도 했고요. 경기장에서의 멋진 플레이에 환호해 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승패와 무관하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분도 많아요. 그게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항상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여느 선수처럼 오재현 선수도 훈련이 힘들기는 하지만, 경기에서 스스로 쌓아온 훈련의 성과를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한다. “늘 경기가 끝날 때면 너무 힘들어요. 시즌 지나니 살이 너무 많이 빠졌어요”라 말하면서도, “팬들이 보내주시는 응원의 함성을 들으면 신기하게도 힘든 걸 잊고 재미를 느껴요”라는 그다.

“매 경기마다 사력을 다해 뛰는 만큼, 그전까지 저에게 농구란 항상 ‘힘든 것’이었어요. 하지만 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눈에 띄게 나타나면서 농구가 정말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걸 느꼈습니다.”

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나타날 때 짜릿… 연습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_SK나이츠 오재현 인터뷰

당분간 매일 오전과 오후, 힘든 훈련에 앞서서 개인 훈련 시간을 가지며 구슬땀을 흘리는 오재현 선수는 ‘일시 정지’다. 과거에는 훈련을 쉬면 불안할 정도였지만, 이제는 무엇보다도 부상 회복이 급선무임을 안다. 빨리 회복해야 재활 훈련을 하고, 재활까지 마쳐야 평소대로 훈련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재미를 느낀 그는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있지만, 팬들은 벌써부터 그의 다음 시즌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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