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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객의 목소리, 신뢰를 다시 세우는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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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고객신뢰 위원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고객신뢰 위원회는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SKT의 고객 신뢰 향상 방안을 검증하는 한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자문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신종원 고객신뢰 위원회위원의 기고를 통해 고객 신뢰의 의미와 이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기 위한 기업의 과제를 짚어봤다.

고객신뢰 위원회 위원들의 회의 모습.

BC 18세기 지금의 튀르키예 지역에 해당하는 아나톨리아 지방에서 번성하던 히타이트 제국에는 “오염되거나 마법을 건 기름을 쓰면 안된다”는 법률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인류 최초의 소비자 법률이라고 할만한 데, 품질안전의 문제를 넘어 거래 과정에서의 ‘신뢰’라고 하는 본질을 짚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42년간 한국의 이동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은 그 이름 자체로 혁신, 첨단, 최고의 대명사였다. 통신의 품질, 서비스, 가입자 관리 등 모든 면에서 사실상 표준의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발생한 보안 사고는 오랜 기간 축적되어 온 사회적 신뢰와 명성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 SK텔레콤 내부적으로도 충격이 컸겠지만 밖에서도 놀란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한 세대를 1위 사업자로 존재해 온 SK텔레콤의 사회적 위상과 그간 누려온 고객 신뢰의 크기를 생각하면 ‘고객 신뢰를 어떻게 더 단단히 쌓아갈 것인가에 대한 과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기업이 보유한 신뢰는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소비자가 부여한 사회적 자산이다. 수천만 소비자들의 경험과 감정, 희로애락, 이야기, 소통의 과정이 축적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고객과 회사 간의 갈등과 클레임, 만족과 불만족 등의 과정이 축적되어 형성된 결과물이다. 지난해의 보안 사고로 인한 충격 속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그 신뢰를 철회했을 것이고, 그 결과 SK텔레콤이 축적해 놓았던 이 사회적 자산의 일부가 손상된 것, 이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기업에 있어서 클레임을 포함한 다양한 목소리는 낯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시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기업일수록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더 많은 의견을 듣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SK텔레콤은 고객센터, 대리점 등 다양한 접점을 통해 소비자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듣고 소통하는 생명력 있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고객의 목소리는 기업이 소비자와 현장에서 가장 깊이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접점이며, 제품 서비스의 품질과 계약관계, 소비자 리스크 관리를 점검하며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이다. 또 소비자 분쟁 발생의 원인, 기업 대응의 적절성 여부,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 문제 등 기업의 책임 유무와 스스로를 살필 수 있게 해 주는 계기이기도 하다.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는 계약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이 신뢰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은 결국 문제를 어떻게 듣고,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고객의 목소리는 갈등의 시작이 아니라 신뢰 형성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큰 신뢰 위기를 겪은 세계의 유수한 기업들 중 위기를 넘어 ‘신뢰 회복’의 전화위복으로 극복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 중에는 위기 국면에서 진솔한 사과 광고와 보는 이들이 무릎을 치게 만드는 홍보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기업 PR의 교과서 같은 사례도 있다. 그러나 신뢰라고 하는 이 사회적 자산은 한 번의 승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복리 불 듯 하루아침에 늘어나는 자산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되는 사회적 자본이다.

모든 기업은 소비자 분쟁을 겪으며, 경우에 따라 큰 위기로 확산되기도 한다. 따라서 소비자 분쟁의 신속하고도 충분한 해결, 갈등의 확산 방지를 위한 기업의 노력은 중요하며, 법적, 평판, 비용 리스크 관리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리스크 관리보다 기업의 신뢰 자산을 축적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고객의 ‘루틴(routine)’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삶에도 아침의 가벼운 체조와 운동, 커피 한 잔 등 일상성과 안정성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루틴이 있듯이, 고객에게도 유용한 루틴이 필요하다. 고객이 불편을 느꼈을 때 자연스럽게 기업의 채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경험이 반복 축적되면 그것 자체가 기업 신뢰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T 월드 잘 활용하기, 통신 서비스 이용하기, T 멤버십 혜택 받기, 불편 경험을 고객센터에 문의하기, 대리점에 방문해 상담하기’ 등이 SK텔레콤 고객의 루틴이 될 수 있도록 회사가 고객을 돕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SK텔레콤의 직원들도 고객의 루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최적화할 필요가 있고 회사가 뒷받침하여야 한다. 앱, 콜센터, 오프라인 매장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은 단순한 서비스 채널이 아니라 고객이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신뢰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자칫 고객의 이 루틴이 작동하지 않거나 존중되지 않았을 때, 시위 등 강성 행동으로 가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장기적인 갈등 사례로 악화하기도 한다.

둘째, 강한 불만이나 민감한 문제 제기에도 경청을 바탕으로 하되 행위기준을 중심으로 원칙을 지키는 대응이 필요하다. 현실 세계에서는 사실과 다른 주장, 과장된 요구, 과도한 금전적 배상, 보상 요구, 업무방해나 임직원에 대한 위협 등 부적절한 사례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도 고객을 쉽게 낙인찍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객의 요구를 경청하고 ‘고객의 불편을 진심으로 ‘허위성, 비례성, 악의성’ 이 세 가지의 행위기준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균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고객을 존중하는 태도와 원칙 있는 대응은 함께 가야 한다.

셋째, 고객 의견과 문제 해결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신뢰 자산’으로 전환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많은 기업이 고객 문의나 불편 사항을 접수하고 이를 처리하고 종료하는 데 그치고 만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는 고객 경험의 가장 밀도 높은 정보이자, 서비스 개선과 리스크 예방을 위한 핵심 자원이다. 반복되는 불만 유형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상품 설계와 서비스 프로세스, 내부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면, 또 이런 개선 결과가 고객들에게 공유된다면, 그 기업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한 조직’이라는 신뢰를 축적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는 기업이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게 해주는 기회다. 어떻게 듣고 어떻게 반응하느냐 따라 골이 깊은 갈등 상황이 될 수도, 아니면 고객 신뢰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기업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은 이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SK텔레콤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고객 중심 경영 활동은 의미가 있다. 구성원이 직접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CX 강화 활동, 고객 자문단 운영, 고객신뢰 위원회를 통한 점검과 개선 노력 등은 모두 신뢰 회복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피드백을 자산화하고 체계화해 나간다면, 고객과의 신뢰 관계도 다시 한층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다.

신종원 고객신뢰 위원회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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