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손연재’라 불리며, 리듬체조 유망주로 주목받는 선수가 있다. 2006년생 5년 차 국가대표, 손지인 선수다. 손지인 선수는 2022년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갈비뼈 골절에도 경기를 훌륭하게 마치고, 당당하게 아시안게임 무대에 섰다. 우아한 연기 속, 어떤 마음가짐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 걸까. 리듬체조 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손지인 선수를 만나봤다.
발레 대신 시작한 리듬체조, 어느덧 5년 차 국가대표
손지인 선수가 리듬체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독특했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집에서 먼 발레 학원 대신 리듬체조 학원을 다니게 된 것이다. 리듬체조의 첫인상은 ‘발레 대신 하게 된 운동’이었다. “어렸을 때는 발레가 너무 예뻐 보여서 하고 싶었어요. 반면, 리듬체조는 어떤 운동인지 알지도 못했어요. 하지만 막상 리듬체조를 해보니, 제게는 발레보다 훨씬 재미있더라고요” 그는 점점 리듬체조의 매력에 빠져갔다.
“리듬체조의 매력은 자유롭다는 점이에요. 음악을 4가지 수구를 이용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손지인 선수의 MBTI는 INFP, 조용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듯해 보일 수 있지만 속에는 에너지와 열정을 가득 품은 유형이다. 어렸을 적 학원에서 왼손잡이인 것을 말하지 못해 오른손으로 수구를 익힐 정도로 조용한 성격이지만, 경기에서는 다르다. 다양한 수구와 함께 통통 뛰어 다니고, 자신 있게 음악을 표현하며 속에 있는 에너지와 열정을 가득 드러낸다.
“말은 조용하게 하는 성격이지만, 리듬체조할 땐 달라요. 자신 있고 당당하게 표현하게 돼요. 연습하거나 동작을 짤 때도 그래요. 했던 동작을 안전하게 계속하기보다는 새로운 동작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반복되는 건 아무래도 조금 질리기도 하니까요.”
손지인 선수가 자신 있는 동작은 발레 동작을 활용한 팡셰턴이다.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 뒤 연속 회전하는 동작으로, 일반 선수들은 보통 3~4바퀴를 도는 반면, 손지인 선수는 평균 5~6바퀴를 돈다. 팡셰턴은 힘과 균형감각이 중요한 동작으로, 손지인 선수만의 비결은 “한 바퀴, 한 바퀴 갱신하는 느낌”이라 답했다.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을 생각하면서 연습해요. 한 바퀴, 한 바퀴 늘면서 쾌감이 있기도 하고, 연습을 잘 해냈을 때 그 기분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갈비뼈 골절에도 웃으며 연기 마쳐… 외유내강형 선수
평온한 표정과 통통 튀는 안무 속에는 손지인 선수만의 강한 정신력과 집중력이 담겨있다. 그는 2022년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을 갈비뼈가 골절된 채로 진행, 2위의 성적으로 국가대표 선발이 된 적이 있다.
“일주일 전부터 통증이 시작됐어요. 아무래도 국가대표 선발전은 제게 무척 큰 경기니까, 진통제를 먹거나 치료를 받는 정도로만 버텼던 것 같아요. 갈비뼈 골절인 걸 모른 채로 경기를 뛰었고, 무사히 동작을 마쳤어요. 경기를 모두 마친 이후에 갈비뼈 골절인 걸 알게 됐는데, 경기 전에 알았으면 동작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긴 해요. 큰 경기고 중요한 경기잖아요. 그래서 통증보다 경기에 집중하고 끝까지 해냈던 거죠.”
그렇게 2022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되었지만, 대회가 1년 미뤄졌다. 회복 후,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한 손지인 선수는 1위로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아시안 게임 성적은 최종 개인 경기 8위, 아쉬울 수 있는 성적이었다.
“저는 아시안 게임이라는 큰 시합에 제가 나갔다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자랑스러워요. 옛날부터 나가고 싶던 대회였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경기를 더 즐기면서 재미있게 잘하고 온 것 같아요. 성적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다음번에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손지인 선수는 자신을 “쉽게 좌절하지 않고, 긴장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칭했다.
“연습이 잘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아도, 다음날이면 잘 잊는 편이에요. 대범한 아버지 성격과 닮은 것 같아요.”
태극마크를 달고 고난도 동작을 척척 해내는 국가대표지만, 취미와 고민은 여느 또래와 비슷했다. 스트레스를 풀거나 힘을 얻는 방법도 “친구들과의 통화”라고 답한다.
“올해부터 수능 준비에 돌입했어요. 그간 연습 때문에 소홀했던 부분이 있어 조금 걱정은 되지만, 열심히 해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화장품에 관심이 커졌어요. 어렸을 때부터 리듬체조하는 언니들이 화장하는 걸 보고 배워, 더 관심이 가는지도 모르겠어요.”
다음 목표는 2026 아시안 게임,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도 함께
KBL SK 나이츠 홈 경기에서 시투하는 손지인 선수
KBL SK 나이츠 홈 경기에서 시투하는 손지인 선수
최근엔 KBL SK 나이츠 홈 경기에서 보인 시투가 화제였다. 손지인 선수는 시투에 앞서, 앞으로 한 바퀴 회전한 후 공을 던지는 시투를 선보였다.
“연습을 많이 못 하고 시투를 하게 됐는데, 한 번에 성공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관중들이 환호를 보내주셨는데,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손지인 선수는 현재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연습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 생활이 끝나면 있을 대학 생활도 기대하고 있다.
“우선은 다음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곧 대학교도 들어갈 테니 공부도 조금씩 해보고 싶고, 캠퍼스 생활도 기대돼요. 최근에 무릎 연골 부상으로 힘들었는데요. 무릎이 허락하는 한 계속 리듬체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2022년 8월 SK텔레콤 아마추어 국가대표 선수 후원식. 왼쪽부터 조현주, 손지인, 박혜전, 황선우 선수.
손지인 선수는 리듬체조가 “놀이 같다”고 말한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노는 것처럼 즐길 수 있다는 것. 손지인 선수만의 반짝이는 표정으로, 앞으로 보여줄 리듬이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지난 2022년 8월 손지인 선수를 비롯한 황선우(수영), 조현주(스케이트보드) 등 유망주 스포츠 선수와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도, SKT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균형 발전을 위해 발전 가능성 있는 스포츠 선수 후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