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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톡터뷰] 서예가 이정화에게 “AI가 표현한 먹의 농담(濃淡)”에 대해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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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요약
A.X 요약은 SK텔레콤의 A.X로 요약 후, 편집한 내용입니다.
AI 기술이 확산되면서, 전통 서예 분야에서도 AI와의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서예가 이정화는 AI가 서예 작품을 해석하거나 문장 출처를 찾는 데는 유용하지만, 아직은 서예의 감성과 획의 미묘한 차이를 구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AI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거나 작업 방향을 설정하는 어드바이저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 <AI 톡터뷰>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에 AI가 적용됐을 때 일상의 변화에 대해 대화하는 전문가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AI 톡터뷰] 서예가 이정화에게 “AI가 표현한 먹의 농담”에 대해 묻다

AI 기술은 여러 창작 분야에 빠르게 확산되며 많은 변화의 중심에 있다. 최근에는 예술의 전통적인 영역까지 AI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전적인 서예 분야는 어떻게 AI와 접목될 수 있을까? 전통적인 기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서예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는 서예가 이정화를 만나, AI 시대에 ‘서예’가 가질 수 있는 가능성과 의미에 대해 물어봤다.

서예 작품 해석∙문장 출처 찾아주는 AI… 서예가의 ‘어드바이저’ 될 수 있어

[AI 톡터뷰] 서예가 이정화에게 “AI가 표현한 먹의 농담”에 대해 묻다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붓글씨를 익히며 자라온 서예가 인중(仁中) 이정화는 경기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예문자예술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생 때는 해외에서 서예를 가르치는 경험을 했고, 현재는 드라마 ‘동이’, ‘뿌리 깊은 나무’, ‘해를 품은 달’, ‘기황후’, ‘아랑사또전’, ‘호텔 델루나’, ‘미스터 션샤인’, ‘신입사관 구해령’, ‘육룡이 나르샤’ 등 다수의 작품에 참여해 배우의 글씨를 대필하고 있는 청년 서예가다.

Q. 서예란 어떤 예술인가요? 서예의 매력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서예는 단순히 예쁜 글씨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몸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알아야 하므로 자세를 훈련해야 하고, 고도의 순간 집중력을 길러야 합니다. 신체의 움직임과 정신적 컨트롤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예술입니다.

서예의 매력은 ‘불완전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예가는 붓의 질감과 미세한 떨림, 먹의 농담으로 인해 예기치 않은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글자를 쓸 때 붓에 달린 무수한 털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똑같이 가지만은 않습니다. 털 몇 가닥이 살짝 이탈할 수도 있고 글자의 조형도 처음에 생각한 방향과 다르게 나올 때가 많습니다. 붓 자국이 남아 획의 끝이 삐죽삐죽하게 보인다거나 때로는 여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수치나 공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지점에서 서예가의 정신과 풍채를 느낄 수 있습니다.

[AI 톡터뷰] 서예가 이정화에게 “AI가 표현한 먹의 농담”에 대해 묻다

Q. 생성형 AI로 서예 작업을 해본 적이 있나요?
얼마 전 친구가 제 글씨를 보고 칭찬으로 “컴퓨터가 쓴 것 같다”라고 했는데 저에게는 칭찬이 아니어서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AI가 생성하는 서예는 글자가 너무 깨끗합니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글씨보다는 약간 비뚤어진 획 하나가 서예의 가치와 매력을 더해주는데, 이것이 AI가 아직 따라올 수 없는 서예만의 고유한 예술성이 아닐까요?

ChatGPT, Claude, Midjourney를 사용해보았는데 서예가 너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표현돼 사람이 쓰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획의 굵기, 먹의 농도, 문자의 비례와 균형 등이 너무 일정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서예의 감성을 잘 구현하지 못하고 필치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저의 견해입니다. 대신 서예 작품을 해석하거나 문장의 출처를 찾아줄 때는 훌륭했습니다.

Q. AI를 서예 생성기 역할보다는 검색 위주로 활용한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AI에 추사 김정희 스타일의 글씨를 생성해보라고 했더니 만들어낸 글씨가 중국 서예였습니다. AI에게 아직 더 학습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의 서예는 얼핏 비슷해 보여도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은 화려하면서 힘이 있고, 일본은 획의 굵기 차이가 명확해서 날카롭고, 한국은 담백하면서도 고운 느낌이거든요. 고구려, 백제, 신라의 글씨가 또 다릅니다.

Q. AI가 만든 서예 작품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I가 국가나 시대에 따른 글자 획의 미묘한 차이나 스타일을 구분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서예를 형용사로 설명하면서 느낌으로 표현하듯, 서예에는 글자를 쓰는 사람의 감정, 획을 그을 때 힘의 상태 그리고 문화적 배경까지 총체적인 요소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AI가 즉각적으로 서예 디자인을 만들 수는 있지만, AI가 쓴 서예가 과연 작품으로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서예를 직업으로 하는 입장에서 제가 원하는 수준에 아직 이르지는 못했다고 판단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현재로서는 서예 관련 자료가 필요할 때 검색에 활용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서예 분야에서 AI를 활용한다면요?
AI를 서예의 어드바이저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서예풍이라면 어떨까, 두 가지 서예 스타일을 혼합하면 어떨까’. 작업하면서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마련인데, 상상하는 글씨의 모양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확인하거나 결과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하는 정도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AI가 만든 결과물이 좋으면 작업해보고, 별로라면 다른 아이디어를 구상하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낫다면 아이디어를 확장해보면서 다양한 방식을 시도할 수 있으니까요. AI가 저의 작업 방향에 조언을 해주는 것입니다.

[AI 톡터뷰] 서예가 이정화에게 “AI가 표현한 먹의 농담”에 대해 묻다

전통 예술인 서예도 AI 시대의 흐름 속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서예가 이정화는 서예의 디지털화와 AI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서예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예술의 장을 열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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